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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 보유 10억 아파트의 내년 종부세, 올해의 27배로 급증

2017년 8월 정부가 다주택자에 양도소득세를 무겁게 물리는 대책을 발표하자 부동산업자 A씨는 가족 명의로 법인 여러 개를 설립했다. 갭 투자(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를 해 보유한 서울 강남 고가 아파트 수십여 채를 이들 법인에 현물 출자 형태로 나눠 이전했다.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17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 스카이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지방 병원장 B씨도 부동산 법인을 설립했다. 부인 명의로 소유하고 있던 아파트 2채 가운데 1채를 이 법인에 팔았다. 법인을 통한 편법 투자 덕에 A씨와 B씨 모두 다주택자 ‘딱지’를 떼고 양도세와 종합부동산세를 아낄 수 있었다. 국세청이 지난달 적발한 투기 사례다.
 
앞으로는 이런 편법 투자가 통하지 않는다. 정부가 17일 발표한 부동산 대책을 통해 법인이 가진 주택에 대한 종부세와 양도 시 세금 부담을 크게 늘리기로 했기 때문이다. 
 

법인에 일괄 종부세 최고세율 적용

내년 6월부터 법인이 보유한 주택에 종부세 최고세율(3~4%)이 적용된다. 지금까진 공시가격 합산액에 따라 2주택 이하(조정대상지역 내 1주택 포함)면 0.6~3%, 3주택 이상(조정대상지역 내 2주택 포함)이면 0.8~4% 세율을 물렸다. 이젠 개인과 달리 법인은 일괄적으로 최고세율에 맞춰 종부세를 내야 한다. 다만 법인의 사원용 주택, 기숙사 등에 대한 비과세 특례는 현행대로 유지된다.  
 
법인 보유 주택에 대한 종부세 6억원 공제 혜택도 사라진다. 현재 개인이 주택 3채를 갖고 있다면 6억원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법인 2개를 추가로 세워 한 채씩 나눈다면 공제액은 총 21억원으로 늘어난다. 개인 1세대 1주택자 공제 9억원에, 법인 2개 각각 6억원씩 12억원 공제가 가능하다. 내년 6월부턴 법인 보유 주택은 공제 없이 공시가 총액에 맞춰 종부세가 매겨진다.
 
또 정부는 18일 이후 법인이 새로 사들인 조정대상지역 내 장기 임대등록 주택에도 종부세를 매기기로 했다. 원래 법인이 보유한 8년 장기 임대 주택(수도권 6억원, 비수도권 3억원 이하)은 종부세 비과세 대상이었다.   
 
바뀐 기준대로라면 법인 보유 주택에 부과되는 종부세는 크게 오른다. 양경섭 온세그룹 세무사의 분석에 따르면 법인이 공시가격 10억원 아파트 한 채를 소유했을 때 매겨지는 종부세(농어촌특별세 포함)는 올해 126만7200원에서 내년 3420만원으로 27배 늘어난다. 지난해 발표된 ‘12·16 부동산 대책’의 종부세 강화 방안과 이날 발표된 내용을 반영한 액수다. 종부세의 세 부담 상한은 고려하지 않았다.
 
6·17 부동산 주요 대책.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6·17 부동산 주요 대책.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법인 양도시 추가세율 10→20% 상향

내년부터 법인이 보유 주택을 양도할 때 적용하는 추가세율도 올라간다. 현재 법인의 주택 양도 차익에 대해 기본 법인세율(10~25%)에 10%포인트 세율로 추가 과세하고 있다. 내년 1월부터는 추가세율이 20%포인트로 상향 조정된다. 또 8년 이상 장기 임대등록 주택을 양도할 때 추가 과세를 하지 않았는데, 오는 18일부터는 법인이 새로 임대하는 주택에 대해서도 추가세율을 매긴다.
 
또 개인·법인 상관없이 주택 매매·임대 사업자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다. 규제지역, 비규제지역 모두에서다. 기존엔 규제지역 내에서만 주택 매매·임대 사업자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 20∼50%를 적용받았다.
 
문재인 정부가 21번째 내놓은 부동산 대책인 ‘6ㆍ17대책’은 이처럼 법인을 통한 거래를 주요 타깃 중 하나로 삼았다. 국세청 조사에 따르면 새로 설립된 부동산 법인 수는 2018년 7796개, 지난해 1만2029개, 올 1~3월 5779개로 빠르게 늘었다. 개인과 법인 간 아파트 거래량도 2018년 9978건에서 2019년 1만7893건으로 급증했다. 올 1~3월 거래량은 1만3142건으로 2018년 연간 기록을 이미 뛰어넘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과열 요인 관리 방안(6ㆍ17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시장 과열 요인 관리 방안(6ㆍ17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뉴스1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최근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이 전년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고 있는데 특히 법인의 매수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전국적으로 법인이 매수한 아파트의 비중은 2017년 1%에서 현재 6.6%까지 늘었다. 대출ㆍ세제 등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장관은 “법인 관련 대출 세제를 정비해 법인을 통한 투기를 차단하겠다”며 “최근 주택시장이 과열된 지역의 법인 거래를 대상으로 특별조사를 추진하고 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을 의무화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조현숙ㆍ하남현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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