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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에 軍 재배치 한다는 北···트럼프 '주한미군 감축' 카드는

북한이 17일 관영 매체에서 밝힌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발표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한국을 압박하는 '대적(對敵) 군사행동'을 공개하면서, 동시에 9ㆍ19 군사합의(판문점 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를 사실상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가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북, 개성과 금강산에 군 재배치
한반도 안보 위기 우려 높아져

16일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모습. 이곳 월곶면은 지난달 31일 탈북단체가 대북전단 5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편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남북합의로 비무장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예고했다. [뉴스1]

16일 경기도 김포시 애기봉 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개풍군 모습. 이곳 월곶면은 지난달 31일 탈북단체가 대북전단 50만장을 북한으로 날려 보내 긴장감이 돌고 있다. 한편 이날 북한 인민군 총참모부가 남북합의로 비무장된 지역에 다시 진출하겠다고 예고했다. [뉴스1]

 
특히 남북협력을 위해 후방으로 철수했던 병력과 장비를 금강산 관광지구와 개성 공업지구에 다시 전개하겠다고 강조한 게 눈길을 끈다. 무엇보다 안보 위기감을 증폭시키는 북한이 행동을 개시한 시점이다. 미국은 최근 독일 주둔 미군을 줄이기로 한 데 이어 여차하면 주한미군도 줄일 수 있다는 뜻을 흘리며 우리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태다.   
 
발단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독일이 군사비 부담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내면서 “방위비 문제가 독일뿐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 간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 미군 감축 불똥이 한국으로까지 튈 수 있다는 사실을 암시한 발언이다.
 
주한미군 철수는 연합훈련 폐지와 함께 북한이 줄곧 요구해 온 사항이다. 신범철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러시아의 위협이 줄어든 독일과 달리 한국에서 병력을 빼내기가 쉽지는 않다. 북한이 도발할 수도 있고 중국을 견제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도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오래 이어지고 한국이 강경한 입장을 고집한다면 미국은 주한미군 감축을 진지하게 고려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경찰 개혁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경찰 개혁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P=연합]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개성과 금강산에 연대급 부대와 포병의 재배치를 선언했다. 개성의 공단과 금강산의 관광 시설을 철거하겠다는 의미다. 정부 소식통은 “개성의 경우 2개 사단과 1개 포병여단이 후방으로 물러났다고 알려졌으나, 실제 병력은 포병을 포함해 여단급 정도”라고 말했다. 포병은 유사시 한국을 타격할 170㎜ 자행포(사거리 54㎞)와 240㎜ 방사포(사거리 60㎞ 이상)로 무장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또 9ㆍ19 군사합의서를 더는 지키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비무장 지대(DMZ)에서 철수했던 민경초소(GP)에 다시 병력을 보내고 ▶접경지역 부근에서 각종 군사훈련을 재개하겠다는 발표 내용은 9ㆍ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거스른 것이다. 서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지역의 포병 부대의 전투근무태세도 격상하겠다고도 밝혔는데 이는 9ㆍ19 군사합의에 따라 닫았던 해안포구를 다시 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같이 북한이 군사적 긴장을 높일 경우 오히려 미국을 자극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일찌감치 접도록 만들 것이란 분석(박원곤 한동대 국지지역학과 교수)도 나온다.
 
이철재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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