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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U턴'해도 심사 문턱…보조금 수혜 6년간 10곳뿐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하고 투명한 생산 기지가 됐다. 우리에겐 절호의 기회다. 한국 기업의 유턴은 물론 해외 첨단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해 과감한 전략을 추진하겠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3주년 특별연설)

 
청와대와 정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를 유도하는 ‘리쇼어링’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대통령까지 강조할 정도다. 하지만 기업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리쇼어링 장려가 처음은 아닌데 그동안 정부 지원이 신통치 않았기 때문이다. 
 

보조금 받은 기업 14%, 215억원 남짓 

그래픽=김영희 기자.

그래픽=김영희 기자.

16일 산업통상자원부가 국회 강기윤 미래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리쇼어링(U턴) 기업 지원이 본격화한 2014년부터 현재까지 지원 대상에 선정된 기업은 총 71개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토지 매입 및 설비투자 국가보조금을 지원받은 곳은 단 10곳(14.1%)에 불과했다. 6년간 지원된 국가투자보조금은 215억원에 그쳤다. 

 

리쇼어링했지만…마주한 건 높은 문턱

현대모비스가 울산 북구 이화산업단지에 15만㎡ 규모로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부품공장 건설 현장 모습. 오는 7월 완공하면 시험 생산을 거쳐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간다. 김영주 기자

현대모비스가 울산 북구 이화산업단지에 15만㎡ 규모로 짓고 있는 전기차 전용 부품공장 건설 현장 모습. 오는 7월 완공하면 시험 생산을 거쳐 내년 초 양산에 들어간다. 김영주 기자

리쇼어링이 푸대접을 받은 대표적인 사례가 현대모비스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8월 울산에 친환경차 부품공장을 세웠지만, 정작 100억원 규모의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심사에서는 탈락했다. 관련 고시에 명시된 투자사업장의 상시 고용인원 20명 이상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는 게 이유다. 현대모비스는 인근 사업장의 연구·개발(R&D), 영업 등 업무 인력 20여명을 전환 배치했지만, 산업부는 신규 채용만을 상시 고용으로 봐야 한다는 유권 해석을 내놨다.
 
자연히 보조금 지원 기준과 절차가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이 나온다. 관련 고시인 '지방자치단체의 지방투자기업 유치에 대한 국가의 재정자금 지원기준'에 따르면 리쇼어링 기업이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지자체의 타당성 평가, 한국산업단지공단 검토, 정부의 최종 심의까지 3단계를 거쳐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상시 고용 인원 요건이 30명에서 20명으로 완화되는 등 유턴 보조금 규정은 점차 완화되는 추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핵심 '문턱'은 그대로다. 그나마 유턴 보조금은 여러 지방투자촉진 보조금 중에서는 요건이 가장 덜 까다로운 편에 속한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제조업 분야는 시설을 자동화하는 등 고용인원을 줄이는 방향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라며 "고용 사정이 다른 분야에 상시고용인원을 일률적으로 제한하는 등 경직적 규제는 오히려 리쇼어링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요건을 세분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파격적 인센티브' 재차 약속은 했지만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및 3차 추경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부가 3차 추경을 통해 파격 인센티브로 약속한 유턴 기업 전용 보조금(200억원) 지급에도 이 같은 세부 지급 규칙이 뒤따른다. 이 같은 약속이 처음도 아니다. 2018년 11월에도 정부는 유턴기업 중점 유치를 국정과제로 선정하며 해외사업장 축소 요건을 50%→25%로 완화하고 유턴기업 대상업종도 기존 제조업에서 지식서비스업까지 확대했다. 그러나 2019년 보조금을 지급받은 유턴기업은 단 2곳으로 2016년(2곳)과 2017년(2곳)과 달라지지 않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리쇼어링을 고려하는 기업이 많을 리 없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국내 비금융업 매출액 상위 기업 1000개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리쇼어링 고려 기업은 단 3%에 불과했다. 
 
재작년 산업부가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내놓으며 발표한 '고용유발계수(생산 10억원 당 직·간접적으로 창출되는 고용)'는 제조업이 6명, 지식서비스업은 15.3명이다. 그러나 이 같은 효과도 정부에 대한 기업의 신뢰가 담보되지 않으면 숫자에만 그칠 가능성이 크다. 정부의 유턴 정책이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세심하게 기업의 고충을 살펴야 한다. 언제나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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