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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주세요” 규제샌드박스 신청한 마지막 카풀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

‘타다(베이직)’에 이어 한때 100만 명이 쓰던 카풀 서비스 ‘풀러스’까지 줄줄이 사업을 접은 가운데 카풀 스타트업 ‘위모빌리티’가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 규제샌드박스는 기존 규제 때문에 새로운 서비스를 할 수 없을 때 임시 허용을 요청하는 제도다. 한시적으로라도 카풀 사업모델을 허용해달라는 요청이다.
 

박현 위모빌리티 대표의 호소
“경로 70% 일치 때만 매칭하겠다
대신 카풀허용시간 4→10시간으로
23명이던 직원, 13명 남아 무급근무”

박현(42) 위모빌리티 대표는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개정된 현행법은 플랫폼 안에 택시 유형만 허용하고 있어, 차를 사거나 빌릴 여력이 없는 모빌리티 스타트업들은 절벽으로 떠밀리고 있다”며 “카풀 법 조항이 생긴 취지는 ‘교통 혼잡 완화’인 만큼, 차를 사거나 빌리지 않고 이미 차를 소유한 개인 간(P2P) 차량 공유를 중개하는 ‘카풀’을 키워 모빌리티 혁신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자가용 자동차로 돈을 받고 운송행위를 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예외가 있긴 하다. 출퇴근 때다. 이 틈새를 노리고 스타트업들이 도전했었다. 풀러스도, 카카오모빌리티(카모)가 인수한 럭시도 그랬다. 하지만 택시업계는 반대했다. 결국 지난해 3월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업계와 출퇴근 카풀 가능 시간대를 오전 7~9시, 오후 6~8시까지로 한정한 ‘사회적 대타협’에 합의했다. 타협안은 지난해 8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에 반영됐다. 당시 카풀 서비스 ‘어디고’를 운영했던 위츠모빌리티는 바로 문을 닫았고 풀러스는 최근에 중단했다. 박현 대표는 “카풀 허용시간이 갓 지난 8시1분에 카풀에서 하차하면 불법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카풀 참여자를 모으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어디고·타다·풀러스 다 사업 접어
 
위모빌리티

위모빌리티

위모빌리티는 타협안을 고민했다. 택시업계가 우려하는 출퇴근 외 전업 운전자 출현을 막기 위해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이를 검증하고 대신 카풀 허용시간을 현실화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위모빌리티는 실제 출퇴근용 카풀인지를 검증한 후 카풀 이용자를 매칭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택시의 1회 평균 이동 거리(5.4㎞)보다 긴 10㎞ 이상 장거리 이동일 경우, 또 기존 출퇴근 경로와 카풀 이용자 경로가 70% 이상 일치할 경우에만 카풀을 매칭하는 시스템이다. 유상운송 논란을 없애기 위해 요금은 운송원가의 50~75%만 받는다. 10㎞ 기준 약 3500원이다. 이 같은 조건으로 출근은 오전 5~10시 퇴근은 오후 6~11시까지 허용시간을 늘려달라는 게 규제샌드박스 신청 요지다. 카풀 허용 시간이 하루 총 4시간에서 10시간으로 늘어난다. 대상 지역은 서울·경기, 부산·울산으로 했다.
 
박 대표는 “자기 차를 이용해 서울과 경기지역을 오가는 장거리 출퇴근자가 하루 100만 명 이상인데 이 중 86%가 나 홀로 차량”이라며 “130만 명가량인 대중교통 이용 통근자를 이들과 매칭해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출퇴근의 질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허용시간을 늘려도 요금이 운행원가 이하로 낮기 때문에 이 돈을 벌자고 전업 운전자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택시가 요구하는 방향대로 수정한 만큼, 카풀에 재도전할 기회를 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카풀 운전자가 범죄경력자료를 자발적으로 조회해 플랫폼에 제출하는 방식을 허용해달라는 내용도 규제샌드박스로 신청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규제샌드박스를 신청했다”고 했다. 하지만 규제샌드박스에 지정될지는 불투명하다. 박 대표는 “지난해 카풀 시간제한 법안이 통과된 이후 23명이던 직원이 13명으로 줄었고, 현재 남은 직원들도 무급으로 일하고 있다”며 “카풀로 얻은 사용자 데이터로 모빌리티 및 핀테크 산업 데이터 고도화를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글·사진=박민제 기자 letm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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