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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ew] ‘견제받는 대통령’ 87체제 핵심가치가 깨졌다

국회법에 상임위원장을 여야별로 배분한다고 규정돼 있지는 않다. 하지만 33년간의 불문율이었다. 1987년 민주화 운동 이후 만들어진 ‘87체제’의 산물이다. 보다 엄밀하겐 88년 5월 여소야대의 13대 국회의 합의였다. 당시 의회인들의 심경은 이랬다.
 

‘합의 강조’ 의회 불문율 깨지면
극단전술 사용 악순환 반복돼

“정치권력의 독선과 아집을 버리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고, 민주주의의 정도인 대화와 타협을 하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는 판국이올시다. (중략) 우리 13대 국회가 자손만대에 물려줄 민주화의 금자탑을 쌓으라는 하늘의 명령이 아니라고 어찌 의심할 수가 있겠습니까.”(김재순 국회의장)
 
실제 여야는 여(與) 주도의 ‘통법부’를 야당의 견제가 가능한 ‘민의의 정당’으로 돌려놓는 제도를 만들어냈다. 그중 하나가 여당이 독식하던 상임위원장을 야당에도 배분하는 것이었다. 이 불문율은 몇 차례의 과반 여당 체제에서도 지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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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9일 176석의 더불어민주당이 이를 깼다. 17대 국회부터 야당 몫이었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거머쥐었고, 이게 사실상 전 상임위원장 독식으로 이어졌다.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청와대 정부’란 문제제기가 있는 가운데 의회조차 대통령의 정당이 독식하게 됐다. 대통령으로의 권한 집중은 강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어 “‘견제받는 대통령’이란 게 87체제의 핵심적 가치였다면 그로부터 상당한 훼손이 이뤄진 것”이라고 봤다.
 
물론 미국 등에서 그러하듯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점하는 게 이례적인 건 아니다. 책임정치란 측면도 있다. 문제는 일방에 의해 깨졌다는 점이다. 지난해 연말 이후 선거법 강행처리 등 일련의 불문율 깨기의 연속선상이다.
 
익명을 요청한 학자는 “합의를 강조하는 의회에선 불문율이 지배한다”며 “이런 것들이 깨지면 적나라한 자연 상태가 지배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합법적으로 극단적인 전술을 활용하는 악순환”(정치학자 에릭 넬슨) 말이다. 민주주의의 가드레일이 부식되고 있다.
 
고정애 정치에디터 ock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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