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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쳐주세요” 40만 후원자에 폰번호 보낸 유니세프

이기철

이기철

“공익법인에 있어 신뢰는 생명입니다. 잘못했거나 개선할 점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따끔하게 질책해 주십시오. 작은 지적도 천금같이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010-XXXX-XXXX.”
 

이기철 사무총장 “신뢰가 생명”
“후원 취소 마음 바꿨다” 280명 응답

지난달 2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후원자 40만명이 받은 메시지다. 이기철(63·사진) 유니세프 사무총장이 보낸 2500자 길이 글 끝엔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e-메일이 적혔다. 25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 사무총장은 “최근 공익법인 회계 논란으로 후원자 우려가 큰 것 같아 공개했을 뿐 주목받을 일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 달이 지난 지금 그의 전화와 메일함에 후원자 280여명이 보낸 답장이 쌓였다. “사실 야단쳐달라고 보낸 건데 ‘투명하게 알려줘서 고맙다’ ‘후원을 취소하려다가 마음을 바꿨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진정성은 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사무총장은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는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기부 문화가 위축하고 기부금이 줄면 피해는 도움이 필요한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간다”며 걱정했다. 그는 “공익법인에 가장 중요한 건 신뢰이고, 신뢰는 투명성과 소통에서 나온다. 투명성의 원천은 지출한 것을 상세히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국세청 홈택스에 신고한 2019년 공익법인 결산서류는 총 107페이지. 총재산가액의 1% 혹은 2000만원 이상을 출연할 경우만 출연자와 금액을 공시하면 되지만, 2870원부터 1만원, 3만원 기부도 모두 적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공익법인의 투명성과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 한국 가이드스타로부터 2년 연속 만점을 받았다.
 
지난 2018년 5월 부임한 이 사무총장은 “사무실에 와보니,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건 물밖에 없었다. 직원 월급을 물가 상승률 정도로 인상하는 데에도 반대 의견이 많아 동결했다”고 위원회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자발적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공익법인이라 도덕성 기준이 더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교관 출신인 이 사무총장은, 2009년 아프가니스탄과 소말리아 한국인 피랍사건 해결 과정에서 피랍자 가족들과 소통하며 사건 해결에 애 쓴 공로로 영산재단(이사장 이홍구)이 수여하는 제1회 올해의 외교인상을 받았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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