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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세 폐지” 거세지는 여야 압박…기재부 “공청회에서 여론 수렴”

증권거래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여야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단계적으로 인하하더라도 폐지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신 “공청회에서 여론을 수렴하겠다”며 논의의 문은 열어뒀다.
 
지난 25일 기재부는 소액투자자에게 주식양도소득세를 물리고 대신 증권거래세를 인하하는 내용의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이후 후폭풍이 거세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부 안에 따르면 현재 대주주(종목당 10억원 또는 지분 1% 이상 보유)로만 한정한 주식양도세 부과 대상이 소액투자자로 확대된다. 2023년 이후 상장주식 투자로 1년간 번 돈이 2000만원을 넘으면 양도세를 부담해야 한다. 대신 증권거래세는 낮아진다. 정부는 현행 0.25%(코스닥 시장 기준)에서 2022년 0.23%, 2023년 0.15%로 인하하기로 했다. 폐지는 아니다.  
 
개미(소액투자자)가 반발하는 부분은 여기에 있다. 3년 후부터 주식양도세와 증권거래세 모두를 내야 해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엔 정부 개편안을 반대한다는 청원 글이 10건 넘게 올라왔다.  
 
일찌감치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해왔던 정치권에선 ‘기회를 잡았다’는 분위기다. 정부를 겨냥해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재부 금융세제 개편안 발표를 이틀 앞둔 지난 23일 증권거래세 폐지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내년부터 2024년까지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고 2025년 아예 폐지하는 내용이다.  
 
민주당 정책위 간사로 내정된 김병욱 의원은 정부 금융세제 발표날에 맞춰 증권거래세 폐지를 주장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김 의원은 “이중과세 문제가 있는데도 정부가 증권거래세 폐지 의사를 밝히지 않은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도 여기에 가세했다. 지난 20대 국회 때 증권거래세 폐지 법안을 냈던 추경호 통합당 의원이 다시 나섰다. 21대 국회에 이 법안을 다시 발의하기로 했다. 여당 안보다 더 급진적이다. 지난해 7월 추 의원은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를 내년 0.2%, 2022년 0.1% 차례로 낮춘 뒤 2023년부터 없애는 법안을 제출했었다.
증권거래세 개정안 두고 정부와 여야 대립.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증권거래세 개정안 두고 정부와 여야 대립.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정치권 압박에도 증권거래세를 유지한다는 정부 방침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가장 큰 이유는 세금 수입이다. 국회예산정책처 추계에 따르면 증권거래세 폐지 시 연간 4조7000억~4조8700억원(2023~2024년 기준)에 이르는 세수가 줄어든다. 올해 해양수산부(4조5110억원)나 문화체육관광부(4조2821억원) 예산과 맞먹는 액수의 정부 수입이 감소한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기재부는 주식양도세 수입이 얼마일지에 따라 세율을 조정할 순 있어도 폐지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재부 관계자는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수렴한 뒤 최종안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세제 추진 방향과 관련한 공청회는 다음 달 7일 개최 예정이다. 이후 법안 논의 과정에서 정부 대 여야 간 격돌이 예상된다. 그 과정에서 정부 안이 바뀔 가능성도 물론 있다. 세법 개정안은 정부 예산안과 마찬가지로 국회 논의 과정에서 손질이 많이 가해지는 법안이다.  
 
정부와 여야 줄다리기 속에 증권거래세 인하 폭이 확대되고 주식양도세 세율(20~25%)이 낮춰질 가능성이 있다. 김병욱 의원은 “부동산 시장으로의 자금 쏠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증권 관련 세제의 추가 개편이 시급하다”며 “주식 장기 보유자에 대한 혜택 추가와 함께 거래세 폐지안에 대해 정부와 협의를 하겠다”고 말했다. 추 의원도 오는 2일 긴급 토론회를 열어 증권거래세 폐지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세종=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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