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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도시공원, 한 뼘도 포기 안하고 지켰다"…재산권 침해 논란도

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박원순 서울시장이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른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도시공원 일몰제로 공원 지정 효력이 사라지는 부지에 대한 대책을 내놨다. 이들 부지의 절반 넘는 면적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새롭게 지정하면서다. 일몰제로 공원 효력이 사라지는 부지를 또다시 공원 용도로 지정한 셈이다. 서울시는 단계적으로 부지를 사들인다는 계획이지만, 또다시 재산권 행사가 제한된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도시공원 일몰제 앞두고 '도시자연공원' 지정
부지 매입할 시간 벌어들이는 전략
"공원·녹지 중요하지만, 재산권도 고려해야"

박원순 서울시장은 29일 서울시청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에서 공원을 지키는 것은 미래 생태 문명으로의 전환을 위한 필수적 선택”이라며 “단 한 뼘의 공원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로 도시계획 관리방안을 총동원해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을 모두 지켜냈다”고 발표했다.
 
도시공원 일몰제는 2000년 제정된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라 20년간 도시공원으로 지정한 사유지를 개발하지 않으면 도시계획시설(도로·공원 등 도시 주민의 생활이나 도시기능 유지를 위해 도시관리계획으로 결정된 기반시설)에서 해제한다는 규정이다. 사유지를 미개발 상태로 장기간 방치하는 것은 사유재산권 침해로 볼 수 있다는 1999년 헌법재판소 판결을 토대로 만들어졌다.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절반 넘게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

서울시는 29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한 뒤, 다른 일부는 국립공원으로 변경해 환경부에 이관하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는 29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일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한 뒤, 다른 일부는 국립공원으로 변경해 환경부에 이관하는 등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내놓은 핵심 대책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의 ‘도시자연공원구역’ 지정이다. 도시계획시설로 분류되는 도시공원은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용도구역(무질서한 도시개발을 방지하기 위해 도시개발계획에 따라 용도를 제한하거나 결정한 지역)'인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변경하는 게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일몰제 적용을 피하면서 공원으로 유지할 수 있다. 도시자연공원구역은 건물 신축이나 기존 건축물 용도변경 등의 개발행위가 제한되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이날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전체 면적(118.5㎢)의 절반이 넘는 69.2㎢의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하는 도시관리계획 변경사항을 결정 고시했다. 서울 내 부지가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05년 정부가 도시공원 일몰제로 지정 효력이 사라지는 부지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제도이기 때문이다. 일몰제로 공원 효력 말소가 임박하기 전까지 특정한 지역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할 계기가 없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2018년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를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할 계획을 처음으로 발표한 적이 있지만, 실무적 절차와 여론 수렴 절차 때문에 실제로 이를 결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의 20.7%에 해당하는 24.5㎢ 면적은 도시 계획상 도시공원으로 유지된다. 이는 서울시가 그간 매입해왔거나 향후 매입이 계획된 부지다. 나머지 24.8㎢ 면적은 환경부에서 관리하는 북한산 국립공원과 서울시 도시계획상 공원으로 중복해서 지정돼 함께 관리하던 부지다. 이 지역은 도시공원 지정 효력이 사라져도 법률상 토지를 개발 목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다만 관리의 효율성을 위해 부지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기로 했다. 
 

‘토지매수 청구’ 가능하다지만…“재산권 침해” 논란도

서울시가 29일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지정 효력이 사라질 계획이었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서울시가 29일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지정 효력이 사라질 계획이었던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부지에 대한 대책을 발표했다. [사진 서울시]

다만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된 부지도 개발을 계속 미룰 수 없다. 토지 소유주가 지자체장에 토지 구입을 요청하는 ‘토지매수 청구’를 할 수 있어서다. 토지 사용이나 수익 창출이 어려워진 소유주들의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제도다. 지자체장은 1년 안에 매수 여부를 결정해야 하고, 3년 내에는 토지를 소유주로부터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도 서울시가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의 절반이 넘는 면적을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한 이유는 부지 매입 시간을 벌기 위해서다. 일몰제를 앞둔 도시공원을 한 번에 매입할 재원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긴 시간에 걸쳐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된 부지를 단계적으로 사들인다는 전략인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자연공원구역 내 토지 소유자가 매수청구를 하지 않더라도 시에서 선제적으로 부지 매입을 위한 협상에 나설 계획”이라며 “다만 구체적 예산안이나 매수 청구가 예상되는 부지 분석 등은 나오지 않았다”고 밝혔다. 
 
도시자연공원구역으로 지정된 토지 소유주들의 반발은 여전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 지자체에서 토지 매수를 완료하기 위해서 최대 3년간은 토지 개발 등의 재산권 행사가 어려운 탓이다. 또한 토지매수 청구를 위한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여전히 부지가 공원으로 남아있어야 한다. 따라서 공원 조성에 따른 시민들의 편익과 더불어 토지 소유주들의 재산권 보장에 대한 사회적 논의는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원석 중앙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도시공원 일몰제에 따라 모든 장기 미집행 도시공원 부지들의 개발을 허용하는 건 올바르지 않지만, 토지 소유자의 재산권도 고려해야 한다”며 “도시자연공원구역 일부의 개발을 허용하는 방안 등 재산권 보호를 위한 사회적 논의도 계속돼야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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