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구두닦아 번 7억 땅 기부…우리 마음 광내준 병록씨, 감사패 받아

 
“자녀에게 재산을 상속할 수도 있겠지만, 파주시와 국가 발전 위해 소중히 쓰고 싶어 파주시에 기부채납을 신청하게 됐습니다.”
50년 가까이 평생 구두를 닦아 모은 돈으로 장만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 마장리 땅 3만3142㎡(1만평, 임야, 시가 5억~7억원)를 코로나로 위기에 처한 이웃을 돕기 위해 아무 조건 없이 내놓은 김병록(61)씨가 지난 26일 이렇게 말했다. 〈중앙일보 3월 12일자 1면〉  
 
김씨는 이날 최종환 파주시장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와 이웃들을 돕고 싶다”고 했다. 김씨가 기부한 땅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11세 때부터 50년 가까이 구두를 닦고 수선해 온 김씨는 6년 전 이 땅을 매입했다. 그는 “노후에 오갈 곳 없는 이웃들과 함께 어울려 농사지으며 살려고 사 두었던 땅”이라고 설명했다.  
최종환 파주시장(왼쪽)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땅 3만3142㎡를 기부한 김병록씨에게 지난 26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 파주시]

최종환 파주시장(왼쪽)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며 땅 3만3142㎡를 기부한 김병록씨에게 지난 26일 감사패를 전달했다. [사진 파주시]

 

최종환 파주시장 “기부문화 확산에 이바지”  

최 시장은 “이러한 모범적인 사례가 모이면 사회의 공공기여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기여문화도 더욱 확산될 것”이라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주신 기부자님께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감사패에는 ‘귀하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해 파주시에 임야를 기부함으로써 기부문화 확산에 크게 이바지하고 나아가 지역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데 기여했다. 이에 깊은 감사의 뜻을 담아 이 감사패를 드립니다’라고 적혀 있다.
 
파주시는 최근 김씨가 기부한 땅에 대해 시의회의 공유개산관리계획 승인을 거쳐 시의 행정재산으로 소유권을 이전, 행정절차를 완료했다. 시는 이씨가 기부한 수목이 울창한 보전산지인 임야를 시의 공유관리재산으로 편입해 산림보전자원으로 가꿔나갈 계획이다. 시는 이에 따라 금명간 땅값에 해당하는 추경 예산을 편성해 김씨 희망대로 코로나19로 어려움에 부닥친 영세자영업자 등 사회적 약자를 지원하는 사업을 신속히 진행키로 했다.  
파주시가 김병록씨에게 전달한 감사패. [사진 파주시]

파주시가 김병록씨에게 전달한 감사패. [사진 파주시]

 
김씨의 기부 여파로 파주시에는 코로나19 지원을 위한 기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26차례에 걸쳐 마스크와 손 소독제 등 방역물품 6만9091개가 시에 기부됐다. 또 현금 35건, 총 1억2620만원도 접수됐다. 파주시는 성금과 방역물품을 취약계층 및 사회복지시설 등에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김씨는 고양시 행신동 노점에서 구두 수선을 해왔다. 그러다 2008년부터는 서울 상암동에 10㎡(3평) 크기의 점포를 임대해 아내 권점득씨와 구두수선점을 운영 중이다. 현재 큰딸(34)을 출가시키고 아내, 작은딸(30), 다운증후군을 앓는 1급 지적장애인 아들(27)과 행신동의 66㎡(20평)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평생 모은 돈으로 장만한 임야 3만3142㎡를 기부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변선구 기자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평생 모은 돈으로 장만한 임야 3만3142㎡를 기부한 구두수선공 김병록씨. 변선구 기자

 

김씨 “IMF 때보다 더 심한 점포 운영난”    

김씨는 “이번 코로나 확산으로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한 점포 운영난을 겪게 되면서 지금의 경제위기를 실감한 게 땅을 기부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라가 이렇게 어려울 때 내가 가진 것을 내놔 어려움에 부닥친 사람들을 조금이나마 돕고 싶다”고 했다.  
김씨는 앞서 1996년부터 2017년까지 21년간 헌 구두 5000여 켤레를 수선해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하기도 했다. 때로는 헌 우산·양산을 고쳐 건넸다. 1997년부터는 이발 기술을 배운 뒤 매달 요양원·노인정 등을 찾아 이발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