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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보다 1000만원 싸게 팝니다"…'준주택' 오피스텔의 눈물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에서 소형 오피스텔을 가진 신모(64)씨는 요즘 밤잠을 설친다. 오피스텔에서 월세를 받아 노후 생활비에 보태려던 계획이 어긋나서다. 한동안 오피스텔 공실을 감수하면서 월세로 들어올 세입자를 찾았지만 결국 두 달 만에 포기했다.
 

신도시 물량 넘쳐 매매·전세 역전
강남권도 ‘깡통’ 오피스텔 속출
“취·등록세 내준다 해도 안 사가”
‘준주택’ 투자했다 애물단지 전락

할 수 없이 전세로 바꾼 신씨는 오피스텔을 팔기로 작정하고 중개업소를 찾아갔지만 황당한 얘기를 들었다. 전셋값이 1억3000만원인 오피스텔의 매매가가 1억2000만원밖에 안 된다는 게 중개업소의 설명이었다. 그런데도 매수 문의는 뚝 끊겼다. 신씨는 “취득세와 등록세를 대신 내주는 조건으로 매물을 내놨다. 한 달이 지나도록 연락 한 통이 없어 매매가를 더 낮춰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월세 변동률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월세 변동률

한때 ‘준주택’으로 주목받았던 오피스텔 임대 시장이 얼어붙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오피스텔의 공급이 급증한 상황에서 세입자들은 월세를 기피하고 있어서다. 오피스텔 주인들은 고정 수입을 얻을 수 있는 월세를 선호하지만, 세입자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유례없는 초저금리로 세입자들의 전세대출 이자 부담이 줄어든 것도 월세 수요가 줄고 전세 수요가 늘어난 원인으로 꼽힌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 지수는 3년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지난달 월세가격 지수도 3년 만에 가장 낮았다. 오피스텔 월세 변동률은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내렸다. 오피스텔 매매가도 지난 2월부터 4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일부 지역에선 오피스텔을 팔려면 되레 웃돈을 얹어줘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전셋값이 사용가치, 매매가가 투자가치를 가리키는 지표라면 오피스텔의 투자가치가 사용가치보다 낮아졌다는 뜻이다.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마젤란 43㎡(전용면적)짜리는 지난달 1억5100만원(4층)에 팔렸다. 같은 달 같은 층에서 실제 계약된 전셋값은 1억6000만원이었다. 전셋값이 매매가보다 900만원 비쌌다. 경기도 고양 일산신도시에서도 전세보다 싼 오피스텔 매물이 나온다. 장항동 우인아크리움빌 2차 33㎡짜리는 지난달 1억1800만원(8층)에 전세 거래가 이뤄졌다. 이곳의 실거래 매매가는 지난달 1억500만원(13층)이었다. 35㎡짜리도 전세 보증금은 1억2000만원이지만 매매가는 1억900만원에 그쳤다.
 
매매가가 전셋값 아래로 떨어진 이른바 ‘깡통 오피스텔’은 서울 강남권에서도 등장했다.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강남역 서희스타힐스 29㎡짜리는 지난달 2억3200만원(9층)에 매매됐다. 이곳의 전셋값은 2억3500만원(6층) 수준이다. 서울 강남구 자곡동의 강남 지웰홈스 29㎡짜리는 2억1000만~2억2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진다. 이곳에서 전세를 살려면 저층이라도 2억1500만원가량을 줘야 한다. 강남 푸르지오시티 2차 22㎡짜리도 지난달 전셋값(1억5000만원)과 같은 가격에 매매가 이뤄졌다.
 
부동산 정보업체 직방에 따르면 2016년 이후 전국에선 연평균 오피스텔 9만4000여 실이 공급됐다. 지난해는 역대 최고 수준인 11만5000여 실의 공급이 쏟아졌다. 최근 일부 오피스텔 분양단지에서 청약 경쟁률이 높아지긴 했지만 아파트 분양 경쟁률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오피스텔 경쟁률에는 같은 사람이 동시에 여러 건을 청약하는 ‘허수’가 포함될 수 있어서다. 오피스텔 청약은 청약통장이 없어도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이나 전매제한 같은 규제도 받지 않는다. 조현택 상가정보연구소 연구원은 “오피스텔 시장에서 지역이나 입지에 따른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어느 때보다 신중하게 옥석 가리기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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