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코로나에 뜬 ‘5060 엄지족’···‘라스트 마일’ 유통 명운 가른다

출고장에 도킹한 트럭. 신선도 유지를 위해 출고장 문에 정확히 붙여서 도킹한다. 문희철 기자

출고장에 도킹한 트럭. 신선도 유지를 위해 출고장 문에 정확히 붙여서 도킹한다. 문희철 기자

충청북도 음성군 대소면 풀무원 엑소후레쉬 음성 물류센터. 연면적 4만2335㎡로 신선식품을 처리하는 단일 저온 물류센터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지난 4일 찾은 이곳에선 8300㎏짜리 거대한 갠트리 크레인(Gantry Crane)이 2℃의 찬 공기를 초당 4m의 속도로 가르며 바삐 박스를 옮기고 있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온 두부 박스를 전국 480개 매장별로 분류하는 작업이다. 총 8대의 갠트리 크레인이 시간당 300박스씩 하루 12시간 작업해 11t 트럭으로 옮긴다. 두부 외에도 2만여 매장으로 배송되는 제품들이 이곳을 거친다. 
 

[포스트코로나 시대, 소비 대변혁 ③ Flow(플로우)]
입고~배송 ‘라스트 마일’ 경쟁 치열
시스템 앞선 쿠팡 주문 월20% 늘어
롯데·신세계도 온라인 배송 키워
풀무원, 국내최대 저온창고 가동
네이버·카카오도 물류 강화할 듯

직배송 준비하는 풀무원  

풀무원은 지난달 갠트리 크레인 10대를 추가 주문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자사 온라인몰(풀무원샵) 주문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국내서 확산한 2~5월 이 회사의 온라인 매출은 137% 늘었다. 기존의 2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고무된 풀무원은 소비자에게 직접 배송하기 위한 물류 시스템 컨설팅도 의뢰했다. 지금은 풀무원샵 배송은 택배 회사에 맡기고 있지만, 직배송으로 전략을 튼 것이다. 풀무원의 이 같은 전략은 “온라인 시장이 더욱 커지면서 제조업체가 소비자에게 바로 판매하는 게 유리해졌다”(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는 진단과 맥을 같이 한다.    
 
코로나19가 소비재·유통 기업의 변신을 재촉하고 있다. 기존에는 매장 접근성이 경쟁력을 갈랐다면 이제는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순간’을 놓고 싸우는 ‘라스트 마일’ 전쟁 시대다. ‘입지’보다는 입고부터 배송까지 전담해주는 시스템, 흐름(Flow)이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제조사와 유통사 모두 물류에 투자할수록 유리한 고지를 점한다는 가정에서 움직이고 있다.   
 

코로나로 탄생한 5060 엄지족  

유통업체 매출 증감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통업체 매출 증감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코로나19 시대는 한국형 ‘5060 엄지족’을 탄생케 했다. 오프라인에 충성하던 5060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강제’로 온라인(e커머스)에 입문하고 있다. e커머스 업체인 마켓컬리의 50대 이상의 신규 회원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5월 전년 동기 대비 110% 늘었다.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에선 3~4월 5060 세대가 지출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90% 늘었다.

관련기사

쿠팡은 코로나19 사태에서 물류의 위력을 보여줬다. 2월 이후 쿠팡의 결제액은 매달 전년 대비 20%대 이상 성장률을 기록했다. 1분기만 4조84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조2000억원, 영업적자 7205억원으로 적자 폭을 줄인 데 이은 성과다. 물류 자회사인 쿠팡풀필먼트 매출은 2017년 약 1085억원에서 지난해 약 5845억원으로 늘었다.  
유통업체 매출 증감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유통업체 매출 증감률.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흐름에 사운이 걸렸다   

