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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산은 회장 "쌍용차 노사 '사즉필생'으로 다 내려놔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매수자인 HDC현대산업개발을 향해 "산업은행을 신뢰하고 진지하게 대화에 임해주면 고맙겠다"며 "내가 어디 있는지 알테니 언제든지 찾아오라"고 말했다. 생사의 기로에 서있는 쌍용자동차에 대해선 "사즉필생 생즉필사"를 언급하며 "(노사가)좀 더 모든 걸 내려놓고 솔직하게 고민하고 협의하라"고 당부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17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주요 이슈 브리핑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산은은 아시아나항공·두산중공업·대우조선해양·대한항공·기간산업안정기금 등 최근 산은이 직면한 여러 구조조정 과제의 진행 경과를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현산 '서면협상' 요구에 "60년대 연애냐" 핀잔  

산은이 요즘 가장 골머리를 앓는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매각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이다.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기로 한 현산은 지난 9일 산은 등 채권단을 향해 "인수조건을 원점에서 재검토하자"고 요구한 바 있다. 현산은 더불어 "서면을 통해 각자의 의견을 명확하게 전달하자"며 '서면협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에 현산이 사실상 계약 무효를 전제로 협상을 이끌어가고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기도 했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 주기장에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들이 멈춰 서 있다. 연합뉴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아직 (계약의) 유효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렇다 저렇다 속단할 일은 아닌 것 같다"며 "시장 상황이 바뀌고 환경이 바뀌면 협의할 게 많아지게 마련인데 서로 믿고 얘기하면 많은 것을 풀어나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면협상 논란에 대해 이 회장은 "지금이 60년대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편지를 하냐"며 "상호 신뢰를 전제로 진지한 논의를 하기엔 제한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어디 있는지 알테니 언제든지 찾아오면 된다"며 산은이 앞서 밝힌 대면협상 원칙을 고수했다.
 

"쌍용차 노사 '사즉필생 생즉필사'로 고민해야"  

심각한 경영위기로 생사 기로에 서있는 쌍용자동차도 이날 화두였다. 쌍용차는 7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 인도 마힌드라가 2300억원 투자 계획을 철회하며 발을 빼려고 하는 가운데 당장 주채권은행 산은에 900억원을 갚아야 하는 처지다. 정부가 코로나19 피해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조성한 40조원 규모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쌍용차에 투입할 것인지를 두고도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차량에 타고 있다. 뉴시스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이 지난 1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에서 쌍용자동차의 회생 방안 논의를 마친 뒤 차량에 타고 있다. 뉴시스

이 회장은 이에 대해 "쌍용차 사태의 대전제로 말하고 싶은 건 '돈이 기업을 살리는 게 아니다, 돈만으로 기업을 살릴 순 없다'는 것"이라며 "자금도 필요하지만 사업이 더 필요하다는 부분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민의 주체는 쌍용차 노사가 돼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죽으려고 하면 살 것이고 살려고 하면 죽을 것이다'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지 않냐"며 "노사가 좀 더 모든 걸 내려놓고 솔직하게 고민하고 협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추가 자금 지원을 논의하기에 앞서 쌍용차가 노사가 구조조정과 연구개발(R&D) 등을 통한 계속기업 가치 가능성을 스스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아울러 최근 쌍용차에서 손을 떼려고 하는 최대주주 마힌드라를 달래는 모습도 보였다. 그는 "마힌드라는 그동안 최선을 다해왔고 그 부분에 대해 굉장히 고마움을 표하고 싶다"며 "지금 인도 시장에서 굉장히 어려운 상황인 걸로 아는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해주시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당부했다.
 

1.2조 지원 대한항공 "송현동 부지 영향 없다"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 뉴스1

경남 창원 두산중공업 본사. 뉴스1

이날 산업은행은 3조원가량을 지원한 두산중공업에 대해선 구체적인 말을 아꼈다. 최대현 산은 기업금융부행장은 "두산그룹이 제시한 자산 매각이 잘 진행된다면 채권단이 지원했던 긴급자금 상환이나 재무구조 개선은 조기에 정상화 될 것으로 보여진다"며 "6월부터 9월까지 두산중공업이 외부 컨설팅 기관을 통해 회사의 구조개편이나 사업부 개편 고민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회장과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만남에 대해선 "약정 체결이 다 끝났고 추가적인 투입 자금에 대한 거래나 약정도 종결됐기 때문에 두 분 만나면 좋겠다는 두산그룹 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미팅을 한 번 했다"며 "두산그룹이 '신속하게 자구계획 이행하겠다. 걱정하는 신사업도 정확하게 에너지 중심 그룹으로 가겠지만, 신재생에너지 그룹으로 가는 건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충실하게 이행해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한진그룹이 7성급 호텔을 지으려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연합뉴스

한진그룹이 7성급 호텔을 지으려던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 연합뉴스

 
산은과 수은은 지난달 26일 대한항공에 긴급자금 1조2000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내년 말까지 2조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서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특별약정을 체결하기도 했다. 최 부행장은 이에 대해  "최근 1조2000억을 지원하면서 일반적인 약정을 다 체결했다"며 "여기엔 (한진칼의) 자본확충 규모가 일정금액에 미달할 경우 한진칼이 가지고 있는 유상증자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는 확약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 특별약정엔 서울시 종로구에 위치한 '송현동 부지' 매각 계획도 포함돼있었다. 그러나 서울시가 이 송현동 부지를 문화공원으로 지정하고 강제 수용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차질이 생겼고, 대한항공과 서울시는 현재 이를 두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최 부행장은 이에 대해 "(송현동 부지 매각이) 빨리 진행이 안 돼도 다른 부분으로 커버될 수 있도록 약정을 진행했다"며 "(매각이 차질이 생겨도)전체 약정에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말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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