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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건국대 총장 선임 놓고 내홍…교수協 “법인이 특정후보 투표 종용 의혹”

12일 건국대 신임 총장(전영재 화학과 교수)이 선임된 이후 학내에서 ‘파열음’이 일고 있다. 교수협의회는 학교 법인이 교수와 학생 등 구성원 의견을 무시한 채 총장을 선임했다고 공개적으로 지적했다. 학교 법인이 투표 과정에 개입해 부정선거를 치른 게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법인은 교수협의회 등이 제기한 문제는 모두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교수협 "법인 부당 개입 의혹 해명해야" 

건국대 교수협의회는 15일 오후 학내 모든 교수에게 ‘제21대 총장후보자 선출과정 부당개입 의혹에 대한 답변 요구서’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보냈다. 교수협의회는 성명을 통해 “법인이 총장후보자선정위원회 위원들에게 특정 후보 투표를 종용했다는 의혹이 다수 구성원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며 “즉각적이고 책임 있는 답변을 요구한다. 거짓 해명이 있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뉴스1

건국대학교 서울캠퍼스. 뉴스1

건국대는 투표위원 75명으로 구성된 총장후보선정위원회(총선위)에서 총장 후보자 3명을 선정하고, 이사회가 이 중 한명을 총장으로 선임하게 돼 있다. 총선위는 교수(43명)·직원(14명)·학생(7명)·동문(4명)·사회지도층(7명)으로 구성된다. 사회지도층으로 분류된 7명의 총선위원은 학교 법인이 선정한다. 전 신임 총장은 총선위 투표에서 9명의 후보 중 두 번째로 많은 득표를 기록했다.

15일 건국대 교수협의회에서 학내 교수들에게 보낸 성명서 일부.

15일 건국대 교수협의회에서 학내 교수들에게 보낸 성명서 일부.

교수협의회를 중심으로 나오는 지적은 학교 법인이 투표 전 일부 총선위원에게 접촉해 특정 후보자를 뽑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법인이 애초부터 전영재 교수를 21대 총장으로 선임하려고 했고, 이를 위해 투표 과정에 개입했다고 본다. 총선위에서 표를 많이 받은 3명 중 한 명을 이사회가 총장으로 선임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해 법인이 사전 작업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일부 동문 "총장 선임 재고" 

83~92학번 등으로 구성된 졸업생 모임인 ‘청년건대’에서도 16일 “비민주적, 비이성적인 제21대 총장 선임은 재고돼야 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사회 회의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문계열의 한 교수는 “총선위의 투표가 치러진 11일 전날과 전전날 법인 측에서 직원과 사회지도층 총선위원에게 전화를 돌려 전 교수를 뽑으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학교 법인에 저항할 수 없거나 우호적인 인사들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사회가 정한 총장후보자선정위원회 규칙에 따르면 총선위 위원에 대한 개별적인 전화·문자 등은 금지 사항이다. 교수협의회는 “총장 후보들에게는 총선위원 접촉 금지를 엄중 경고하면서 정작 법인이 특정 후보 투표를 종용했다는 게 사실이라면 적절한 조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들은 총장 자격 박탈까지 언급했다.

 
사회과학계열의 한 교수는 “전 교수는 개표 전까지 ‘0표’가 나올 거라고 모두가 생각했던 인물”이라며 "몇 년간 준비한 후보들도 5표 이상을 받기 어려운데 준비 없이 입후보한 전 교수가 몇 주만에 3순위 안에 들 정도로 표를 얻었다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된다"고 했다.

 

"1등 배제…2등 뽑은 이유 뭐냐"

총선위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한 건 김성민 철학과 교수다. 김 교수에게 결격 사유가 없었음에도 배제하고 전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한 이사회 결정에 대해서도 지적이 나온다. 다만 이사회가 총선위 투표 순위를 따라 총장 선임 결정을 해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제21대 신임 총장으로 선임된 전영재 교수. [건국대 제공]

제21대 신임 총장으로 선임된 전영재 교수. [건국대 제공]

건국대 교수협의회 회장을 지냈던 민동기 경제학과 교수는 14일 ‘총장 선거에 대한 단상’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학내 교수들에게 전체 메일로 보냈다. 그는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서 처음 품었던 기대가 무너졌다”며 “공정과 정의는 사라지고 비전과 철학이 없는 소수의 무리가 또다시 전횡하는 모습”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유자은 건국대 법인 이사장은 지난 1월 신년하례회에서 “총장 선출 과정에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기회의 폭을 넓히겠다”고 했다.
 

법인 측 "투표 관여 안 해…오해 풀 것"

건대 법인 관계자는 "이사회에서는 투표 결과와 관계없이 최종 후보로 올라온 3인 중에 학교 발전에 가장 기여할 수 있을 만한 분을 논의했고, 전 교수를 총장으로 선임한 것"이라며 "정관이나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다. 이어 "법인에서 총선위 위원들에게 연락해 투표를 종용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투표에 관여하려고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법인은 교수협의회와 동문회 등을 만나 모두 소명하겠다는 입장이다. 법인 측은 "구성원들이 의혹을 제기한 만큼 이를 합심해서 풀어가겠다"며 "설명을 하고, 이해를 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교수협의회는 공개 성명 등 추가 행동을 이어갈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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