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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동선 지워드려요” 확진자 잊힐 권리 찾아나선 지자체

송파구청 인터넷 방역단 소속된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낙인효과를 막는 동선 삭제 캠페인 홍보 문구를 들고 있다. [사진 송파구]

송파구청 인터넷 방역단 소속된 직원들이 코로나19 확진자에 대한 사생활 침해와 낙인효과를 막는 동선 삭제 캠페인 홍보 문구를 들고 있다. [사진 송파구]

서울 관악구에서 13년째 음식점을 하는 안기석(63)씨는 3월 초부터 각종 항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가게를 방문한 것이 확진자 동선을 통해 알려지면서다. 대부분 인터넷에 올라온 동선을 보고 “확진자 방문 뒤에도 왜 영업을 계속하느냐”고 따지는 전화였다. 손님 발길도 자연스레 끊기면서 하루 매출도 평소의 10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송파구청, 확진자 동선 지우는 '인터넷 방역단' 운영
행안부 "공공일자리 사업과 연계할 것"

안씨는 “항의전화와 비난을 참다못해 구청에 인터넷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있는 확진자 동선을 삭제해달라고 문의했다”며 “뒤 확진자 동선이 인터넷에서 삭제된 뒤에는 그나마 항의 전화가 좀 줄어든 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청도 지난 1일 “SNS에 올라온 확진자 동선을 삭제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신고자는 “초ㆍ중ㆍ고 동창들이 SNS 게시글을 공유하고 댓글을 달면서 확진자를 특정하고 의심하고 있어서 괴롭다”고 호소했다. 송파구는 이러한 사례를 모아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측에 신고했고, 며칠 뒤 해당 확진자 동선을 올린 게시글이 삭제됐다.
 
코로나19 확진자의 ‘잊힐 권리’를 위해 지자체들이 나서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에 확진자 동선이 떠돌아다니면서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자체가 직접 대책반을 만들어 인터넷을 감시하거나, 시민들로부터 제보를 받은 뒤 확진자 동선을 삭제하는 등의 대책 마련에 나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4월 12일 ‘확진자 이동경로 등 정보공개 지침(2판)’을 개정해 마지막으로 접촉자를 만난 날로부터 2주 후 구청 홈페이지 등에서 확진자 동선을 삭제하도록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그러나 기한이 지난 뒤에도 인터넷 맘카페 등 커뮤니티와 SNS에 확진자 동선이 떠돌면서 피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자체가 해결책을 내놓기 시작했다.
 

송파구청 인터넷 방역단 소속 직원들이 인터넷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 송파구]

송파구청 인터넷 방역단 소속 직원들이 인터넷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진 송파구]

송파구가 지난달 21일 도입한 ‘인터넷 방역단’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의 주된 임무는 인터넷 맘 카페 등 각종 커뮤니티와 SNS에 올라온 확진자 동선을 찾아 삭제하는 것이다. 방역단에 소속된 이들이 인터넷을 직접 모니터링 하거나, 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제보를 받는다. 찾아낸 확진자 동선은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협조를 받아 커뮤니티 운영자에게 삭제 요청하거나, SNS 계정 주인에게 방역단이 직접 연락해 삭제하도록 유도한다.
 
송파구는 약 2주간 인터넷 방역단 운영한 결과 6월 10일까지 총 1000건의 확진자 동선을 파악했으며, 이 중 720건을 삭제 완료했다고 밝혔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삭제 요청 상당수가 확진자 본인이나 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동선이 상세하게 공개되면서 주변 지인들이 확진자임을 의심하는 등 사생활 침해를 호소하는 이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관악구는 3월 25일부터 6월 1일까지 인터넷 커뮤니티·블로그·SNS 등에 올라온 확진자 동선 364건을 찾아냈으며, 이 중 306건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관악구청 관계자는 “확진자 동선을 삭제하는 전담 부서를 만들지 않았지만, 3월부터 구청 내부 부서들의 유기적 협조를 통해 인터넷에 떠도는 확진자 동선을 찾아서 지우고 있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도 지난달 28일 전국 시·도 부단체장이 참석하는 ‘중앙-지방 정책협의회’에 송파구청 인터넷 방역단 사례를 소개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공공일자리 사업인 ‘희망 일자리 사업’에 이러한 정책을 연계하기로 했다.  
 
고규창 행안부 지방재정경제실장은 “개인과 상점에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지역경제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송파구 인터넷 방역단과 같은 좋은 아이디어와 정책사례가 다른 지자체에 전파돼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라고 했다.
 
윤상언 기자 youn.sang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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