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정의연 논란 속···40만명에 총장 폰 번호 뿌린 유니세프, 왜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이기철 사무총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지난 25일 서울 마포구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실에서 이기철 사무총장이 중앙일보와 인터뷰 하고 있다. 이우림 기자.

“공익법인에 있어 신뢰는 생명입니다. 잘못했거나 개선해야 할 점이 있으면 주저하지 말고 따끔하게 질책해 주십시오. 작은 지적도 천금같이 무겁게 받아들이겠습니다. 010-XXXX-XXXX.”

 
지난달 29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후원자 40만명이 받은 알림 메시지다. 이기철 유니세프 사무총장이 보낸 2500자 길이 글 끄트머리엔 개인 휴대전화 번호와 e-메일이 적혀있었다. 25일 서울 마포구 집무실에서 만난 이 사무총장은 “최근 공익법인의 회계 논란으로 후원자 우려가 큰 것 같아 공개한 것일 뿐 주목받을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후원 취소하려다 마음 바꿔”…280여명 답장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이 사무총장의 휴대전화와 메일함에는 280여명의 후원자가 보내온 답장이 쌓였다. 그는 “후원자 반응이 정말 의외였다”고 말했다.
 
“사실 야단쳐달라고 보낸 건데 ‘투명하게 알려줘서 고맙다’ ‘후원을 취소하려다가 마음을 바꿨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더라고요. 한편으론 ‘진정성은 통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기철 유니세프 사무총장이 후원자들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 메시지 캡처

이기철 유니세프 사무총장이 후원자들에게 받은 문자 메시지 내용. 메시지 캡처

이 사무총장은 최근 불거진 정의기억연대(정의연) 회계 부정 의혹과 관련해 “시민단체는 무조건 나쁘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기부 문화가 위축하고 기부금이 줄어들면 피해는 결국 도움을 기다리는 취약계층 아이들에게 간다”라며 “공익법인에게 가장 중요한 건 후원자 신뢰’”라고 말했다.
 
그는 “신뢰는 투명성과 소통에서 나온다. 투명성의 원천은 지출한 것을 상세히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국세청 홈택스에 신고한 2019년 공익법인 결산서류는 총 107페이지. 국세청에 따르면 총재산가액의 1% 혹은 2000만원 이상을 출연할 경우에 한해 출연자와 금액을 공시하면 되지만 유니세프 한국위는 2870원부터 1만원, 3만원 등 소규모 기부까지 모두 적었다. 유니세프 관계자는 “공시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 금액이라도 확인해 올릴 수 있는 건 다 올린다”고 밝혔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공익법인의 투명성과 재무안정성을 평가하는 독립기관 한국 가이드스타로부터 2년 연속 종합 점수 만점(3스타)을 받았다. 올해에는 20개 평가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평가 대상기관 9648곳 중 이런 기록을 세운 건 유니세프를 포함 4개 기관이다.  
 

나부터… "비즈니스 안 탄다"

지난달 29일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후원자 40만명에게 보낸 안내 글 일부. 이 사무총장은 "언제든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와 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이우림 기자.

지난달 29일 이기철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후원자 40만명에게 보낸 안내 글 일부. 이 사무총장은 "언제든 질책을 달게 받겠다"며 자신의 휴대전화와 메일 주소를 공개했다. 이우림 기자.

지난 2018년 5월 부임한 이 사무총장은 유니세프 사내 분위기에 놀랐다고 했다. 그는 “공짜로 먹을 수 있는 건 사무실에 비치한 물밖에 없었다. 직원 월급을 물가 상승률 정도로 인상하는 데에도 반대 의견이 많아 지난 2년 동안 동결했다. 누가 보면 '열정 페이' 받고 일한다고 하겠다”며 웃었다. 그는 “자발적인 후원금으로 운영하는 공익법인이기 때문에 도덕성 기준이 더욱 엄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 역시 임원실 직원 수를 줄이고 잦은 해외 출장을 떠날 때 비즈니스석을 이용하지 않는다.
 
이 사무총장은 “자신들에게 엄격한 자세, 이것이 바로 유니세프의 사내 문화”라며 “여전히 부족하고 개선해 나갈 점이 툭툭 튀어나오고 있지만, 후원자 말씀에 더 귀 기울이고 정책에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언제든 연락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우림 기자 yi.wooli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