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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드에 연예인까지 이용당했다…남북 '삐라 전쟁' 70년 역사

지난달 말 한 탈북민 단체가 전단 수십만 장, 달러 지폐, 메모리카드 등을 대형 풍선에 달아 북한으로 날려 보냈다. 이에 지난 4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을 조치하지 않으면 금강산-개성공업지구를 철거하고 남북 공동연락 사무소를 폐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 후 16일 북한은 남북공동 연락 사무소를 폭파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을 조롱하는 대남 전단을 공개했다.  
 
'전단'이 뭐길래 남북은 '전단'을 이용한 상호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을까. 남북한 간 전단 뿌리기는 70년 전 한국전쟁 때로 거슬러 올라갈 만큼 역사가 깊다.  
 

한국 전쟁은 ‘전단’ 전쟁

 
남북한이 본격적으로 서로에게 전단을 뿌린 건 한국전쟁부터다. 당시 남북한이 서로에게 뿌린 전단이 약 28억장에 달했다고 한다. UN군이 뿌린 전단에는 ‘소련과 중국을 위해 북한 병사들이 죽음을 택할 필요가 있느냐’,‘북한 병사들이 전쟁터로 내몰리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밖에 귀순회유, 투항하는 북한군 처리방법 등도 담겼다. 북한도 한국군에 전단을 뿌렸다. '전쟁 중 다친 사람을 공짜로 치료해주는 제도를 도입했다'며 한국군을 회유하는 내용도 있었다.  
 

체제 경쟁에 동원된 '전단'

 
한국전쟁 후 1950~70년대 중반까지 북한은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는 전단을 만들어 뿌렸다. 경제적으로 남한보다 앞서가고 있었다는 이유였다. 김씨 일가 찬양이나, 월북 병사들이 관광을 즐기는 모습 등도 전단에 담겼다. 이후 한국도 경제력이 나아지자 북한처럼 체제 과시용 전단을 북한에 보냈다. '남한으로 와 보상금 1000만원을 받고, 대학 장학금까지 받았다', ‘왜 더 빨리 월남 안 했는지 후회스럽다’ 등의 탈북자 이야기가 담기기도 했다.
[자료 DMZ 박물관]

[자료 DMZ 박물관]

 
올림픽 같은 국제스포츠 행사를 열었다는 내용도 전단에 담겼다. 1988년 서울올림픽과 1986년 아시아경기대회 개최 소식이 담긴 전단에는 ‘경제적으로 발전한 국가만 이런 큰 대회를 열 수 있다’는 문구가 있다. 또 소련·중국·동독 등 공산권 국가 스케이트 선수들이 한국에서 경기를 펼쳤다는 것도 전단에 담겨 체제선전에 활용됐다. 반면 북한은 건국 경축행사에 동원된 100만 군중 사진을 전단에 싣는 등 체제선전에 열을 올렸다.  
 

연예인도 이용당한 ‘전단’전쟁

 
유명 연예인 얼굴도 전단에 많이 활용됐다. 북한도 한국 유명 배우들을 도용해 전단을 보내는 수법을 썼다. 한국도 연예인을 활용한 전단을 만들었다. 선정적인 사진들도 단골로 실렸다. 사진 옆에는 구체적인 귀순방법이 적혀있거나 특별보상금을 준다거나, 진학·결혼·주택 등을 보장한다는 내용도 적혀있었다.
 
[자료 DMZ박물관]

[자료 DMZ박물관]

체제경쟁이 막을 내린 이후인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과 2000년 남북 상호비방 중지 합의에 따라 전단 살포는 공식적으로 중단됐지만, 남북한 모두 비공식적으로 계속 전단을 보냈다.  
 
2000년대 이후 북한은 한국 정치권을 비난하는 내용을 전단에 많이 실었다. 특히 김영삼·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 등이 자주 등장했다. 심지어 대통령 얼굴을 누드 그림에 합성해 조롱하기도 했고 주한미군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선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조롱하는 만화도 전단에 담았다.  
 
대북 전단과 관련해 강동완 동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더 이상 한국엔 대남 전단이 특별한 의미가 없고, 북한도 전단이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이런 (폭파)사태까지 온 것은 아니다”라며 “남북관계 경색 등을 이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전단살포)행위 자체를 상징적인 의미로 북한이 활용하고자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호·정희윤 기자 kim.tae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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