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오준 前 유엔대사 “北 인권결의안 후퇴는 정치적 고려"

 
2017년 3월 소년중앙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오준 전 유엔대사. 최정동 기자

2017년 3월 소년중앙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오준 전 유엔대사. 최정동 기자

 

대북전단 살포, '김정은 때리기'에 인권 활용 안돼

유엔인권이사회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43차 회의에서 북한 인권결의안을 통과시켰지만, 한국 정부는 2년 연속 공동제안국에 참여하지 않았다. 인권이사회는 18년 연속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한국이 2009년 이후 공동 제안국보다 수위를 낮춘 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뿐이다.
 
외교부는 “한반도 정세 등 제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제안국에는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남북 대화 무드를 깨지 않겠다는 이유로 인권 문제에서 후퇴했다는 비판이 또다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남하한 북한 어선의 탈북 선원 2명을 신속히 북송한 데 이어, 이달 초 대북 전단 살포를 이유로 탈북자 관련 단체 2곳의 설립 취소라는 ‘초강수’도 뒀다.
 
오준(65) 세이브더칠드런 이사장은 23일 중앙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반도 상황을 고려해 인권 결의안 공동제안국에서 빠지겠다는 정부 입장은 우리 스스로 인권 문제에 정치적 고려를 하겠다고 인정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오준 전 UN대사가 지난 2014년 12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외교부 유튜브 채널 캡쳐]

오준 전 UN대사가 지난 2014년 12월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북한인권과 관련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 [외교부 유튜브 채널 캡쳐]

 
오 이사장은 2013~2016년 유엔 한국 대표부 대사를 역임하는 동안 “한국 국민에게 북한 주민은 절대 아무나(anybodies)가 아니다”는 유엔 연설로 북한 인권 문제를 국제 사회에 환기했던 인물이다.
 
정부는 북한과 대화하기 위해 로키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1998년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미얀마 인권 결의안을 처음 채택했을 때,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유일하게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 평가를 받았다. 북한 문제에 다른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하면, 한국이 인권 문제에 정치적 고려를 한다는 인상을 주게 된다. 이러면 어떤 강대국이 한국에 특정한 입장을 요구하며 압박할 때 ‘인권 문제는 정치·외교가 아닌 원칙의 문제’라고 빠져나갈 명분이 약해진다. 
 
북한 인권 문제에 어떻게 접근해야 하나. 
첫째, 비(非) 정치적 접근이다. 정치적 고려를 배제하고 순수하게 인권 차원에서만 다뤄야 한다. ‘김정은 정권이 싫어할까 봐’, 혹은 반대로 ‘김정은 정권을 자극하기 위해서’ 제기하는 것이어선 안 된다. 둘째는 제도적 접근이다. 2016년 여·야 합의로 북한 인권법을 제정했고, 이를 이행하는 것은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해 최소한의 입장을 견지하는 것이다. ‘(정치적 고려가 아닌) 법에 근거해 시행한다’고 말할 여건이 있는데도 이조차 하지 않는 건 문제다. 마지막으로, 정부가 대놓고 나서기 어려우면 시민단체가 나서고 정부는 간접적으로 지원해주는 방식이 있다.
 
대북 전단 살포를 놓고 정부와 탈북 단체가 갈등을 빚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외부 정보에 접근하게 하는 건 인권 차원에서 필요하다. 그러나 풍선에 전단을 실어 보내는 게 정보 전달에 효과적인지는 생각해볼 문제다. 효과가 별로 없는데도 북한 정권이 싫어하니 필요하다는 논리는 곤란하다. 김정은 정권 때리기에 인권 문제를 활용하는 것이다.
 
문 정부 들어 북한 인권에 대한 문제 제기가 위축됐다는 지적도 있다. 
북한과의 대화를 통해 인권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겠다는 것이 완전히 잘못된 접근은 아니다. 그렇지만 ‘북한과 대화를 하다 보면 언젠가는 인권이 개선될 것’이라는 접근도 막연하다. 내부에 민주화가 이뤄지지 않는 한 어렵다. 유엔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인도적 지원을 통해 북한 시민들의 교육 받을 권리, 의료 혜택을 받을 권리를 계속 확대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
 
백희연 기자 baek.heeyoun@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