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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재 기자 사진
권혁재 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매화만큼 아름다워서 '매화노루발'

 
 
 
 
우리 산과 들에 참 독특한 꽃이 많기도 합니다.
매번 만나는 꽃이 어쩌면 이리도 신비할까요?
이번에 만난 매화노루발도 신비하기가 그지없습니다.
생김새도 그렇거니와 이름도 그러합니다. 
  
 
충남 안면도 소나무 숲에서 만났습니다.
빼곡한 소나무 숲 바닥엔 솔 갈비가 수북합니다.
조영학 작가가 “이런 소나무 숲에는 진달래밖에 안 핀다"고 하는 
얘기가 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만큼 소나무 아래 솔 갈비 수북한 데서는
살기 힘들다는 의미일 테죠. 
매화노루발은 좀처럼 살아내기 힘든
솔 갈비 천지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매화노루발뿐만 아니라 노루발도 함께 꽃을 틔웠습니다.
사실 노루발은 산에서 주로 자랍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여기 해안가 소나무 숲에서
매화노루발과 함께 터 잡았습니다.
매화노루발과 노루발이 함께 어울려
소나무 숲에서 살아가는 모습,
그 자체도 신비롭습니다.
 
 
조영학 작가가 들려주는 매화노루발 이야기는 이렇습니다.
“이 친구들 이름에 매화가 붙은 이유가 뭘까요?
사실 꽃을 보면 매화와 그다지 닮지 않았어요.
이 매화란 용어엔 이쁘다는 뜻이 담겨있습니다.
꽃 중에 가장 아름다운 물매화도 그렇고요.
  
 
그리고 이 친구들 영어로 이름이 윈터 그린입니다.
겨울에도 푸르다는 뜻이죠. 
잎이 딱 이 색 그대로 겨울을 나요.
그래서 이름이 윈터 그린이에요.”
  
 
꽃이 유난히 아름다우니 손타는 경우가 많은가 봅니다.
그래서 조 작가가 특별히 당부했습니다.
"꽃이 그냥 꽃만 있는 게 아니라
적절한 온도, 빛, 바람, 고도 등이
하나로 조화를 이루어져야 사는 애들입니다.

게다가 뿌리를 도와주는 박테리아, 
균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귀한 야생화일수록 딴 데 가면 못 삽니다.

아무리 캐가도 키우기 쉽지 않습니다. 
'꽃을 하나 꺾어 가면 그게 멸종의 시작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좋겠어요."
 
그렇습니다.
산과 들에서 사니 야생화입니다.
산과 들을 벗어나서는 살 수 없는 친구들입니다.
  
 
눈으로 보기엔 고우나 휴대폰으로 사진 찍기에 만만치 않습니다.
여기를 찾는 작가들을 살펴보니 
대체로  DSLR 카메라에 망원렌즈를 사용했습니다.
이는 배경을 아웃포커스 시켜서 꽃이 도드라지게끔 촬영하려는 의도입니다.
휴대폰으로는 언감생심입니다만,
상황을 잘 이용하면 그에 못지않은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먼저 역광으로 꽃과 마주합니다.
포커스를 꽃에 맞춥니다. 
그러면 소나무 숲을 비집고 들어온 배경 빛이 빛 망울로 맺히게 됩니다.
이 빛 망울을 보케(Bokeh)라고 합니다. 

보케를 잘 활용하면 분위기를 몽환적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노출조절법입니다.
역광 빛이 꽃에 강하게 닿을 때,
보케를 만드는 데만 집중하면 
하얀색 꽃의 질감이 사라져버리게 됩니다.
이럴 땐 차라리 노출 조절 바를 움직여 
노출을 다소 어둡게 설정하는 게 낫습니다.
이러면 우선 꽃의 실감이 살아납니다.
아울러 배경이 되는 숲은 상대적으로 어두워 지게 됩니다.
어두워진 배경에 홀로 빛을 받은 매화노루발이 
화면의 주인공이 된 사진을 얻게 됩니다.
 
조영학 작가가 들려주는 매화노루발 이야기와
보케를 만들고,
배경이 어두워진 사진을 찍는 화면은 동영상에 담았습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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