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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살 된 한국 최장수 소주…'진로 간판' 두꺼비에 숨은 비밀

진로는 1954년 상표를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바꿨다. 사진 하이트진로

진로는 1954년 상표를 원숭이에서 두꺼비로 바꿨다. 사진 하이트진로

1924년 평양 용강군 진지면에 설립된 진천양조상회. 한국의 첫 주류 회사이자 올해로 96주년을 맞은 ‘진로’의 모태다. ‘진로’란 이름은 생산지와 제조공정에서 비롯됐다. 진지(眞池)의 ‘진’과 순곡으로 소주를 증류할 때 술이 이슬처럼 맺히는 데서 착안한 ‘로’(露ㆍ이슬)를 각각 땄다. 현대 소비자가 즐겨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쌀이나 보리, 고구마 등 곡물을 발효한 뒤 증류해서 불순물을 모두 제거한 주정으로 만든 일종의 ‘곡주’다.  
 

[한국의 장수 브랜드] 44. 진로골드

진로 첫 상표는 원숭이였다

1924년 진로 창업 당시 상표로 쓴 원숭이. 사진 하이트진로

1924년 진로 창업 당시 상표로 쓴 원숭이. 사진 하이트진로

진로의 상표는 원래 두꺼비가 아니라 원숭이였다. 창업지였던 서북 지방에선 원숭이를 복을 상징하는 영특한 동물로 여겼다. 54년 서울 신길동으로 옮겨 본격적으로 전국 영업을 개시하면서는 두꺼비로 상표를 바꿨다. 일부 지역에선 원숭이 이미지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두꺼비는 ‘번영’과 ‘장수’의 의미를 담고 있다. 고대 여러 소설에서 영물로 등장하는 두꺼비는 번식률이 높아 번영의 상징으로 손색이 없었고, 특히 아침저녁으로 차고 깨끗한 이슬을 받아먹는 장생의 동물로 알려져 진로의 이미지와도 부합했다.  
 

국내 최초 CM송에 여성 모델 '파격'  

'진로 파라다이스'는 한국의 첫 CM송이다. 사진 하이트진로

'진로 파라다이스'는 한국의 첫 CM송이다. 사진 하이트진로

진로의 얼굴이 된 두꺼비는 국내 광고 분야에서 새로운 장을 열었다. 59년 두꺼비를 활용해 국내에선 처음으로 CM송을 만든 것. ‘야야야 야야야 차차차~’로 시작되는 진로 CM송 ‘진로 파라다이스’는 라디오와 TV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적으로 히트했고 당시 체육대회 응원가로도 사랑받았다.
 
24년 35도로 시작한 진로 소주는 소비자 입맛에 따라 꾸준히 도수를 낮추며 리뉴얼했다. 65년 30도, 73년 25도로 도수를 낮춘 데 이어 93년엔 ‘진로골드’로 업그레이드 출시했다. 70년 국내 소주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시장을 석권해온 진로가 주춤한 건 97년 불어닥친 IMF 외환위기 때였다. 
1993년 출시된 진로골드. 사진 하이트진로

1993년 출시된 진로골드. 사진 하이트진로

 
이 위기를 돌파한 건 신제품이다. 98년 출시한 23도 참(眞)이슬(露)은 “소주는 25도”라는 상식을 깨고 ‘부드럽고 깨끗한 소주’의 이미지를 만들어낸 획기적인 상품으로 꼽힌다. 여성을 소주 모델로 기용한 것도 파격이었다. 당시 이영애가 모델로 기용됐다. 출시 20주년이던 2018년 누적 판매량 300억병을 돌파한 뒤’ 지금까지 301억병이 팔렸다. 2006년 ‘참이슬 후레쉬’(19.8도) 출시와 함께 ‘참이슬 오리지널’로 개명했다. 이 사이 하이트맥주가 진로를 인수해 하이트진로(2005년)로 이름을 바꿨다.
 

참이슬(왼쪽)과 진로이즈백. 사진 하이트진로

참이슬(왼쪽)과 진로이즈백. 사진 하이트진로

90년대 ‘진로골드’로 업그레이드하면서 사라진 진로는 지난해 4월 진로(일명 진로이즈백)로 다시 태어났다. 레트로 열풍에 힘입어 70~80년대 푸른 진로 라벨 등 과거 디자인을 복원해 20~30대 젊은이들을 겨냥해 내놓은 제품이다. ‘진로이즈백’은 출시 당시 목표했던 연간 판매량을 두 달 만에 달성하고 출시 13개월 만인 지난 5월엔 3억병 이상(누적) 판매를 기록했다. 이달엔 미국과 일본, 중국 등 7개국에 수출도 시작한다.  
 

‘빨강 두꺼비’ 진로골드 단종 못 하는 이유 

진로골드 병뚜껑. 사진 하이트진로

진로골드 병뚜껑. 사진 하이트진로

참이슬과 진로이즈백의 압도적인 인기 속에서도 진로는 ‘진로골드’를 놓지 않는다. 이른바 ‘빨강 두꺼비’로 불리며 마니아층의 꾸준한 소비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최근 5년간 매년 약 400만병씩 팔렸고, 대부분 대형마트나 슈퍼마켓, 편의점 등 가정용 시장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2004년만 해도 연간 판매량은 252만병 수준이었지만 2018년 428만병, 2019년 435만병을 기록했다.
 
최근 저도화에 따라 소주 도수가 20도 아래로 내려가면서 전통 소주를 찾는 ‘주당’이 진로골드로 돌아온 것으로 추정된다. 진로 관계자는 “진로골드에 대해선 별다른 마케팅ㆍ홍보를 하고 있지 않은데도 꾸준히 인기가 있는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며 “‘진로골드’로 전통 소주의 명맥을 이어가는 한편 ‘진로이즈백’의 젊은 이미지와 시너지를 통해 국민 소주로 자리매김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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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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