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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87℃ 돼야 코로나 소멸”…날씨 덕 볼 기대 접어야

코로나19 여름돼도 기승

18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보호 장비를 착용한 요원이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인도는 두 달 넘게 발동했던 봉쇄령을 해제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피해가 큰 국가다. [신화=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인도 뭄바이 빈민가에서 보호 장비를 착용한 요원이 발열 검사를 하고 있다. 인도는 두 달 넘게 발동했던 봉쇄령을 해제하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다. 인도는 미국과 러시아, 브라질에 이어 세계에서 네 번째로 피해가 큰 국가다. [신화=연합뉴스]

“4월이 되면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적처럼 사라질 것이다.”
 

전 세계 확진자 800만 훌쩍 넘어
40℃ 넘는 인도서 확진자 급증

고온·다습 땐 바이러스 약해지나
“코로나는 온도·습도 무관, 대유행”

전문가 “날씨는 감염병 보조변수
거리 두기 등 생활방역이 중요”

지난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렇게 호언장담했다. 고온다습한 여름이 도래하면 독감(인플루엔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기세도 한풀 꺾일 것이란 기대였다. 일부 의학 전문가들도 날씨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을 막아주기를 바랐다. 이런 희망은 물거품이 돼 가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바이러스는 온도와 습도가 낮을수록 잘 산다. 독감이 춥고 건조한 겨울에 유행하는 이유다. 지구촌을 유린하는 코로나바이러스도 비슷한 계절성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유가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바이러스를 둘러싼 이중지질층 성분의 외피가 있고, 그 표면에 왕관처럼 돌출된 외피 단백질을 가지고 있다. 이 외피에 있는 기름 성분은 상대적으로 열에 약하다. 날씨가 추워지면 바이러스를 둘러싼 기름 막(외피)이 고무처럼 단단해져 바이러스가 외부 환경에서 오래 살아남을 수 있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경우 상대습도 40%인 섭씨 21~23도에서 플라스틱이나 스테인리스와 같은 단단한 표면에서 72시간까지 살 수 있다. 코로나19와 염기서열이 80%가량 유사한 것으로 분석된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는 4도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서 최장 28일간 생존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스 바이러스의 경우 기온이 22~25도에서 38도로 올라가면 생존력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기대와 희망을 비웃듯 코로나19의 기세는 맹렬하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는 824만2999명에 이른다. 북반구가 여름으로 접어든 이달 들어서도 코로나19의 확산 세는 잦아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기세등등하다. 인도와 이란의 사례만 살펴봐도 더위와 습도가 코로나19의 질주에 제동을 걸기에는 역부족인 형국이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WHO에 따르면 지난 18일 인도의 신규 확진자는 1만2881명이다. 이날까지 총 36만 명이 넘는 환자가 인도에서 발생했다. 지난 12일 이후 매일 1만 명 넘는 새로운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초만 해도 신규 확진자 수는 하루 3000명대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쏟아지는 수도 뉴델리의 기온은 이미 40도를 웃돌고 있다. 인도의 일부 지역의 기온은 50도를 넘기도 했지만 코로나19는 끄떡없다. 지난달 초 하루 신규 환자 수가 세 자릿수로 떨어졌던 이란의 상황도 심상치 않다. 18일 기준 총 환자는 19만5051명으로 이달 초 하루에만 3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며 ‘2차 유행’을 맞고 있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지난 17일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여름을 맞아서 약화하지 않는다”며 “온도변화에 관계없이 백신이나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장기간 유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온과 습도 등 계절적 요인이 코로나19 전파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는 속속 발표되지만 낙관적이진 않다. 상관관계는 있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라는 쪽에 무게가 실린다.
 
중국 베이항대(베이징항공항천대학)·칭화대와 미국 코넬대·코네티컷대 연구진이 SSRN(정식 출판 전 논문을 미리 공개하는 사이트)에 지난달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기온과 습도가 높아지면 바이러스 전파 속도를 낮출 수는 있지만, 확산 세를 잡기엔 역부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19일~2월 10일 중국 100개 도시와 3월 15일~4월 25일 미국 1005개 카운티의 기초감염재생산지수(R0)와 기온·습도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다.
 
