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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은 아빠 찬스, 인천공항은 문빠찬스" 20대 공정의 역습

‘인국공 사태’가 확대일로다. 논란의 핵심엔 20대의 분노가 자리해있다. 
 
앞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인국공)는 비정규직 보안검색요원 1902명 등을 정규직인 본사 청원경찰 신분으로 직고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1902명 전부를 별도 경쟁 없이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공채로 입사한 일반 사무직과 연봉·처우 수준 등이 비슷하며 ▶문재인 대통령 방문 이전과 이후의 채용 심사 등이 달라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20대의 반발은 퍼지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대학생이 가장 일하고 싶은 공기업 조사에서 3년 연속 1위(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를 차지했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호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기호 인천국제공항공사 노조위원장이 25일 오후 서울 청와대 인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비정규직 보안검색 요원들의 정규직 전환 관련 입장을 발표한 뒤 호소문을 청와대에 전달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부랴부랴 진화에 나섰다. 1902명 전부가 전환 대상이 되는 건 아니고, 기존 정규직 연봉·처우 등이 보안검색요원보다 여전히 높으며, 보안검색요원은 비정규직이지만 특수경비 교육을 이수하는 등 까다로운 채용 과정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대의 반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공정’ 이슈와 충돌하는 모양새다. “노조가 시위하면서 떼쓴다고 정규직 시켜주면,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입사하려고 수년간 준비하면서 스펙 쌓은 청년은 너무 불공평한 거 아니냐”는 게 분노의 근원이다. 현 정부의 '공정 감수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다. 
 
특히 이번에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1902명의 보안검색요원 중 문 대통령이 인천공항을 찾아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zero) 시대’를 선언한 2017년 5월 12일 이후 입사자(전체의 약 40%)에겐 채용 심사 ‘프리패스’를 주지 않기로 한 것에 대해선 “조국 사태는 아빠 찬스, 인국공 사태는 문빠 찬스”라는 비아냥이 적지 않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가운데)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가운데)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 조정식 정책위의장, 김 원내대표,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 [연합뉴스]

여론이 심상치 않자 25일 더불어민주당 비공개 정책조정회의에서는 “20대들의 분노가 있다고 하는데 절차에 대한 문제인지, 공정에 대한 문제인지, 사실관계 오해에 대한 문제인지 잘 살펴볼 필요가 있으니 대책을 세우라”(윤관석 민주당 정책위 수석부의장)는 주문이 나왔다. 
 
이처럼 여권이 20대 반발 잠재우기에 안간힘을 쓰는 것은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청와대·민주당 지지율의 아킬레스건은 20대인 경우가 적지 않아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이었다. 여자 아이스하키 종목 남북 단일팀이 성사되면서 일부 한국 선수의 올림픽 출전 기회가 박탈되자 “국가의 대의에 개인이 희생되는 게 맞느냐”는 논란이 일었다. 당시 한국갤럽에 따르면, 1월 셋째주 75%였던 20대의 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율은 2주 만에 8%포인트 하락했다. 전체 응답자들도 부정평가의 이유로 ‘평창 올림픽 남북 단일팀 구성’(25%)을 가장 높게 꼽았다.

 
지난해 8월 27일 오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해 8월 27일 오후 조국 당시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출근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지난해 9월 전후의 ‘조국 사태’ 때도 양상은 비슷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이름을 올리거나 어머니 정경심 교수가 몸담던 동양대 표창장을 입시에 활용한 정황 등이 드러나며 대학가의 '반조국' 시위는 전국적으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 지지율도 출렁였다. 한국갤럽 조사 기준 50%에 육박하던 문 대통령 지지율은 ‘조국 사태’가 절정에 이르렀던 9월 셋째주 취임 후 최저치인 40%를 찍었다. 20대 지지율만 보면 그 한달 사이 무려 30%포인트(68%→38%)나 빠졌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인국공 사태’와 관련, 온라인상에는 “공부하지 마세요, 떼쓰면 됩니다” “비정규로 있다가 정부 눈에만 들면 K 평등” 등의 반응이 넘쳐나고 있다. “일부 오해가 있는 것. 기회가 오히려 늘어난다”는 취지의 여권 관계자의 설명이 불을 더 지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구정우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는 “문 대통령은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선의에서 비롯됐겠지만, 그 과정에서 소외된 이들의 박탈감은 포착해내진 못한 듯싶다”며 “특히 공정과 정의에 예민한 20대의 정서를 건드렸기에 그 파장은 예상보다 더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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