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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화이트 파워" 영상 트윗 공유 후 3시간 만에 삭제, 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버지니아주에 있는 자신의 골프클럽에서 골프를 마치고 백악관으로 돌아가고 있다.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자들이 나오는 동영상을 트위터에 공유했다가 3시간 만에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트럼프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오전 8시쯤 "더빌리지스의 위대한 주민들에게 감사하다. 과격한 좌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은 가을에 무너질 것이고 부패한 바이든도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빌리지스는 미국 남부 플로리다주 섬터 카운티에 위치한 55세 이상 은퇴자들이 모여 사는 마을이다. 더빌리지스는 홈페이지에 "미국 최고의 활동적인 성인 은퇴자들을 위한 커뮤니티"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곳은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선거 때마다 공화당 후보들이 찾는 지역이기도 하다.
 
영상에는 더빌리지스에 사는 트럼프 지지자들과 반대자들의 대치 장면이 담겼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골프 카트를 타고 퍼레이드를 벌이다 피켓을 들고 서 있는 반트럼프 시위자들과 맞닥뜨렸다. 서로 언쟁을 벌이는 가운데 한 백인 남성이 주먹을 흔들며 "화이트 파워(백인의 힘)"를 두 차례 외쳤다. 이 장면은 2분 남짓한 영상 초반에 등장한다.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에 공유됐다가 삭제된 동영상.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에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골프 카트 퍼레이드를 벌이던 중 한 남성이 반대 시위자에게 "화이트 파워(백인의 힘)"라고 외치고 있다. [트위터]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위터에 공유됐다가 삭제된 동영상. 플로리다주 더빌리지스에서 트럼프의 지지자들이 골프 카트 퍼레이드를 벌이던 중 한 남성이 반대 시위자에게 "화이트 파워(백인의 힘)"라고 외치고 있다. [트위터]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사망한 사건 이후, 미국은 오래된 인종 차별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화이트 파워" 영상 공유는 벌집을 들쑤신 셈이 됐다.
 
공화당 내 흑인 의원인 팀 스콧은 이날 오전 CNN 방송에 출연해 "의문의 여지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영상을) 리트윗하지 말았어야 했다. 영상을 삭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오전 11시쯤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문제의 발언은 듣지 못하고 영상을 공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포브스 "트럼프 '백인 우월주의' 드러났다"   

포브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 소동은 SNS를 통해 백인 우월주의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위대한 사람들"이라고 지칭함으로써 이들의 인종차별적 행위를 암묵적으로 승인했다는 것이다.
 
미 언론과 민주당 인사들은 2017년 버지니아주 샬롯츠빌 백인 우월주의 집회 사건을 재조명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당시 백인 우월주의 집회장 근처에는 이들을 반대하는 맞불 시위가 열렸는데 백인이 몬 트럭이 이들을 덮쳐 인명피해를 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 관련, "양쪽에 좋은 사람들이 있다"고 말해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편을 들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포브스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실제 믿음과 상관없이 대통령 당선 이후 미국에서 백인 민족주의 집회가 증가했다고 꼬집었다. 명예훼손 방지 연맹 (Anti-Defamation League, ADL)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백인 민족주의 집회는 2018년에서 2019년 사이 123% 증가했다. 2018년 1214건, 2019년 2713건의 시위가 있었다는 것이다. ADL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의 최근 활동 기록은 ADL 조사 이래 가장 많은 것"이라고 밝혔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이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이들이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올해 미국 내 테러 90%는 극우파 저질러"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최근 '미국 내 고조되는 테러 문제'라는 보고서를 내고 '가장 심각한 위협은 백인 우월주의자들'이라고 지적했다.
 
CSIS는 1994년 1월부터 2020년 5월까지 미국에서 발생한 893건의 테러 사건과 테러 모의 사건을 모두 분석했는데 이 기간 일어난 테러와 테러 음모 사건의 57%는 백인 우월주의자 등 극우 테러리스트들이 저질렀다. 또 이런 트렌드가 최근 6년간 강화돼 극우파의 공격과 음모는 전체 테러의 60~90%를 차지할 정도로 많이 증가했다는 게 CSIS의 분석이다.
 
2019년 이후 이들의 활동은 더욱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의 활동은 전체 테러와 음모의 3분의 2를 차지했고, 올해 1월부터 5월 초까지 집계 결과에 따르면 이들이 저지른 사건은 전체의 90%에 이르렀다. CSIS는 미국 대선을 전후해 이들의 활동이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며 우려를 표했다. 미국 법무부도 이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를 자처하며 과격한 행동을 일삼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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