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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이 때리고 김정은 물러섰다…北 군사도발 '일단 보류'

6ㆍ25전쟁 70주년을 앞두고 군사적으로 긴장으로 치닫던 국면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고 ‘보복’을 천명했던 북한이 24일 군사행동을 ‘보류’했기 때문이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24일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7기 5차 예비회의가 23일 진행됐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화상회의에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군사 행동계획들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캡처 [중앙포토]

 
북한은 지난 4일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스스로 화를 청하지 말라”는 담화를 내고, 한국 정부를 비난하며 보복을 언급한 뒤 각종 담화를 통해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했다. 9일 남북의 모든 통신선을 차단하고,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로 이어지기도 했다.
 
특히 북한군 총참모부는 16일과 17일 공개 보도와 대변인이 나서 ▶개성공단과 금강산지구에 병력 투입 ▶철수했던 비무장지대 초소 운영 ▶서해와 전선 근무태세 격상 및 접경지역 훈련 재개 ▶대남 삐라 살포 투쟁 군사적 지원 등을 밝혔다.
 
북한군은 지난 17일 구체적인 군사행동계획을 세워 중앙군사위의 승인을 받겠다고 주장하고, 지난 주말 확성기 설치 및 전단 준비 사실을 공개하며 중앙군사위 승인을 기정사실로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지난달 27일 중앙군사위 확대 회의를 연 북한이 한 달도 되지 않아 회의(예비회의)를 개최한 것도 총참모부가 제기한 군사행동 계획을 논의하기 위한 차원으로 읽힌다. 그러나 북한군 총참모부가 제기한 군사행동 계획을 중앙군사위가 일단 ‘보류’함에 따라 북한의 강경 대응 일변도로 조성되던 긴장 국면이 일단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이 나서 극도의 긴장을 조성했지만, 김 위원장이 나서 극적 반전에 나선 것이다.
 
북한 매체들의 보도 직후 북한은 이날 오전 전방에 설치했던 확성기 철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은 또 이날 오전 '조선의 오늘' 등 대외 선전 매체를 통해 대북 전단 살포를 비난하는 한국 때리기에 나섰지만, 중앙군사위원회 결과가 보도된 직후 관련 기사를 삭제했다. 조선의 오늘 6건, 통일의 메아리 2건, 메아리 4건 등이 이날 새벽 온라인에 올라왔지만 삭제된 것이다.
 
강경 일변도였던 북한의 ‘반전’과 관련해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이 문제 삼고 있는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한국 정부가 지속적으로 강력한 대응을 천명하고 있기에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의도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여기에 지난주 한ㆍ미 소통창구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미국을 방문한 만큼 북한이 절실하게 생각하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기대하는 차원일 수도 있다. 북한이 ‘행동’에 들어갈 경우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는 만큼 한·미간 접촉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것이다.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통해 김 위원장이 레버리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명확해졌다"며 "어떤 새로운 카드를 내기 전에 시간을 갖는 단계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전 본부장은 또 "
예비회의라는 명칭은 처음 나왔는데 예비회의와 본회의를 분리했다는 건 조금씩 잘라서 대미 및 대남 레버리지를 축적하는 살라미 전술"이라고 덧붙였다. 
 
또 남북은 지난 2018년 세 차례의 정상회담을 하고 남북간 군사적 긴장 완화를 골자로 하는 합의문을 채택했는데, 김 위원장이 직접 서명한 합의서를 북한이 먼저 위반할 경우 스스로 부정하는 결과에 대한 부담도 작용한 듯하다.  
 
진희관 인제대 교수는 “북한은 기습 행동을 통해 상대에 대한 충격을 배가시키는 빨치산 전술을 구사해 왔다”며 “그러나 최근 모습은 ‘친절하게’ 자신들의 진행 상황을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자신들의 불만을 최대한 노출함과 동시에 한국이나 미국이 알아서 입장을 바꾸고, 가시적인 모습을 보이라는 압박”이라며 “2018년 평화 메신저 역할을 한 김여정 제1부부장은 악역을, 그리고 김정은 위원장이 이를 반전시키는 역할 분담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보류”라는 표현을 쓴 거나 정식회의가 아닌 “예비회의”라는 표현을 사용해 총참모부의 군사행동계획을 추후에라도 진행토록 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또 "7기 5차 본회의에 상정시킬"이라고도 했다는 점에서 추이를 살피며 중앙군사위원회를 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보류’라는 단어의 뜻을 “당장 결정하거나 처리하지 않고 뒤로 미루어 두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조선말 대사전) 
 
이와 관련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남북 간 합의는 지켜야 한다는 정부의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이와는 별도로 대북 전단 살포 등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앞으로도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회의를 화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는데 이는 김 위원장이 지방에 머물고 있거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의 확산(감염)을 막기 위한 일종의 거리 두기 차원으로 보인다.
 
정용수·이유정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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