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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의회 독재” 국회 일정 보이콧

176석 거여(巨與)의 단독 질주가 이어졌다. 16일 국회 법제사법위 등 일부 상임위를 가동했다. 미래통합당은 사실상 국회 일정을 보이콧했다. 전날 6개 상임위에 강제 배정됐던 의원들은 상임위원 사임계를 제출했다. ‘일하는 국회’와 ‘의회 독재의 첫날’의 거리는 멀었다.
 

민주당, 일부 상임위 가동 강행
법사위에 조국 옹호 의원들 포진
여당, 이번주 상임위장 다 뽑기로
야당, 강제배정된 의원들 사임계

이 사이 헌정 사상 유례없는 기록들이 쏟아졌다. 국회의장·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이 1967년 국회를 떠올리게 했다면 이날은 88년 13대 국회 개원 이래 처음으로 의원 선서 없이 상임위 활동을 시작하는 날이 됐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어제 6개 상임위의 위원장 선출을 시작으로 21대 국회를 본격적으로 출발한다”며 “늦어진 만큼 지금부터 전력 질주해야 한다. 국민께 약속한 ‘일하는 국회’를 보여준다는 각오로 의정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윤호중, 공수처·검찰개혁 거론 “잘못된 관행·제도 개선”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법사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비어 있다. 이날 통합당은 전날 있었던 6개 상임위 일방 배정에 반발해 국회 일정 참여를 전면 거부했다. 오종택 기자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제사법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첫 법사위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아 자리가 비어 있다. 이날 통합당은 전날 있었던 6개 상임위 일방 배정에 반발해 국회 일정 참여를 전면 거부했다. 오종택 기자

거여 단독으로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법제사법위·외교통일위·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 등 3곳은 이날 오후 2시 전체회의를 열고 간사를 선임했다. 외통위와 산자위는 부처 업무보고도 받았다.
 
아직 상임위원장을 선출하지 않은 상임위도 간담회 형식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행안위는 이날 서영교 행안위원장 내정자 주관으로 코로나19 관련 ‘3차 추가경정예산 사업 설명회’를 열고 행정안전부의 업무보고를 받았다. 사실상 상임위 차원의 추경 예비심사에 착수한 셈이다.
 
민주당은 이번 주 내로 나머지 12개 상임위의 위원장도 모두 선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자체적으론 독주하는 모습으로 잃는 것보다 야당에 끌려가는 모습으로 잃을 게 더 많다는 판단을 했을 거란 관측도 있다. 박지원 전 의원은 “그렇게 총선에서 압도적 지지를 줬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느냐 하는 이런 국민적 비난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5월 넷째 주 47%까지 오르다 원 구성 협상 교착 상태가 반영된 6월 둘째 주 42%로 하락했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긴급 비대위 회의에서 “의회 사상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사태”라며 비판했다.  
 
김성원 원내 수석부대표 등 통합당 의원 25명은 박병석 국회의장을 30여 분간 면담하며 상임위 강제배정에 항의하고 6개 상임위원장 선출을 취소하라고 공식 요구했다. 박 의장이 일방적으로 배정한 통합당 의원 45명 상임위의 일괄 사퇴도 추진한다. 통합당은 상임위와 별도로 경제, 외교안보 등 5개 파트로 자체 특위를 구성해 여당의 ‘일하는 국회’에 맞선다는 전략이다. 최형두 통합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장외투쟁도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물리적인 방법이 불가능하다. 정부·여당의 폭주에 맞설 수 있는 가장 중요한 투쟁의 장은 바로 국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윤호중 법사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주도의 일방적 상임위원장 선출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국회에서 협치라고 하는 것은 자리를 사이좋게 나눠 갖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과 검찰 개혁, 사법부 개혁 등을 거론하며 “위원장으로서 그동안 잘못된 관행과 제도를 개선하면서 생산적이고 효율적으로 위원회를 운영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위원장만 ‘강성’인 게 아니다. 민주당은 법사위원에 지난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와 윤석열 검찰 국정감사 때 각각 수비조와 공격조로 ‘활약’한 김종민·박주민·백혜련·송기헌 의원 등 기존 멤버에 법조인 출신 초선 의원을 대거 보충했다. 고검장 출신의 소병철 의원, 부장판사 출신의 최기상 의원, 조국 법무부의 법무·검찰개혁위원으로 활동한 김용민(변호사) 의원, 『조국 백서』 저자 출신의 김남국(변호사) 의원 등이다. 비법조인으로는 최근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페이스북 설전’을 벌이고 있는 신동근 의원이 합류했다. 김종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명숙 전 총리 사건 등을 거론하며 윤 총장을 상대로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박해리·윤정민·하준호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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