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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의 시시각각] 끝 안 보이는 ‘서울 집값 올리기’

김동호 논설위원

김동호 논설위원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차라리 ‘서울 집값 올리기 대책’이라고 보는 게 맞다. 왜 그런지는 3년 만에 무려 21번 거듭된 대책의 빈도가 잘 말해주고 있다. 삼세번도 아니고 이런 누더기 정책은 정책이 아니다. 민간 기업이라면 당장 도산했을 일이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잘못된 현실 인식을 토대로 다음 대책을 만지작거린다. 실패를 인정할 조짐이 없다.
 

수요 억제할수록 시장 달아올라
N번째 대책 최대 피해자는 서민
30대 내 집 마련 꿈 꺾지 말아야

현 정부는 대중을 향해 서울 집값은 꼭 잡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인간의 행복 추구 본능을 부정하지 않는다면 이런 희망고문은 끝내주기 바란다. 과거를 조금 돌아보는 것도 문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1970년대만 해도 한국인 상당수는 방 한두 칸에서 가족이 함께 살았다. 그러다 산업화 이후 도시화가 진전되면서 1인 1방 시대가 열렸다. 태어나서 바로 자기 방을 갖는 시대가 열린 건 30년도 채 안 된다.
 
주택 수요가 늘자 80~90년대에는 청약을 통해 주택을 공급했다. 그걸 디딤돌로 중산층이 늘어났다. ‘국민소득 3만 달러’ 시대가 되자 교통·교육·편의시설이 좋은 곳으로 사람이 몰려든다. 이 여파로 다음 달부터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한다. 그러고도 수도권 집중은 50년간 더 지속하는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구나 1인 가구 증가로 서울은 주택보급률이 95%에 그치고 있으니 만성적 주택 부족 상태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 정부는 끝없는 규제로 공급을 틀어막고 수요를 누르고 있다. 사실상 ‘불가능에 대한 도전’이다. 왜 그럴까. 사람은 누구나 살고 싶은 곳에서 살 본능과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드물게 분양만 하면 청약 광풍이 부는 이유다. 지극히 자연발생적인 주택 수요다.
 
그런데도 세금·대출·분양 규제를 거듭하자 서울 집값은 오히려 뛰기만 한다. 현 정부에 우호적인 진영에서도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실패했다”고 비판할 정도 아닌가. 한 시민단체는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을  박근혜(29%)·이명박(-3%) 정부 때와 비교해 “문 정부에서는 3년 만에 52%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런 결과는 현 정부에서 내 집 마련 문턱이 높아지자 사람들이 앞다퉈 대출을 내서라도 집을 사려고 하기 때문 아닌가.
 
이게 현실인데도 문 대통령은 “집값을 원상회복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지나치게 높은 주택 가격은 정말 많은 국민에게 상실감을 준다”고도 했다. 따뜻한 마음이 느껴지는 얘기다. 하지만 냉정한 이성으로 볼 때는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어떻게 될까. 시장의 이치로 보면 예측은 어렵지 않다. 수요·공급이라는 시장 원리는 불변의 진리다. 강남 4개 동에 거래허가제까지 동원됐으니 당분간 집값이 주춤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떻게 될까. 좌파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21세기 자본론』에서도 인류의 부(富)는 언제나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 왔다. ‘평등 경제’를 주창하는 사회주의도 다르지 않다. 중국은 물론 북한에서도 도심의 아파트값은 꾸준히 오르기만 한다. 일본에서도 대도시 집값은 갈수록 오르고 있다.
 
아파트는 기본적으로 상품이라는 사실을 부정하지 말자. 수요가 있으면 가격은 뛸 수밖에 없다. 한국에는 이미 빈집이 100만 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아무리 집이 남아돌아도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곳은 외면당한다. 결국 양질의 주택을 많이 공급하면 시장이 안정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안타까운 건 끝없는 N번째 규제로 집값이 계속 뛰면 그 피해는 무주택 서민과 막 가정을 이룬 30대 젊은층에게 돌아간다는 현실이다. 집은 20년 이상에 걸쳐 전·월세부터 시작해 소형 주택을 거쳐 중산층의 재산을 증식하는 핵심 수단이다. 청와대 참모 상당수가 왜 집을 두 채 이상 보유하고 있는지만 봐도 알 수 있다. 그간 실패는 충분했다. ‘정부 주도 집값 올리기’는 여기서 멈춰야 한다.
 
김동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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