논문에 따르면 북반구에서 겨울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면서 기온이 30도, 상대 습도가 25% 상승하면 R0는 0.89 낮아진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는 고온다습한 상황에서 전파 속도가 떨어지는 인플루엔자의 경우와 궤를 같이하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다른 조건을 고정한 채 기온과 습도만으로 R0가 1 미만으로 떨어져 확산을 막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3 수준인 R0를 1 미만으로 낮추려면 기온은 섭씨 87도까지, 상대습도는 256%까지 상승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정도의 온도와 습도면 다른 생물도 살기 힘들다. WHO가 추정하는 코로나19의 R0는 2.5 정도다. 연구팀은 “북반구의 여름과 우기가 도래하며 코로나19의 확산 세가 둔화할 가능성은 있지만, 여름이 온다고 코로나의 대유행이 사라질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임상 감염병’에 실린 미국 하버드대 의대 시브 세흐라 박사 등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섭씨 11도(화씨 52도)까지는 기온이 오를수록 코로나19 감염률이 떨어졌지만, 11도 이상에서는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세흐라 박사는 “기온만으로 여름철에 극적으로 감염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BBC는 “세계적 대유행은 더 일반적인 아웃브레이크(집단 감염)에서 나타나는 동일한 계절적 양상을 종종 따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인 예가 ‘20세기 최악의 감염병’인 스페인독감이다. 1918년 발병한 뒤 최소 500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스페인독감의 경우 여름철에 1차 대유행이 도래했다.
 
계절과 기후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자체보다 숙주인 인간의 행동과 면역체계라는 지적도 있다. 날씨가 추우면 외부 활동이 줄고, 밀집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지만, 기온이 높아지면 외부 활동이 늘게 된다. 또한 추운 날씨는 인간의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공기가 건조하면 폐 등을 감싸는 점액 분비가 줄어들어 바이러스의 침입에 취약해질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는 “침방울(비말)로 전파되는 코로나19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후는 바이러스가 외부에서 얼마나 살 수 있느냐에 영향을 줄 뿐”이라며 “유행을 차단하는 주요 변수가 아닌 보조변수일 뿐”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계절이나 기온이 (바이러스 확산을)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에만 의존할 순 없다”고 말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사회적 거리 두기 등을 통한 생활 방역의 실천이란 의미다. 뉴욕타임스는 “날씨는 통제할 수 없지만, 우리의 행동은 통제할 수 있다”고 전했다.
 
R0(기초감염재생산지수)
코로나19의 감염력을 보여주는 수치로 환자 1명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 있는 평균 인원을 의미한다. 1이 넘으면 유행이 퍼지고, 1보다 낮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유행이 사그라든다는 의미다. 

칠레 하루 3만 6179명 확진…겨울 맞는 남반구 팬데믹 비상
겨울로 접어드는 지구촌 남쪽, 남반구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독감(인플루엔자)까지 함께 유행하면서 ‘두 개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북반구→남반구→북반구’로 이어지는 2~3차 대유행의 순환 고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고개를 든다.
 
브라질·페루·칠레 등의 코로나19 확산 세에는 가속이 붙는 모양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현재 브라질에서는 하루새 3만491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총 환자는 92만3189명에 이른다. 지난달 초 하루 신규 확진자가 1000명 수준이었던 칠레에서는 지난 18일 하루에 3만6179명의 환자가 발생했다. 전체 환자(22만628명)의 16.4%가 하루에 나왔다.
 
코로나19의 남반구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건 계절적 요인 때문이다. 미국 메릴랜드 의과대 연구진은 “가을과 초겨울 날씨로 접어드는 남반구에서 코로나19가 유행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구진이 코로나19 유행이 크게 확산한 1월~3월 10일 사이 지역사회 감염이 발생한 전 세계 50개 도시의 지리적 위치와 기온·습도 등 기후적 요인을 분석했다. 이 결과 초겨울 날씨를 보인 곳에서 코로나가 맹위를 떨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망자가 10명 이상 발생한 8개 도시(중국 우한, 한국 대구, 이탈리아 밀라노, 미국 시애틀 등)의 공통점도 도출됐다. 북위 30~50도에 위치하고, 평균 온도가 섭씨 5~11도에 머물며 습도가 44~84%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는 코로나가 기온은 4도, 습도는 20~80%인 환경에서 최적의 감염력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와도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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