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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코로나 아닌데 코로나탓 숨졌다···'억울한 죽음' 187명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의료현장 증언을 통한 교훈-2차 확산대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오인되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정유엽 학생의 부친(오른쪽)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1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의료현장 증언을 통한 교훈-2차 확산대비,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토론회에서 코로나19로 오인되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정유엽 학생의 부친(오른쪽)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경북 경산에서 고교생 정유엽(17)군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숨졌다. 병원 측은 정 군이 코로나19 감염자일지 모른다고 의심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정 군은 정부 조사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 군의 아버지 정성재씨는 29일 중앙일보 통화에서 "코로나19 같은 국가 전염병 사태에 17세 건장한 청년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죽었는데 아무도 진상조사를 하지 않는다. 정부에서 '음성'이라고 판정하고 끝이었다"며 "영남대병원의 오진인지, 경산중앙병원에서 제때 치료를 못한 건지, 어디에 문제가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진상조사를 제대로 해야 또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정 군 사건은 코로나19가 초래한 대표적인 비(非) 코로나19 환자의 '초과 사망'에 해당한다. 29일 0시 기준 대구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906명, 사망 189명(3월 사망자는 103명)이다. 대구에서 이와 별도로 비코로나 환자가 3월 한 달에만 187명 초과 사망자가 나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로나19 사태가 없었다면 숨지지 않았을 수도 있는 비코로나19 사망자가 187명에 달한다는 뜻이다. 

서울대 홍윤철 교수팀 코로나 초과 사망 분석
대구서 비코로나 환자 15.4% 더 숨져

 
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 홍윤철 단장(예방의학과 교수)은 2010~2020년 통계청의 사망률 변화를 반영해 올 1~3월 코로나19 초과 사망률을 분석했다. 고령화로 인해 사망률이 자연 증가하는 추세를 반영한 예측 사망자를 산출해 실제와 비교했다. 그 결과, 서울을 비롯한 대부분의 지역은 사망률 증가가 뚜렷하지 않았다. 대구만 신뢰할 만한 결과가 나왔다.
 
대구의 3월 예측 사망자는 1215.8명인 반면 실제 사망자는 1403명이었다. 187.2명(15.4%)의 초과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다. 2월 초과 사망자는 102명이었으나 통계적으로 신뢰도가 떨어졌다. 경북의 3월 초과 사망자가 81명으로 나왔으나 이 역시 신뢰도에 문제가 있었다. 3월까지는 대구에서만 초과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뜻이다.
 
홍윤철 교수는 "응급실·중환자실에 코로나19 환자가 차면서 심장병·뇌질환 등의 다른 환자의 접근성이 떨어졌고 이로 인해 초과 사망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며 "외국의 경우 의료체계가 붕괴하면서 초과 사망이 크게 발생했고, 한국은 의료체계가 위험선에 근접하면서 초과 사망이 발생했다. 하지만 다른 나라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유가족·시민사회단체 등은 최근 '정유엽 사망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회는 16일 기자회견에서 "정유엽 학생 사망 원인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진상조사단 구성과 당시 지역 내 발생한 의료 공백을 조사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위원회는 "1~3월 사망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 대구·경북에서 9~10% 증가했다고 한다. 이들 중 상당수가 코로나19로 인해 병원을 제때 찾지 못해 사망했을 것"이라며 "코로나 환자로 의심 받아 입원 치료가 거부되거나, 응급·수술·분만 등에서 ‘비코로나 환자’ 치료 공백이 발생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홍윤철 교수는 "코로나19 대책을 세우면서 비코로나 환자 진료 체계를 같이 세워야 한다. 코로나19와 분리해 응급실과 중환자실 같은 필수 의료 체계를 유지하지 않으면 대규모 초과 사망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런 준비에 석달이 걸린다. 지금 준비를 시작해야 가을 코로나를 예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대구=백경서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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