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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찰, ‘이재용 기소 불가’ 심의위 결론 충분히 성찰하길

검찰이 또 하나의 큰 벽에 부닥쳤다. 지난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자본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기소하지 말고, 관련 수사도 중단하라는 의결을 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에서 불법행위가 있었는지와 이 부회장이 불법행위에 간여했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검찰은 합병 자체가 이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 부회장에게 유리한 합병 비율을 유도하기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 각종 불법행위를 저질렀고, 이 부회장이 모두 보고받았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19개월 동안 110여 명의 임직원을 430여 차례 불러 조사하고, 50번 넘게 압수수색했다. 그런데 마지막 단계에서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이어 기소 자체를 고민해야 할 상황이 됐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검찰의 독점적인 기소권을 견제하기 위해 검찰 스스로 만든 제도다. 전임 문무일 총장이 인사청문회에서 제안해 2018년 대검찰청 예규로 운영지침이 만들어져 본격 시행됐다. 검찰은 지금까지 여덟 차례 나온 심의위 결론을 모두 수용했다. 26일 회의에서 위원들은 법리적인 부분과 수사 관행, 경제 상황까지 폭넓게 토론한 뒤 9시간 만에 표결로 결론을 냈다. 양측이 팽팽할 것이란 예상과 달리 표결에 참여한 13명 중 10명이 불기소 의견을 냈다. 특히 합병 과정에서 나온 삼성의 행위가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나 부당한 시세조종에 해당하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이대로 국민참여재판을 연다면 배심원을 설득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수사심의위 의결은 권고사안이다. 운영 지침에는 의결의 효력에 대해 “담당 검사는 심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고만 규정돼 있다. 일각에서는 20만 쪽에 이르는 수사 결과를 50쪽으로 요약한 보고서만 보고 판단하는 것이 맞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또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하며 “기본적인 사실관계는 소명됐고 증거도 상당수 확보됐으니 책임 유무는 재판에서 따지라”고 한 점을 들어 재판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소를 강행하는 데 따른 검찰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 그동안 검찰의 수사와 기소권 남용에 대한 비판이 많았다. 결국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해 조국 수사를 거치면서 법무부와 대검이 수많은 개혁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기도 했다. 그런데 불과 1년 전 똑같은 이유로 만든 심의위 권고를 무시한다면 자체 개혁안을 어떻게 믿겠느냐는 비판을 피하기가 어렵다.
 
비판을 무릅쓰고서라도 검찰이 기소를 강행할 수는 있다. 법원 판단이 심의위 견해와 다를 수도 있다. 그렇더라도 심의 과정에서 제기된 과잉수사 관행과 혐의 적용의 법리적인 논란에 대해서는 검찰 스스로 반드시 성찰해 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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