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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식 중앙일보 복지전문기자

“코로나로 어려워요” 연금보험료 못내는 근로자 30대 여성이 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국민연금 보험료를 못 내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특히 30대 여성 근로자에게 피해가 집중된다. 보험료를 못 내면 노후 보장에 구멍이 뚫린다. 보건복지부는 올 3월 30일~지난달 15일 국민연금 보험료를 못 내겠다고 신청한 가입자(납부예외자)가 14만5712명으로 집계됐다고 16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 신청자(4만4416명)의 3.3배에 달한다. 직장인은 10만3517명, 자영업자 등의 지역가입자는 4만2195명이다. 직장인 납부예외 신청자는 지난해의 3.7배로, 지역가입자는 2.6배로 늘었다.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 분석하니
직장인 신청자 지난해의 약 4배
30대 근로자 많고, 여성에 집중
추후 납부 못하면 노후연금 줄어
여성 국민연금 빈곤 심화 불가피

원래 납부예외자는 실직·사업중단·휴직·장기입원·자연재해 등으로 인해 연금보험료를 낼 수 없을 때 인정하는 제도다. 정부는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근로자나 자영업자의 소득이 줄어든 경우도 납부예외를 인정하는 특례제도를 도입했다. 3~6월 보험료(최대 석달치만 허용)가 대상이다. 이번에 납부예외 자격을 넓히면서 신청자가 크게 늘었다. 매년 납부예외 신청자가 줄어왔는데, 코로나19가 흐름을 바꿨다. 한계 상황에 봉착한 기업이나 사업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대표적인 데가 항공업계다. 대한항공은 1만8000여 명의 직원이 번갈아가면서 유급휴직을 하고 있다. 직원 30%가 근무하고 70%가 돌아가며 쉰다. 회사 측은 3~9월 연금보험료 납부를 6개월 연기했다고 설명한다. 아시아나항공은 1만500명의 직원이 무급과 유급휴직을 섞어 시행하고 있다. 두 회사 근로자의 급여가 50% 안팎 줄기 때문에 정부가 허용한 신규 납부예외 대상에 들어갔다. 주한미군 소속 근로자도 납부예외를 신청했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편수가 크게 줄면서 항공기들이 인천공항에 멈춰있다. [뉴시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선 운항편수가 크게 줄면서 항공기들이 인천공항에 멈춰있다. [뉴시스]

신청 기업 중에는 종업원 5인 미만의 영세사업장(23.9%) 근로자가 가장 많고, 다음으로 1000명 이상의 대기업(17.5%)이 많다. 업종별로는 제조업·도소매업이 많다.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같은 큰 기업은 6개월 후 보험료를 낼 납부할 예정이라고 하지만 중소 규모 회사나 자영업자는 보험료에 구멍이 뚫릴 가능성이 있다. 직장인 납부예외 신청자 중 30대가 36%로 가장 많다. 40대, 20대 순이다.
 
직장 규모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직장 규모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여성의 충격이 더 크다. 직장인 신청자의 54.1%가 여성이다. 영세사업장 근로자가 여성이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여성 신청자 중에는 30대가 40%에 달한다. 남성 30대(31.4%)보다 높다. 30대 여성이 직격탄을 맞았다. 20대 여성도 21.6%로 남성(14.5%)보다 높다. 여성은 국민연금(노령연금)에 취약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국민연금 수령자 중 여성이 3분의 1에 불과하다. 열 명 중 8.4명(남성은 5명)의 연금이 월 40만원에 못미친다. 코로나19가 여성의 연금 빈곤을 심화시킬 우려가 크다.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자.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지역가입자 중 납부예외 신청자가 가장 많은 업종은 도소매업(전체 신청자의 29%)이다. 숙박·음식점, 학원 등의 교육서비스업도 많은 편이다. 보험료 납부예외가 당장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노후 국민연금이 줄어든다. 이를 막으려면 60세 이전에 추후납부 제도(추납)를 활용해 납부예외 기간 보험료를 내야 한다. 납부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나중에 추납도 불가능하다. 직장인 연금보험료는 회사와 근로자가 반반 낸다. 추납할 때는 가입자가 전액 부담해야 한다. 향후 회사 부담분(소득의 4.5%)을 두고 갈등이 생길 개연성이 있다. ‘공적연금 강화 국민행동’은 3월 정부가 납부예외 확대 조치를 도입할 때 “당장의 위기에 국민연금 납부 유예만 시행하는 것은 미래의 연금 빈곤을 초래할 수 있는 불완전한 대책”이라며 “영세 자영업자, 저임금 영세사업장 근로자 보험료 지원 확대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자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자 추이.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정부가 연금보험료를 지원(두루누리 사업)하는 10인 미만 소규모사업장 근로자(월 소득 215만원 미만) 중 납부예외를 신청한 사람은 0.9%에 그쳤다. 보험료 지원을 받는 농어업인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보험료를 지원받는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소득이 일부 감소해도 납부예외를 신청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한다. 복지부는 “앞으로 두루누리 사업에서 제외된 저소득 지역가입자까지 보험료를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업장 업종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사업장 업종별 국민연금 보험료 납부예외 신청. 그래픽=김영희 02@joongang.co.kr

코로나19에 별로 영향을 받지 않은 국민연금 수급자도 있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3월 조기노령연금 신청자가 지난해 3월보다 8.3% 증가했다. 전체 국민연금 수급자 증가율(9.4%)보다 낮다. 2월도 각각 8.2%, 9.1%로 마찬가지다. 지난해부터 조기노령연금 증가세가 주춤했는데, 그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조기노령연금이란 국민연금 수령 개시 연령(만 62세)보다 최대 5년 당겨 받는 제도이다. 대신 1년에 6%씩 최대 30% 연금액이 깎인다. 평생 깎인 연금을 받기 때문에 평균수명까지 산다고 가정하면 손해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조기연금이 손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지면서 어려워도 조기연금에 손을 대지 않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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