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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벽 깬 '야구소녀' 이주영, '이태원 클라쓰' 그 트랜스젠더

영화 '야구소녀'. [사진 싸이더스]

영화 '야구소녀'. [사진 싸이더스]

“촬영 전 실제 프로야구에 가려는 고교 남자 선수들과 훈련하면서 어쩔 수 없이 나와 비교하게 됐어요. 남녀 신체의 다름일 수 있지만, 영화 속 수인은 그런 한계로 스스로 브레이크 걸지 않거든요. 저도 ‘여자니까 쟤네처럼 못해’보다 ‘쟤네 저렇게 하네, 나도 해봐야지’ 하며 최대한 나를 깨고 나가려고 했죠.”

18일 개봉하는 성장 영화 ‘야구소녀’(감독 최윤태)의 주연 배우 이주영(28)의 말이다. 그가 맡은 주수인은 고교 졸업반이자 야구부 유일 여자 선수. ‘야구영재’ 출신으로 고교 야구부에선 최고구속 134㎞, 볼 회전력 강한 투수로 인정받았지만, 프로팀 입단 테스트 기회는커녕 취직이나 하란 핀잔만 산다. 여자 프로야구 선수는 전례가 없다는 이유다. 그래도 수인에게 포기란 없다. 
 

18일 개봉 영화 '야구소녀' 주연
여자 고교 야구선수 프로 도전기

편견 맞선 이주영표 캐릭터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마현이. [사진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마현이. [사진 JTBC]

편견에 당당히 맞선다는 점에선 올초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에서 연기한 트랜스젠더 주방장 마현이와 닮았다. 이주영은 가출청소년을 그린 ‘꿈의 제인’(2017), 믿음과 불신을 오가는 간호사 역으로 부산국제영화제 올해의 배우상을 받은 ‘메기’(2019) 등 독립영화에서도 세상 잣대를 뒤집는 역할로 주목받았다.  

그는 주수인이 “작은 히어로 같았다”고 했다.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몰랐어요. 프로가 되고 싶은 여자 고교야구선수가 있다는 것도, 현실에선 법 아닌 벽으로 가로막혀있다는 사실도. 주수인이란 캐릭터 자체의 기운이 좋았어요. 주위 사람들이 자기를 응원하게 만드는 힘이 있거든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이야기 아닐까, 생각했죠.”
 

'야구소녀' 모티브는 안향미 선수

신예 최윤태 감독이 실제 “리틀야구팀 여학생 인터뷰를 보고” 착안한 영화다. “인터뷰에서는 그를 천재 야구소녀라고 치켜세우면서도 ‘여자가 야구를 해?’라는 시선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었다”는 최 감독은 실력파 선수 수인을 “‘여자가 왜 야구를 해?’라는 질문에 ‘이래도 안 된다고 생각해?’ 되묻는 캐릭터”라 전했다. 1997년 한국 여자 최초로 고교 야구부에 입학해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선발투수로 등판하며 KBO 공식 경기에 출전한 안향미 선수가 모델이다. 극 중 고교 야구부에 남자 라커룸만 있는 탓에 수인이 화장실 맨 끝 칸에 자신만의 탈의실을 마련한 것도 여자 선수들 현실에서 따온 설정이다.  
“이미지만으로 존재감이 돋보일 수 있는 배우”를 찾던 최 감독이 가장 먼저 떠올린 이가 이주영이었단다.  
 

'야구알못', 투수 매력에 푹 빠져

영화 '야구소녀'. [사진 싸이더스]

영화 '야구소녀'. [사진 싸이더스]

이주영은 대학도 체육학과를 갔다. “논술로 뽑는 수시전형에 점수 맞춰 간 것이지만, 몸 쓰는 데 두려움은 없는 편”이라고 했다. “내가 어설프면 영화가 말하려는 것이 바래지 않을까” 싶어 촬영 전 40여일 훈련 끝에 극 중 모든 야구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했다. 컴퓨터그래픽(CG)‧카메라앵글 등 도움도 받았지만 던지는 폼이 제법 그럴듯하다.  
“‘야구알못’인데 야구란 스포츠에 왜 이렇게 열광하는지 해보니 알겠더군요. 특히 투수는 머리로 시합을 운영해나가는 포지션이란 게 매력적이었어요. 나중엔 직구로 던지면 마운드에 꽂힐 정도는 됐어요. 그에 비해 너클볼이나 다른 구종은 어려워서 애먹었죠.”
 

배우란 정점 없는 직업…질투심 공감

영화 '야구소녀'. [사진 싸이더스]

영화 '야구소녀'. [사진 싸이더스]

그는 “이번 영화가 여성이 현실의 벽을 깨나가는 데 의의 있는 서사지만, 나아가 더 큰 메시지를 던지고자 했다”면서 이를 “나 자신과의 싸움”으로 설명했다. 나이‧성별 떠나 꿈을 좇는 모든 이에게 해당하는 얘기다. “수인이 타의에 의해서가 아니라 주체적인 선택으로 다음 길을 찾는다는 게 보이길 바랐어요. 연기 톤도 감정 표출보단 속으로 끓는 듯한 느낌으로 미묘하게 다가가려 했죠.”
야구로 자신을 앞지른 친구 정호(곽동연)에 대한 질투심은 배우로서도 공감 갔단다. “단편영화 때부터 친하게 지낸 배우(전소니)와 서로 엄청 질투하면서도 서로가 못 하는 것, 잘하는 것에 대해 솔직한 감정을 나누거든요.” 
그는 “배우 일을 하면서 보니 정점이라는 게 없는 것 같다. 나보다 잘하는 사람은 무조건 존재하고 다음엔 뭐가 있을지 예측할 수 없다. 오래 한 선배 배우들도 공통된 고민 같더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만족을 느끼기 어렵고 비교당할 수밖에 없다면 나 자체를 그냥 인정해버리는 게 낫다. 그런 깨달음을 얻은 지 얼마 안 됐다”고 돌이켰다. 
 

'이태원 클라쓰' 이렇게 사랑받을줄 몰라 

영화 '야구소녀' 주연배우 이주영을 1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 싸이더스]

영화 '야구소녀' 주연배우 이주영을 10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사진 싸이더스]

“작품 선택은 계산하기보다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게 후회 없다”는 지론이다. “‘이태원 클라쓰’는 원작 웹툰 연재할 때 재밌게 봐서 선택했는데 이렇게까지 폭발적인 사랑 받을 줄은 생각 못 했죠. ‘야구선수’는 드라마 끝나고 영화에 집중하며 캐릭터에 빠져있고 싶다는 갈망이 있었죠.”
자신이 “즉흥적이고 ‘지금’이 중요한 사람”이란 그는 연기의 즐거움으론 “하나하나 성취해나가는 보람”을 들었다.  
소셜미디어에선 여성인권‧성평등을 지지한 발언으로 화제가 된 데 대해선 “배우 이전에 사람으로 살면서 느낀 것들, 이런 방향이 좋지 않을까 건넨 수준이다. 그런 이야기를 해도 조명되지 않을 만큼 당연한 시대가 오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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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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