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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 123㏊ 잿더미…고성 산불 원인은 부실시공 화목보일러

강원 고성군 토성면 산불 주불이 진화된 지난달 2일 오전 화재 현장의 산림이 검게 타 있다. 연합뉴스

강원 고성군 토성면 산불 주불이 진화된 지난달 2일 오전 화재 현장의 산림이 검게 타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123㏊에 달하는 산림을 태운 강원 고성산불의 원인은 ‘화목보일러 부실시공’에 따른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지방경찰청은 주택에 화목보일러를 직접 설치하면서 연통을 부실하게 시공해 보일러실에서 난 불이 산불로 번지게 한 혐의(실화 등)로 A씨(68)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다고 29일 밝혔다.

경찰, 실화 혐의 A씨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겨
연통 부실 시공해 보일러실서 불 시작됐다 판단

 
 경찰은 고성 산불 발생 직후 형사와 과학수사요원으로 구성된 수사본부를 꾸려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를 진행했다. 이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등 관계 기관과의 합동 감식과 탐문 수사 결과, 화목보일러 연통 설치·관리 상태가 제품 사용설명서 기준에 맞지 않아 연통 중간 연결 부위에서 불티가 새어 나와 화재가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또 수사 과정에서 안전관리를 규정하는 법률이 없다는 점을 확인하고 관계 기관에 관련 법률 제정 등 제도개선 필요성을 통보해 화목보일러 안전관리를 강화하도록 권고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스보일러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에 안전관리 규정을 마련하고 있다”며 “화목보일러 관련 법률 제정 등을 위해 관계 기관에 제도개선 필요성을 통보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화목보일러 관련 법률 제정 필요 

지난달 1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 2차 감식에 참여한 국과수와 경찰 요원들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택의 화목보일러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일 강원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산불 2차 감식에 참여한 국과수와 경찰 요원들이 최초 발화지점으로 추정되는 주택의 화목보일러 부분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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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산불은 지난달 1일 오후 8시 4분쯤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의 한 주택에서 시작됐다. 이 불이 인근 야산으로 옮겨붙으면서 산림 123㏊와 주택 등 6개 동이 전소했다. 또 주민 329명과 장병 1876명 등 2200여 명이 대피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산불이 순식간이 번져 나간 주요 원인 중 하나를 ‘양간지풍(襄杆之風)’으로 봤다. 양간지풍은 양양과 고성 간성 사이에 부는 국지적 강풍을 말한다. 고성 주민들은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는 4~5월 양간지풍이 부는 날이면 늘 긴장 상태다.
 
 실제 이번 산불은 지난해 4월 고성·속초 산불과 비슷한 점이 많다. 산불이 시작한 지역도 둘 다 토성면으로 거리도 7㎞ 안팎이다. 하지만 피해 면적은 10배가량 차이가 난다. 지난해 고성·속초 산불 피해 면적은 1267㏊다.  
 
 산림청은 올해 산불의 피해 규모가 지난해 산불보다 비교적 적은 원인을 바람의 강도로 꼽았다. 이번 산불의 경우 초기에 초속 6m 안팎의 바람이 불다가 위력이 점점 강해져 초속 16m의 강풍이 불었다. 당시 미시령은 최대 순간풍속이 초속 26m였다. 앞서 지난해 4월 발생한 고성·속초 산불은 바람의 강도가 훨씬 강했다. 당시 고성과 속초지역에서 관측된 최대순간풍속은 속초 설악동 초속 25.8m, 설악산 초속 28.7m, 미시령은 초속 35.6m에 달했다. 

이번 산불도 양간지풍의 영향 받아   

지난달 1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과 12시간 동안 싸운 산림청 소속 진화대원들의 얼굴에 화마와 싸운 흔적과 피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1일 강원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과 12시간 동안 싸운 산림청 소속 진화대원들의 얼굴에 화마와 싸운 흔적과 피로가 고스란히 남아 있다. 연합뉴스

 
 주변에 민가가 없었던 점도 다행이다. 이번 산불의 경우 주택 1채 등 시설물 6개 동이 탄 것이 전부다. 지난해의 경우엔 건축물 879개 동이 산불 피해를 봤다. 이와 함께 이번 산불은 지난해와 달리 한 곳에서만 발생해 전국의 진화 헬기 38대가 동시에 공중 진화를 할 수 있었다. 더욱이 산불 현장 바로 옆은 저수지였다. 지난해의 경우 고성·속초뿐만 아니라 강릉·동해, 인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산불이 발생해 진화력이 분산됐었다.
 
 공중진화대와 산불 특수진화대의 활약도 컸다. 이들 진화대는 주로 야간에 바람이 잦아든 틈을 이용해 험준한 산악지역에 투입돼 헬기가 출동하기 전까지 산불의 60%까지 진화했다. 공중진화대는 헬기에서 로프를 타고 내려와 진화 작전을 펼친다. 이번 고성 산불에는 공중진화대와 산불 특수진화대 요원 등 171명이 투입됐다.
 
고성·대전=박진호·김방현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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