쫓아가는 형국인 오프라인 유통 기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의 오프라인 인프라와 온라인 배송을 어떻게 접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느냐가 생존 전략의 핵심이다. 
롯데는 최근 온라인 통합플랫폼 ‘롯데온’ 론칭과 함께 물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롯데가 약 3000억원을 들여 건설 중인 충북 진천 롯데글로벌로지스택배 메가 허브(Mega Hub) 터미널은 2022년 완공되면 원스톱 물류를 통해 하루 150만 박스를 처리하게 된다. 오프라인 매장을 온라인 배송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바로배송’ 서비스를 지난 4월 개시한 롯데마트 중계점과 광교점은 약 한 달간 온라인 주문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0.8%, 175.6% 증가했다.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신세계는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 네오(NE.OㆍNExt generation Online store)에 최소 4500억원을 들여 일찌감치 온라인 배송에 투자했다. 신세계 온라인 플랫폼 SSG닷컴은 네오를 기반으로 수도권 일부 지역에 ‘새벽배송’을 선보인 결과 2018년 2조4000억원이었던 총 매출액이 올해는 3조6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 경기도 용인과 김포에서 네오 3곳을 운영 중인 SSG닷컴은 현재 4호 부지를 물색 중이다. 
 

네이버도 물류 뛰어드나

네이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네이버의 지난해 온라인 쇼핑 결제액은 전년보다 27% 상승한 20조9249억원으로 쿠팡(17조771억원)과 이베이코리아(16조9772억원)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를 겪은 올해 1분기엔 전년 동기 대비 약 32% 증가한 5조8000억원(추정)까지 치고 올라왔다. 지난 3월에만 역대 최대인 2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네이버가 유통업의 경계 1호로 떠오른 건 거래액을 늘려가는 동시에 최근 실적 발표에서 물류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배송 니즈가 네이버쇼핑 안에서 잘 대응될 수 있도록 다양한 브랜드사나 물류업체와 협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적으로 네이버의 대형 브랜드 판매 채널 ‘브랜드스토어’에 입점한 LG생활건강은 CJ대한통운과 계약을 맺고 전날 자정까지 주문하면 익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 4500만 카카오톡 사용자를 토대로 무섭게 성장한 카카오커머스까지 나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카카오커머스는 2018년 12월 분사 후 지난해 첫 실적에서 매출 2961억원, 영업이익 757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5%를 넘어선다. 주력 서비스인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지난해 거래액은 3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 부문 재편에도 착수했다. 전자상거래 업계에선 “카카오가 네이버 모델로 물류에 진출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주시하고 있다.
 

공룡의 물류 투자  

e커머스의 물류 투자는 전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다. 미국 아마존은 풀필먼트바이아마존(FBA)을 통해 지난 3월 당일배송 서비스를 출시했다. 이를 위해 자국 내 170여개 물류센터에 기존 센터의 10분의 1 규모인 ‘미니 풀필먼트(상품 보관부터 배송 처리까지 일괄로 하는 물류시스템)를 추가로 확보했다. 해당 지역에선 오후 5시 이전 주문하면 오후 10시, 오후 5시~자정에 주문하면 다음날 오전 8시 이전에 각각 받을 수 있다.  
 
중국 알리바바 역시 현지 택배사인 윈다 지분 10%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렇게 되면 알리바바는 비상장기업인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 외에도 5대 택배사(ZTO, YTO, BEST, STO) 지분을 모두 소유하게 된다. 알리바바가 지분 63%를 보유한 차이냐오는 중국 내 택배 물량의 80% 이상을 처리하는 회사다. 
 
일본 e커머스 1위인 라쿠텐도 지난 2018년 1월 월마트 자회사 세이유GK와 파트너십을 체결해 입점 업체들의 재고 보관부터 배송까지 포괄적으로 서비스하는 '원딜리버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과 동일한 무료 익일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아마존 재팬의 입지과 맞서기 위해서다.
 
야후재팬은 물류기업 야마토와 업무제휴를 맺고 이달 말부터 야후쇼핑, 페이페이몰에 입점한 판매자들에게 풀필먼트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야후재팬의 모회사인 Z홀딩스는 네이버가 소프트뱅크와 합작한 회사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결국 라스트 마일을 누가 잡느나가 유통의 승자를 결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온라인 구매를 결정하는 요인 중 배송 경쟁력이 가격이나 상품 다양성 등 다른 요인보다도 크게 작용하는 것이 그간 입증됐기 때문이다. 최저가보다 ‘최적의 배송’이 높이 평가받는 시대가 왔다는 설명이다.  
 
추인영·문희철·곽재민·전영선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