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핏줄 찾기에 겹사돈까지…흥행 훈풍 ‘한다다’에서 ‘넝쿨당’이 보이네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전 사돈 사이인 다희(이초희ㆍ오른쪽)ㆍ재석(이상이) 커플의 사랑이 로맨틱 코미디처럼 흐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캡처]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전 사돈 사이인 다희(이초희ㆍ오른쪽)ㆍ재석(이상이) 커플의 사랑이 로맨틱 코미디처럼 흐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방송캡처]

반환점을 돈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이하 ‘한다다’)가 흥행 훈풍을 탔다. 총 100부작으로 예정된 ‘한다다’는 21일 방송된 52회에서 시청률 31.5%(닐슨코리아 조사결과)를 기록했다. 자체 최고 기록(48회 31.6%)과 거의 비슷한 수치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TV화제성 조사에서도 4월 첫째주 드라마 부문 8위로 첫 차트에 진입한 후 매주 순위를 높이는 중이다. 가장 최근 조사인 6월 둘째주엔 2위까지 올라섰다. 자극적 소재, 억지 전개 등으로 막장 논란이 불거졌던 ‘하나뿐인 내편’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등 동시간대 전작들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모양새다.
 

#흥행요소 총출동…‘넝쿨당’이 보이네

고정 시청층 공략을 위한 첫째 비결은 검증된 흥행 코드의 활용이다. ‘한다다’에선 최고시청률 45.3%를 기록하며 인기를 끈 2012년 KBS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이하 ‘넝쿨당’)과 흡사한 설정이 여럿 눈에 띈다. 사돈끼리의 사랑, 애타게 찾는 핏줄을 지척에 두고도 못 알아보는 ‘출생의 비밀’ 등이다.
 
‘한다다’를 끌어가는 이야기의 두 축은 4남매의 이혼 이후 행복 찾기와 아버지 송영달(천호진)의 잃어버린 동생 찾기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 다른 동네 부잣집에 식모살이 간 뒤 소식이 끊겨버린 동생 영숙을 송영달은 평생 그리워한다. 병으로 죽었다는 소문을 믿고 생일을 기일 삼아 챙기고 있지만 혹시나 살아있을지 모른다는 기대를 접을 수 없다.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송영달(천호진ㆍ오른쪽)의 잃어버린 동생이 강초연(이정은)이란 사실을 시청자들은 모두 알지만 이들은 아직 모른다. [방송캡처]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같은 시장에서 장사하는 송영달(천호진ㆍ오른쪽)의 잃어버린 동생이 강초연(이정은)이란 사실을 시청자들은 모두 알지만 이들은 아직 모른다. [방송캡처]

2012년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가족 상봉 장면.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도 곧 보게될 장면이다. [방송캡처]

2012년 KBS2 주말극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가족 상봉 장면. '한번 다녀왔습니다'에서도 곧 보게될 장면이다. [방송캡처]

시청자들은 송영달의 통닭집이 있는 시장에 김밥집을 차린 강초연(이정은)이 실은 동생 영숙이란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토막토막난 옛 기억과 가족사진 등 단서들이 꿰맞춰져 감격스런 상봉을 하는 날만 기다리고 있는 셈. 30년 전 잃어버린 아들 귀남(유준상)이 부모가 사는 집 앞집으로 세들어오는 ‘넝쿨당’과 꼭 닮은꼴 진행이다.
 
여기에다 사돈 사이인 다희(이초희)ㆍ재석(이상이) 커플의 사랑은 ‘넝쿨당’의 사돈 커플 말숙(오연서)ㆍ세광(강민혁)을 연상시킨다. 자존감 낮았던 ‘서브 여주’가 사랑을 하면서 이루는 성장담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는 ‘넝쿨당’의 이숙(조윤희)ㆍ재용(이희준) 커플과도 유사하다.
 
이밖에도 철없는 이모(‘한다다’의 백지원, ‘넝쿨당’의 양희경), 이혼 후 새 사랑을 찾는 어수룩한 맏딸(‘한다다’의 오윤아, ‘넝쿨당’의 양정아) 등 두 드라마 사이의 닮은꼴 캐릭터는 여럿이다.
 

#시트콤 출신 작가의 로코식 사랑…‘다재커플’ 인기몰이

이런 흥행 코드의 반복에도 불구하고 ‘한다다’가 신선한 생명력을 이어갈 수 있는데는 시트콤 출신 작가의 필력 덕이 크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같은 소재라도 뻔하지 않게 소화하며 시청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것이 작가의 역량인데, ‘한다다’는 각 인물들의 ‘마음읽기’를 잘했다”고 평했다.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21일 방송에서 '다재 커플'의 첫 뽀뽀가 이뤄진다. [방송캡처]

KBS2 주말극 '한 번 다녀왔습니다'. 21일 방송에서 '다재 커플'의 첫 뽀뽀가 이뤄진다. [방송캡처]

‘순풍 산부인과’ ‘똑바로 살아라’ 등 시트콤과 드라마 ‘오 나의 귀신님’ ‘아는 와이프’ 등에서 유쾌하고 따뜻한 감성을 보여준 양희승 작가는 ‘한다다’에서도 웃음과 공감을 동시에 빚어내고 있다. 집착하는 시어머니(김보연), 무책임한 전남편(배호근) 등 악역으로 묘사할 법한 인물들도 나쁘다기보다는 모자란 인물로 우스꽝스럽게 그리면서 시청자들의 스트레스 지수를 낮춘다. 또 ‘다재 커플’의 사랑을 로맨틱 코미디처럼 경쾌하게 풀어내며 젊은 시청층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다재 커플’의 배우 이초희와 이상이는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조사(6월 둘째주)에서 각각 2위, 5위를 기록하며 인기 몰이 중이다.
 
‘한다다’는 4남매 모두 이혼ㆍ파혼으로 ‘돌싱’이 됐다는 파격적인 설정이지만, 홀로서기 이후의 삶을 긍정적으로 그렸다는 점에서도 주목을 받는다. 시대를 한발 앞서나간 주말극으로서, 주부의 독립을 다룬 ‘엄마가 뿔났다’, 재혼 가정의 현실을 보여준 ‘아이가 다섯’ 등의 계보를 이은 셈이다. 하재근 평론가는 “이혼이 늘어나고 있지만 여전히 금기시하는 사회 분위기에서 ‘한다다’가 이혼 가정에 대한 인식 변화에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영 기자 jy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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