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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사다리차, 여자라 안된다?” 금녀벽 깬 1호

유지연 소방관.

유지연 소방관.

대당 10억원 넘는 차를 몰지 않고 “주차장에 두는 게 제일 좋은 일”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소방관이다. 이들은 “화재나 큰 사고로 출동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것이 국민에게 가장 좋은 일”이라고 말한다. 최근 십수억원 하는 차 운전석에 앉게 된 서울 영등포소방서 유지연(43·사진) 소방관을 지난 15일 만났다. 그는 국내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대형 특수 소방차량인 소방 사다리차 운용사 자격시험에 합격했다.
 

유지연 첫 여성 특수소방차 운용사
소방관 됐는데 경리·행정 업무만
“제대로 된 보직 갖기 위해 도전 ”

우리나라 1호 여성 소방사다리차 운용사가 된 서울 영등포소방서 유지연 소방관이 소방사다리차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 영등포소방서]

우리나라 1호 여성 소방사다리차 운용사가 된 서울 영등포소방서 유지연 소방관이 소방사다리차를 조작하고 있다. [사진 영등포소방서]

“사다리차 운용은 인명구조와 연결돼 있어, 까딱 실수하면 큰 사고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특수차 공부를 많이 해 현장에서 많은 생명을 구조했으면 좋겠어요.” ‘소방사다리차를 잘 운용하는 여성 소방관’ 선례를 만들고 싶다는 유 소방관의 말이다. 소방 사다리차는 화재 진압과 함께 인명 구조도 한다. 차량의 길이는 13m, 너비는 2.53m, 높이는 4m다. 운전석도 대략 2m 높이다. 무게는 30t. 사다리를 펼치면 아파트 15층 높이까지 올라간다. 고층건물 화재를 진압하는 차로, 이제까진 남성 소방관이 차를 운용했다. 소방청은 ‘소방 사다리차 운용사’의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자격증제를 도입했는데, 지난 5월 말 치러진 첫 시험에서 유 소방관이 합격했다. 대학에서 아동복지학을 전공한 유 소방관은 2008년 소방공무원 시험을 통해 늦깎이 소방관이 됐다. 처음 발령을 받은 곳은 마포소방서. ‘소방’을 하러 왔는데, 행정 보조 업무를 맡았다. 같은 소방관을 만나 결혼했다. 육아 휴직을 마치고 일터로 돌아온 것이 2016년. 여의도119안전센터에서 일하면서 ‘외근’이 너무 하고 싶었다. 1년 반가량 구급차를 타면서 심정지 환자 등을 실어나르는 일을 했다. 누군가를 살려낸다는 보람은 짜릿했다고 한다. 마침 퇴직자가 생기면서 ‘운전원’ 자리가 났다.
 
지난해 7월 경리 일을 하면서도, 틈틈이 특수차량 운전 일을 배웠다. ‘물’만으로는 진압이 안 되는 유류 화재의 경우엔 무게가 5t인 화학 차량이 출동한다. 이 차량을 운전하고 제어하는 일을 맡았다. 여의도119안전센터에서 함께 일한 28년 베테랑 소방관 이기종 주임이 특수차량 운전 ‘사부’ 역할을 해줬다. 구급차로 시작해 화학차 운전을 익힌 유 소방관은 사다리차에 도전했다. 유 소방관은 “제대로 된 보직을 갖고 싶어서 찾은 것이 운전이었고, 자격증은 시작일 뿐”이라며 “인명 구조에 큰 힘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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