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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에 세금 뜯는 게 금융세제 선진화냐" 동학개미 뿔났다

"주식 '큰손'도 아니고 평범한 개인 투자자의 세금을 더 떼가는 게 어떻게 금융세제 선진화 방안이냐."
 
기획재정부가 25일 발표한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향'은 2023년부터 국내 상장주식 거래로 연간 2000만원 넘는 차익을 남기면 소액 투자자라고 해도 양도소득세를 물린다는 게 골자다. 양도소득은 2000만원을 공제한 뒤 세금을 부과한다. 대신 현행 0.25%인 증권거래세를 2023년까지 0.1%포인트 낮춘다. 이런 정부 방침이 나오자 '동학 개미'로 불리던 주식 투자자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의 한 직원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스1

서울 중구 하나은행 명동점 딜링룸의 한 직원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 뉴스1

개미들 "이중과세…미국 주식이 낫겠다"

15년 넘게 국내 주식 투자를 해왔다는 직장인 장모(38) 씨는 "국내 증시가 박스피(박스권+코스피)에 머물던 지난 10여 년 동안 가만히 있다가 개인 비중 늘고, 주가도 좀 오르니 세금을 걷어보겠다는 것이냐"며 "글로벌 스탠더드(세계 표준)가 정책 방향이라면 거래세를 완전히 없애야지, 이게 무슨 명분 없는 증세냐"고 반문했다. 이중과세 문제를 지적하는 투자자도 있다. 삼성전자와 카카오 소액주주인 권모(32) 씨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조세 원칙 대로 양도세를 부과하는 방향은 맞다고 보지만, 거래세 폐지가 전제돼야 한다"며 "수익이 많다고 양도세와 거래세를 두 번 물리는 건 이중과세로 법 위반"이라고 말했다. 장기 투자자인 이모(41) 씨는 "국내 증시를 쥐락펴락하는 외국인과 기관 투자가는 놔두고 왜 개인 투자자에게만 양도세를 내라는 건지 모르겠다"며 법 적용 대상이 형평성에 어긋난다고 꼬집었다.  
 
미국 주식 투자를 늘리겠다는 '개미'도 있다. 직장인 한모(41) 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국내와 미국 주식 투자 비중이 7대 3 정도인데, 국내 주식 수익에도 양도세를 내야 하면 미국 투자 비중을 늘리는 게 나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간 국내 주식 투자의 매력 중 하나가 양도세 비과세였는데, 어차피 세금을 내야 한다면 꾸준히 우상향하는 미국 주식을 사는 게 낫겠다는 얘기다. 해외 주식은 연간 이익이 250만원을 넘기면 과세 대상이다. 수익금에서 공제액인 250만원과 매매 수수료 등을 빼고 남은 금액에 양도세 22%가 붙는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금투협 일단 환영하지만…

이날 인터넷 주식 커뮤니티 등에도 "한국 주식시장은 애초에 돈을 벌 수 없는 곳이고, 혹여나 벌어도 세금을 왕창 떼간다", "주식도 장기 보유하면 주택처럼 세금 혜택을 줘서 장기 투자를 장려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글이 빗발치고 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주식 양도세 확대는 부당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와 이틀 만에 6000명(25일 오후 4시 기준) 가까운 동의를 얻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일단 환영하면서도 속으로는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금투협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불합리한 증권거래세가 추가 인하되고 금융투자상품 간 손익통산(이익과 손실 합산해 세금 계산)과 손실 이월공제가 허용돼 조세 중립성과 조세 형평성이 크게 제고될 것"이라면서도 "국회와 정부 논의 과정에서 거래세 폐지, 대주주 과세 범위 확대, 장기 투자에 대한 우대 방안 등이 마련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2023년 이후 이중과세가 언제 해결될지에 대한 설명이 없었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라는 게 금투협 측 설명이다.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 모습. 연합뉴스

서울 영등포구 한국금융투자협회 모습. 연합뉴스

"거래세 폐지, 장기 투자 우대 필요"

증시 전문가들도 이번 정부 방침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이 갖고 있던 비과세 장점이 사라지면 양도차익 과세에 부담을 느낀 신규 투자자들의 진입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개인의 투자 심리나 증시에 부정적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염동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개인 입장에선 손실 가능성은 작게, 수익 가능성은 크게 평가하는 편향 때문에 양도세에 대한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면서도 "이익에만 과세하면 기대수익 변동성이 줄어 위험자산 수요가 늘 수 있는 만큼 국내 주식의 매력도를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은 아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양도소득 2000만원 면세, 손익통산, 이월공제 등의 완화장치를 둬 개인 투자자의 주식 거래나 증시에 큰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증권거래세 폐지 로드맵과 장기 투자자에 대한 '우대 세율' 혜택이 빠진 점은 아쉬운 지점"이라고 말했다. 
 
황의영 기자 apex@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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