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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서 잘나가는 현대차 '나비효과'...결국 쌍용차의 목 죄다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대주주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도 시장 내에서도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올해 적자 전환한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지원할 역량은 더이상 없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지난 2월 인도 오토엑스포 2020에서 발언하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로이터=연합뉴스

쌍용자동차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가 '대주주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인도 시장 내에서도 시장점유율이 크게 떨어지면서 올해 적자 전환한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지원할 역량은 더이상 없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지난 2월 인도 오토엑스포 2020에서 발언하는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 로이터=연합뉴스

‘현대·기아자동차의 몸집 불리기가 쌍용자동차의 목을 조였다?’
 
경영 위기를 겪고 있는 쌍용자동차 대주주 마힌드라&마힌드라(마힌드라)가 대주주 포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쌍용차의 앞날에 먹구름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파완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지난 12일 1분기 실적발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쌍용차는 새로운 투자자가 필요하며 새로운 투자자를 찾게 된다면 마힌드라는 최대 주주로 남아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엑시트(투자금 회수)’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인도에서 고전하는 마힌드라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는 건 쌍용차의 본진인 한국과 마힌드라의 본진인 인도 시장 양쪽에서 두 회사가 고전하고 있어서다. 공교롭게도 한국 최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기아차는 이 두 시장에서 최근 수년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렸다.
 
인도 자동차 시장은 일본·인도 합작사인 마루티스즈키가 50% 안팎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는 과점 구조다. 여기에 1998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차그룹이 몸집을 불리는 중이다. 글로벌 완성차 시장의 축소에도 불구하고, 세계 4위의 자동차 시장인 인도는 발전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여겨진다.
1998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기아자동차의 인도 진출로 확실한 인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 첸나이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1998년 인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기아자동차의 인도 진출로 확실한 인도 시장점유율 2위 업체로 올라섰다. 현대자동차 첸나이 공장에서 직원들이 자동차를 조립하고 있다.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그룹은 98년 첸나이에 완성차 공장을 세워 20여년 만에 인도 시장 점유율 2위권으로 올라섰다. 여기에 지난해 기아차가 아난타푸르에 완성차 공장을 세우면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중이다.  
 
기아차는 지난해 8월 인도 첫 현지 생산 차량인 셀토스를 출시한 뒤 셀토스 한 개 차량 판매량만 3만8000대가 넘는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의 인도 시장 점유율은 18.8%였지만 올 1분기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22.5%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같은 기간 1위 업체인 마루티스즈키는 점유율 53.4%로 시장 1위를 지켰지만, 인도 토종 업체인 마힌드라는 7.8%에서 5.2%로 점유율이 급락했다. 역시 인도 업체인 타타도 2%포인트가량 점유율이 빠졌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 상승만큼 마힌드라와 타타가 타격을 입은 셈이다.
 

‘SUV 명가’는 옛말, 쌍용의 추락

스포츠유틸리티(SUV) 명가(名家)로 불렸던 쌍용차 역시 현대·기아차의 독주 속에 시장 점유율이 크게 떨어졌다. 2003년 9.8%까지 올랐던 쌍용차의 한국 내수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7.0%에서 올 5월 현재 4.7%로 반 토막이 났다.
현대기아차에 치이는 쌍용차 마힌드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현대기아차에 치이는 쌍용차 마힌드라.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2016년 소형 SUV 티볼리 출시로 반짝 흑자 전환했던 쌍용차는 매년 2000억원이 넘는 적자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객관적 상품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현대·기아차가 소형~대형에 이르는 SUV 신차 라인업을 촘촘하게 구축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해서다.
 
2003년 현대·기아차의 내수시장 합산 점유율은 71.5%였지만, 올 5월 현재 83.6%까지 상승했다. 한국GM·르노삼성 등 외자(外資)계 완성차 업체들의 점유율은 하염없이 추락하는 중이다. 기술력과 자본 모두 열악한 마힌드라가 본진인 인도 시장마저 고전하면서 쌍용차를 건사하기 어려운 지경에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힌드라는 원래 트랙터 등 농기계를 만들면서 인도 재벌기업으로 성장했다. 인도 완성차 시장이 커지면서 완성차 시장으로 눈을 돌렸고 쌍용차의 SUV 기술력이 아직 선진국보다 한두 세대 뒤진 인도 시장에선 먹힐 것으로 판단해 쌍용차에 투자했다.
 

마힌드라, 생존 걱정해야 할 처지 

 쌍용차 코란도의 상품성 개선모델인 '리스펙 코란도'. 쌍용차는 당초 올해 순수전기차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경영 악화로 미뤄졌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지 않고서는 생존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사진 쌍용자동차

쌍용차 코란도의 상품성 개선모델인 '리스펙 코란도'. 쌍용차는 당초 올해 순수전기차 신차를 선보일 예정이었지만 경영 악화로 미뤄졌다. 경쟁력 있는 신차를 내놓지 않고서는 생존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많다. 사진 쌍용자동차

하지만 지난해 부동산 가격 폭등과 세제 개편 등으로 인도 소비자들이 자동차 구매를 미룬 데다 올해 코로나19로 이동제한 조치까지 장기화하면서 마힌드라의 경영 상황이 크게 악화했다. 
 
2018년 4분기 2400억원이 넘던 순이익은 지난해 4분기 272억원으로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올 1분기엔 212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2001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적자 전환했다.
 
마힌드라의 인도 매출 비중은 98%에 달한다. 쌍용차 인수가 내수 매출 증진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지만 큰 영향이 없었고, 인도 내 사업마저 상황이 나빠지면서 쌍용차 포기를 고려할 상황에 이른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한국·인도 시장 약진이 마힌드라와 쌍용이 고전하는 직접적 원인은 아니지만, ‘나비 효과’ 정도는 된다는 게 전문가 분석이다. 
지난해 인도 아난타푸르에 완성차 공장을 준공한 기아자동차는 셀토스 단일 차종만으로 3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심국현 기아차 인도법인장이 지난해 8월 셀토스 출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인도 아난타푸르에 완성차 공장을 준공한 기아자동차는 셀토스 단일 차종만으로 3만대 넘는 판매고를 올렸다. 심국현 기아차 인도법인장이 지난해 8월 셀토스 출시 행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 1분기 마힌드라의 매출은 90% 넘게 감소했다. 공장과 판매가 '셧다운' 된 2분기엔 더 나쁜 실적이 기다리고 있다”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현대·기아차가 인도 시장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린 반면, 마힌드라의 점유율은 반 토막이 나면서 모기업의 존속 여부가 위태로워졌고 쌍용차를 안고 갈 여력이 사라진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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