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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남 군사행동권 ‘공’ 넘겨 받은 중앙군사위가 '방아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20일 북한이 준비 중인 대남 전단 살포를 “보복 성전”이라며 “접경지대 개방과 진출이 승인되면 대규모의 삐라(전단)살포 투쟁을 전개할 만단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통신은 “(남측과)합의나 원칙에 고려되지 않고 전단을 날리겠다”는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의 전날(20일) 담화를 21일 공개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총참모부가 언급한 국내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단, 북한은 “승인되면”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에서, 북한이 이런 주장을 할 시점까지 최고지도부 또는 중앙군사위원회에서 결정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암시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기 4차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지휘봉을 들고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4일 관련 내용을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7기 4차 노동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에서 지휘봉을 들고 참석자들에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달 24일 관련 내용을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김여정, 총참모부에 "군사 행동권 넘겼다"
총참모부 "계획세워 중앙군사위 승인 받을 것"
현재까지 중앙군사위 개최 여부 파악 안돼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4일 담화에서 탈북자들의 대북 전단을 문제 삼은 뒤 지난 13일 담화에선 ‘대적(對敵)’ 행사권을 총참모부에 넘긴다고 밝혔다. 이어 총참모부는 지난 16일과 17일 각각 ‘공개보도’와 대변인 ‘발표’에서 “구체적인 행도 계획을 수립해 중앙군사위원회에 승인 또는 비준을 받고 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을 냈다. 김 제1부부장이 총참모부에, 총참모부는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에 공을 넘기며 ‘갈라치기’를 하는 셈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가 지난 16일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 군대를 다시 진출시키고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공개보도 내용을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TV가 지난 16일 남북합의로 비무장화된 지역 군대를 다시 진출시키고 대남전단 살포를 예고한 인민군 총참모부의 공개보도 내용을 전했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중앙TV 화면 캡처]

북한이 중앙군사위원회의 개최를 실제 행동에 나서는 시발점으로 보는 견해가 많다. 중앙군사위원회는 “군사 분야의 모든 사업을 당적으로 조직지도”하는 기구다. (당규약 29조) 군 관련 인사와 정책 결정도 중앙군사위원회의 몫이다. 총참모부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해 중앙군사위의 승인을 받겠다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김영수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이전과 달리 중앙군사위라는 하나의 단계를 더 제시하고 있다”며 “총참모부가 언급한 중앙군사위를 열었다고 공개하는 것이 대남 전단 살포와 군사적 행동에 나서는 방아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남측을 적으로 삼겠다고 한 만큼 6ㆍ25(한국전쟁)와 7ㆍ27(정전협정 기념일)을 기해 대남 적개심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6ㆍ25에 초점을 맞추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중앙포토]

 
이 때문에 공을 넘겨받은 중앙군사위 개최 여부가 시선을 끌고 있다. 21일 오후 현재 북한이 중앙군사위를 개최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북한 역시 관련 소식을 전하지 않고 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북한은 지난달 24일 중앙군사위 7기 4차 회의를 열었다고 공개했다”며 “지난번 회의에서 이미 시나리오를 짜 놓고 최근 행동을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북한이 공개적으로 압박수위를 올리는 모양을 고려하면 한국과 미국의 반응과 대응을 보아가며 요식행위라도 중앙군사위를 연 사실을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충격파를 극대화하기 위해 취약시간대를 노리거나 ‘기습적 행동’을 즐겨 사용하던 북한이 남북관계가 파탄 났다고 선언하긴 했지만 한국이나 미국의 대응에 따라 ‘다음 수’를 놓겠다는 의도라는 얘기다.  
 
북한이 지난 16일 개성공단 내 남북공동 연락 사무소를 폭파한 직후 한국 정부는 17~19일(현지시간)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에 보내 한ㆍ미 긴급협의를 진행했다. 이 본부장은 남북관계의 급박함을 미국 측에 설명하고, 북한의 추가 행동을 막을 방안을 협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이 “갈 데까지 가겠다”(5일 통전부 대변인)고 공언했지만, 북한이 전에 없이 중앙군사위를 내세워 하나씩 쪼개 공세를 펼치는 '살라미'식으로 접근하는 만큼 북한은 자신들을 ‘말릴만한’ 조치가 나올지 기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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