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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사위 핵심배치에 K뉴딜위 인선…이해찬 퇴임후 상왕 노리나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레임덕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다. 역시 이해찬 대표다." (민주당의 한 당직자)
오는 8월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당 장악력이 정가 화제다. 이 대표는 22일 비공개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검찰총장 거취와 관련한 이야기는 일절 하지 말라”고 함구령을 내렸다. 이른바 '윤미향 사태'가 한창이던 한 달 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5월 22일)에서도 "각자 개별적 의견을 분출하지 말라"며 입단속을 지시했던 그다.
 
이 대표의 최근 행보는 과거 당 대표들이 '하산' 국면에 보여줬던 정리 모드와는 뚜렷하게 대비된다. 이 대표는 우선 향후 당 정책 핵심 기구가 될 '미래산업 K-뉴딜위원회'를 출범시키기로 했다.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혁신성장을 준비하는 한국판 뉴딜 추진을 공식화한 것에 맞춰 민주당도 이를 뒷받침할 당내 기구를 출범시켜야 한다는 취지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조속히 조직구성을 완료해 7월 예정된 한국판 뉴딜 종합대책 수립부터 전면적으로 당정 간에 긴밀한 협의를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K-뉴딜위원회는 비상설 특별위원회로 출범한다. 당내에는 이미 특위가 30개 넘게 있지만 K-뉴딜위원회는 다르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다. 일단 위원장을 이해찬 대표가 직접 맡기로 했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선 상설위원회로 격상하기로 했다. 전국 253개 지역위원회에 담당자를 두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당내에선 "8월 전당대회에서 누가 당 대표가 되더라도 K-뉴딜위원회가 당 정책을 이끌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관건은 인선이다. 민주당 K-뉴딜위원회는 의원만 30명 넘게 참여하는 '매머드급' 위원회가 될 전망이다. 핵심은 디지털 뉴딜(디지털 신산업 육성)과 그린 뉴딜(에너지 전환), 휴먼 뉴딜(일자리 창출) 등 4개 본부를 이끌게 되는 본부장이다.
 
이광재 의원(왼쪽)과 김성환 의원. [연합뉴스]

이광재 의원(왼쪽)과 김성환 의원. [연합뉴스]

당내에서 본부장 하마평에 오르는 인사는 이광재 의원과 김성환 의원 등이다. '노무현(전 대통령)의 오른팔'이라 불리던 이광재 의원은 노 전 대통령과 '정치적 동지 관계'였던 이해찬 대표와도 가까운 사이다. 김성환 의원은 이해찬 대표의 비서실장이다. 1987년 6월 항쟁 당시 김 의원은 전대협(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재야단체 담당자로, 이 대표는 국본(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 상황실장으로 긴밀히 활동했다. 두 의원 모두 '친이해찬계'로 분류된다.
 
문제는 이해찬 대표의 임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았다는 점이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다음 당 대표가 취임하고 나서 위원회를 구성해도 늦지 않을 텐데 다소 서두르는 감이 없지 않다"는 우려를 표했다. 임기 막판 이해찬 대표의 결정으로 인해 차기 당 대표의 권한이 제약될 수 있다는 취지였다.
 
차기 유력 당권 주자로 거론되는 이낙연 의원과 가까운 한 의원은 2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해찬 대표가 잔머리 쓸 분은 아니지 않나. 참 담백한 분이다"라면서도 "밑에 있는 사람들이 어떤 입장이 있는지는 모르겠다"고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인사는 "양정철 전 원장 사임 후 한 달 전쯤 이해찬 대표가 2년 임기인 민주연구원장을 임명한다는 소문도 돌았다"며 "민주연구원이 선거 때 어떤 곳이냐. 석연치 않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은 지난 19일 코로나19국난극복위원회 회의에서 "진학, 취업, 실직 등에서 코로나 세대의 광범위한 피해가 예상된다"며 '코로나 세대 위원회'의 설치 필요성을 얘기했다. 이해찬 대표가 'K-뉴딜위원회' 출범을 공식화한 날이다. 하지만 민주당 지도부는 아직 '코로나 세대 위원회' 설치 여부는 논의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 일각에선 "총선 대승 이후 이낙연 의원과 이해찬 대표와의 관계가 이전만 못하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상임위 요직도 '이해찬 직계' 전진 배치

 
이른바 '이해찬계'의 약진은 최근 상임위원장 인선에서도 드러난다. 이 대표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윤호중 의원은 핵심 요직인 법사위원장에 임명됐다. 정보위원장으로는 1980년 '서울의 봄' 당시 이 대표와 함께 서울대 학생운동을 주도했던 유기홍 의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국가정보원 기밀 정보를 다루는 정보위에는 유 의원 말고도 김태년·김경협 의원 등 '이해찬계'가 다수 포진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해찬 대표가 퇴임 후에도 당에 관여하는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이낙연 의원 측의 한 관계자는 "최근 상임위원장 인선하는 것을 보고 조금 놀랐다"고 말했다. 민주당 한 의원 보좌진은 "(이 대표의) 막후정치'라는 얘기도 나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해찬 대표 측은 이런 추측에 대해 "전혀 근거 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당 대표 임기가 끝나면 당을 떠나 자연인으로 돌아가는 게 이 대표의 변함 없는 입장"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23일 사단법인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이사장에 취임한다. 퇴임 이후 당이 아닌 민간에서 북·중·일과 러시아까지 폭넓은 네트워크를 활용해 동북아시아 평화·교류 활동을 벌이겠다는 취지다. 이해찬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한 전직 의원은 "이 대표가 은퇴 후 당이나 정부 일을 전혀 하지 않으려고 민간으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민간 단체'라고 하는 동북아평화경제협회 사무실은 여의도 국회 길 건너편에 있다. 이해찬 대표의 '퇴임 이후'를 놓고 당분간 여러 해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현석 기자 oh.hyunseok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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