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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작년 지소미아 파동에도, 한미일 경보훈련 4월에 했다

 지난 4월 한국ㆍ미국ㆍ일본이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공동으로 탐지ㆍ추적하는 ‘탄도탄 경보 훈련’을 연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훈련은 한ㆍ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지난해 지소미아의 연장을 두고 3국 사이 외교적 갈등이 빚어진 뒤 처음 열리는 훈련이었다.
 

훈련 실시와 지소미아 연장은 별개 문제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존 폴 존스함(DDG 53)이 SM-2 블록 ⅢA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구축함은 2016년 6월 첫 탄도탄 경보 훈련에 참가한 미측 전력이다. [미국 미사일 방어국]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인 존 폴 존스함(DDG 53)이 SM-2 블록 ⅢA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이 구축함은 2016년 6월 첫 탄도탄 경보 훈련에 참가한 미측 전력이다. [미국 미사일 방어국]

 
28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4월 16일 한ㆍ미ㆍ일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이 ‘퍼시픽 드래곤(Pacific Dragon) 훈련(탄도탄 경보 훈련)’에 참가했다. 당시 한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은 한국 영해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이지스 구축함은 일본 영해에 각각 대기하고 있었다. 미국 해군의 이지스 구축함은 태평양에 있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지난 10일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에서 상반기 실시했다고 언급한 ‘한ㆍ미 미사일 방어체계 통합 연동훈련’과는 별개의 것이다. 익명의 정부 소식통은 ”지난해 11월 22일 한국 정부가 ‘지소미아 종료를 정지하겠다’고 발표한 뒤 첫 탄도탄 경보 훈련“이라고 말했다.
 
탄도탄 경보 훈련은 이지스 구축함의 SPY-1D 레이더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을 탐지ㆍ추적하는 게 목적이다. 실제 미사일을 발사하진 않고,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가상의 미사일을 각국의 이지스 구축함이 탐지ㆍ추적한 뒤 관련 정보를 서로 교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요격은 탄도탄 경보 훈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동안 탄도탄 경보 훈련은 지소미아 체결을 촉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탄도탄 경보 훈련은 2016년 북한이 무수단(화성-10호)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괌을 타격하겠다고 위협하자 시작했다. 괌뿐만 아니라 일본 본토와 오키나와에 있는 해외 미군 기지를 방어하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한국의 참여가 필수적이다.
 
권명국 전 방공포병사령관은 “지구가 둥글기 때문에 레이더의 전파가 닿는 거리에 한계가 있다”며 “한국은 발사 지점인 북한과 가까워 미사일의 발사 정보가 상대적으로 정확하다”고 말했다.
 
탄도탄 경보 훈련은 2016년 6월 29일 미국 하와이 인근 해역에서 처음 열렸다. 지소미아를 체결하기 전 상황이었다. 그래서 당시 한ㆍ일의 미사일 탐지ㆍ추적 정보는 미국의 육상 중개소를 통해 공유됐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미국은 한ㆍ일의 미사일 정보를 중계하면서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며 “미사일 방어는 정확성 못잖게 신속성이 중요하다. 그래서 미국이 해결책을 모색해서 내놓은 게 지소미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미국이 나서 한국과 일본은 그해 11월 23일 지소미아를 맺었다. 이 소식통은 “당시 미 태평양사령관이었던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소미아 체결 소식을 접하고는 ‘이제 제대로 미사일 방어를 할 수 있겠다’며 크게 기뻐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탄도탄 경보 훈련은 훈련 결과는커녕 실시 개최 사실조차 3국에서 발표하지 않았다. 3국의 군 당국이 북한을 자극할까 봐 로키(low-key) 방침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한ㆍ미ㆍ일은 탄도탄 경보 훈련을 2016년 2회, 2017년 4회 등 모두 6차례 진행했고, 2018년부터는 훈련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등장한 북한 무수단 미사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6년 6월 23일 무수단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괌은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태평양 작전지대 안'에 들어간다. [중앙포토]

2015년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 행사에 등장한 북한 무수단 미사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016년 6월 23일 무수단 미사일 시험 발사를 지켜본 뒤 ’태평양 작전지대 안의 미국놈들을 전면적이고 현실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확실한 능력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괌은 김정은 위원장이 언급한 '태평양 작전지대 안'에 들어간다. [중앙포토]

 
지소미아 파동에도 불구하고 한ㆍ미ㆍ일이 탄도탄 경보 훈련을 이어간 배경엔 군 당국이 3국간 안보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ㆍ미 국방부가 지난 25일 6ㆍ25전쟁 70주년을 맞아 공동으로 낸 발표문에서 “정경두 국방부장관과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한ㆍ미ㆍ일 및 다자 안보협력을 통해 동북아의 평화와 안보를 유지하기 위한 한ㆍ미 역내 전략의 시너지 창출을 지속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나 지난해 결정 정지로 종료를 겨우 면한 지소미아가 오는 11월 연장할지는 이번 훈련 실시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군 당국이 작전상 필요에 따라 탄도탄 경보 훈련을 지속한 것으로 보인다”며 “지소미아 연장은 한국에서 군사적 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이기 때문에 청와대의 셈법에 따라 연장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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