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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전단 살포' 4개 혐의 적용한다는데…처벌 사례는 없어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탈북자 단체들을 수사하는 경찰이 40여명 전담팀을 꾸린 가운데 대북전단 살포행위를 처벌할 수 있을지, 가능하다면 어떤 법률을 적용하는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경찰이 수사 단계에서 이들 단체에 적용한 혐의는 4개다. 
지난 26일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와 그의 동생인 박정오 큰샘 대표 사무실을 압수수색할 당시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남북교류협력법·기부금품모집사용법·공유수면관리매립법·고압가스안전관리법 위반이었다. 통일부(11일)와 경기도(26일)가 수사 의뢰한 혐의 중 일부가 적시됐다. 
강원도 홍천에 떨어진 대북전단 풍선을 수거하는 모습. 연합뉴스

강원도 홍천에 떨어진 대북전단 풍선을 수거하는 모습. 연합뉴스

 

전례 없는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 쟁점

가장 큰 쟁점은 대북전단 살포행위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 적용 여부다. 남북교류협력법 13조 1항에 따르면 북한에 물품을 보낼 경우 사전에 통일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위반 시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과거 정부는 경찰을 동원해 대북전단 살포를 단속한 적은 있지만 실제 이 법을 근거로 입건된 사례는 2012~2017년 300여 번의 대북전단 살포 중 2건뿐이다. 그마저도 처벌한 적은 없다.
 
정부는 탈북자 단체가 남북교류협력법을 어겨 오히려 국가 안보를 해쳤다고 판단했다. 지난 11일 통일부는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고발하며 "해당 단체들이 남북교류협력법 반출승인 규정을 위반하였다"며 "남북 정상 간 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함으로써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위험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파주시 민통선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이 19일 오전 11시 민통선 내 통일촌직판장에서 대북전단 살포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파주시]

파주시 민통선 지역 주민 등 50여 명이 19일 오전 11시 민통선 내 통일촌직판장에서 대북전단 살포 반대 시위를 벌였다. [사진 파주시]

하지만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제한하는 데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22일 김태규 부산지법 부장판사는 "정부가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제13조를 근거로 삼는 모양"이라며 "대북전단 살포에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해서 끌어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을 적용함에 있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은 목적이나 의도를 정해 놓고 그것에 적당한 법률 조항을 끌어와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은 "국민들께서 관심이 많은 사안이기 때문에 사실관계 확인을 속도감 있게 하고 있다"며 "면밀한 법리 검토 적용 후 바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후원금 횡령했다면 기부금품법 위반

경찰은 대북전단 살포 단체들이 후원금을 어떻게 사용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 26일 경기도는 이들 단체가 사기 및 자금 유용을 했는지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의뢰했다. 23일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누가 돈을 대주는지 자금 출처 조사를 반드시 해야 한다"며 "국가 안보에 위해를 가할 목적으로 남북관계의 갈등을 조성하고 대결국면으로 몰아가서 이익을 보는 누군가가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 17일 오후 포천시 소흘읍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 중인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이민복 대표의 집을 적발, 위험구역 및 행위금지 행정명령을 고지하고 공고문을 전달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지난 17일 오후 포천시 소흘읍에서 대북전단 살포를 준비 중인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이민복 대표의 집을 적발, 위험구역 및 행위금지 행정명령을 고지하고 공고문을 전달했다. [사진 경기도]

 

검사 경력의 한 변호사는 "기부금품법 위반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대북전단에 들어가는 달러화도 있고 살포행위에도 돈이 많이 들어간다"며 "기부금품법으로 수사한다는 것은 그 돈이 어디서 나오는지 들여다보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만약 신고를 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든지 절차적 하자가 드러나면 이 부분으로도 처벌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나머지 두 혐의 중 하나인 공유수면관리 및 매립에 관한 법률은 대북전단을 살포하는 과정에서 '폐기물 무단 투기'가 발생하면 적용이 가능하다. 또 다른 하나인 고압가스안전관리법은 정해진 수준의 고압가스 제조 시 제조시설이 있는 지자체장에게 허가를 받지 않았을 경우 적용된다. 지난 17일 경기도는 고압가스 시설이 있는 이민복 북한동포직접돕기운동 대북풍선단 대표의 집이 무허가 건축물인 사실을 파악했다.
 
 

"혐의 떠나 표현의 자유 보장해야" 주장도

4개 혐의가 적용될지와 별개로 대북전단 살포행위가 헌법상 보장된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보호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태훈 보수변호사연합 소속 변호사는 "경찰 수사에 혐의가 아주 많지만 표현의 자유가 우선하니까 제한할 수 없다"고 했다. 김 변호사는 "그간 사법부가 유지해온 표현의 자유 판례에 비추어 정부의 고발 행위는 이와 동떨어진 행위"라고 덧붙였다. 
  
편광현 기자 pyun.gw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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