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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 통일 장관 이인영 물망…외교안보 라인 쇄신론도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김연철 통일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면서 후임 인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여권에선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관계 부처 등 외교안보 라인을 전면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청와대는 일단 후속 인사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대미·대북 라인의 연쇄 교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문 대통령, 김연철 사표 수리
“야당 설득, 통일정책 강력 추진해야”
김여정 카운터파트 임종석 하마평
송영길·우상호·홍익표 의원도 거론

국가안보실에 북한 전문가 적어
정의용 실장 여러 번 주변에 사의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이 김 장관에 대한 면직안을 재가했다”며 “문 대통령은 어제 김 장관과 만찬을 하면서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을 경청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만찬에서 (문 대통령이나 김 장관이) 한 말은 소개해 드릴 것이 없다”고 전했다.
 
19일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해안포 포문(위). 9·19 남북 군사합의 후 닫혀 있던 포문(아래)이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군 총 참모부는 지난 17일 모든 최전방 전선의 경계 근무를 1호 전투 체계로 격상하고 접경 지역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19일 연평도에서 바라본 북한 개머리해안 해안포 포문(위). 9·19 남북 군사합의 후 닫혀 있던 포문(아래)이 열려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군 총 참모부는 지난 17일 모든 최전방 전선의 경계 근무를 1호 전투 체계로 격상하고 접경 지역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뉴시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이임식에서 “남북관계에는 치유할 상처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새로운 상처를 덧붙이면 치유는 그만큼 어려워진다”며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영화 ‘인생’의 대사인 “살아 있으면 좋은 날이 오겠지”라는 구절을 인용하며 “넘어지지 않고 고비를 견디면 기회가 올 것이다. 저의 사임이 지금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쇄신하고 통일부 위상과 역할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인영. [연합뉴스]

이인영.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김 장관 면직안을 재가한 데 이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해 후임 통일부 장관 인선에도 속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여권에서는 현재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 의원은 지난달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4선 의원으로 당 남북관계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후임 통일부 장관은 통일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고 야당도 설득할 수 있을 정치인 출신이 맞다고 본다”며 “이 의원은 통일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가져 왔고 원내대표까지 지낸 만큼 적임자가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임종석. [연합뉴스]

임종석. [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초기에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맡았던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하마평에 오른다. 임 전 실장은 지난달 30일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와의 대담에서 “남북 문제에서 어떤 변화와 함께 정치적 역할이 있으면 하겠다는 생각이다. 그게 꼭 제도 정치여야 한다면 솔직하게 설명 드리고 그걸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최근 ‘남북 문제에서 어떤 변화’가 발생한 상황인 만큼 임 전 실장이 통일부 장관을 맡을 수 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현재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및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의 피의자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 변수다. 임 전 실장도 민간 차원의 남북 교류에 더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5선의 송영길 의원, 4선의 우상호 의원, 3선의 홍익표 의원 등도 거론되고 있다. 송 의원은 21대 국회 상반기 외교통일위원장으로 선출됐고 오랫동안 통일 문제에 목소리를 내왔다. 우 의원은 이 의원, 임 전 실장과 함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간부 출신 3인방 중 한 명이다. 유연한 소통 능력과 정무 감각이 장점이다. 하지만 우 의원 본인은 “난 적임자도 아니고 할 생각도 없다”며 입각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다. 홍 의원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으로 통일 문제를 연구했고 통일부 장관 정책보좌관을 맡기도 했다.
 
통일부 장관 인선과 함께 청와대 국가안보실 등 외교안보 라인의 대거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특히 여당 내에서 국가안보실 라인의 교체 필요성이 언급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국가안보실이 통일이나 북한 관련 전문가보다 대미 라인 중심으로 구성돼 북한 문제에 효율적이고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당내에서 많이 나온다”고 전했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고령 등을 이유로 여러 차례 주변에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관 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는 미국과 한국에 대한 좌절과 분노의 표시인 동시에 강력한 대화 요청의 신호”라고 분석한 뒤 “자주적이고 강단 있는 전문가로 외교안보 라인을 새로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전날엔 “정부와 국회가 신속히 평화 행동에 돌입할 때”라며 “도대체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는 통일부도 완전히 개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원 전 의원도 “통일부 장관을 부총리로 격상하고 미국도 잘 아는 중량급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성민·정진우·김다영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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