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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 가보니 썩은내 진동···제주 뒤덮은 초록 물체의 정체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 모습. 최충일 기자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 모습. 최충일 기자

지난 11일 오전 11시 제주시 조천읍 해안도로변.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검은색 현무암 갯바위가 초록빛으로 물들었다. 좀 더 바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갯바위는 물론 물속에도 푸르스름한 해조류가 켜켜이 들어차 있다. 인근 올레길을 걷던 관광객 임모(60·부산시)씨는 “매년 이맘때 올레길을 걷기 위해 제주도를 찾는데 올해는 해안가에서 해조류 썩는 냄새가 유독 더 많이 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괭생이모자반 이어 구멍갈파래 한가득
제주해안가 해조류 쌓여 벌레까지 꼬여
7월 개장 예정인 해수욕장 운영도 걱정
정확한 발생 원인 모르고 치우는 방법뿐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가 육지에서 말라 하얗게 변해 미관을 헤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가 육지에서 말라 하얗게 변해 미관을 헤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에 이어 ‘구멍갈파래’가 제주해안을 뒤덮고 있다. 괭생이모자반이 붉은빛으로 해안을 오염시키는 반면 이 갈파래는 주변을 점차 하얗게 오염시킨다. 초록빛이었다 물에서 뭍으로 올라와 며칠이 지나면 햇빛에 건조돼 하얗게 변하기 때문이다. 괭생이모자반이 제주 서부 해안에 많다면 구멍갈파래는 동부연안을 위주로 발생한다. 둘 다 제때 수거되지 않을 경우 때 이른 더위에 썩으면서 악취를 풍기고 각종 해충을 키우는 온상이 되는 등 해안가에 환경오염을 일으킨다. 
 
 14일 제주도는 “구멍갈파래가 올해도 신양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제주 동부지역 해안에 집중돼 마을회 등과 함께 수거활동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앞서 중국발 괭생이모자반으로 몸살을 앓던 제주 해변에 구멍갈파래까지 급격히 번지면서 7월 개장 예정인 해수욕장 운영에도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구멍갈파래는 괭생이모자반과 함께 제주바다의 골칫거리로 불린다. 둘 다 먹을 수 없는데다 수시로 몰려와 수거·처리에 많은 노력이 필요해서다.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 모습. 최충일 기자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 모습. 최충일 기자

 갈파래 피해가 많은 곳은 제주도 동쪽인 조천읍 신흥리와 구좌읍 월정·하도리, 서귀포시 성산읍 신양·오조리 해안 등이다. 갈파래는 해안 경관을 해치고, 미끌미끌한 촉감으로 물놀이를 하는 데도 방해가 되고 있다. 특히 백사장에 몰려들면 날카로운 물체가 숨겨져 있어도 알아채기 힘들어 맨발로 즐기는 물놀이 특성상 발을 다칠 우려가 있다. 또 영양염류 흡수율이 상대적으로 높아 인근의 다른 해조류가 자라는 것을 방해하는 등 해양 생태계도 파괴한다.  
 
 문제는 수온이 상승하는 매년 이맘때면 상황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수거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다는 점이다. 제주도가 양식넙치와 전복의 배합사료 활용을 연구했고 제주테크노파크가 화장품 등 코스메틱 산업화를 추진하기도 했지만 노력 대비 결과물이 크게 주목받지 못한 상황이다. 정확한 발생원인도 규명되지 않았다. 해양환경 변화와 방파제 건설 등 지형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을 뿐이다. 앞서 2016년 제주도보건환경연구원이 진행한 연구에서 바다의 질소농도와 고수온, 해류가 정체되는 지역적 특성 등이 구멍갈파래의 번식과 상관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확인된 정도다. 제주지역 갈파래 수거량은 2016년 2850t, 2017년 1812t, 2018년 3300t, 지난해 2405t에 달했다.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가 육지에서 말라 하얗게 변해 미관을 헤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지난 11일 오전 제주시 조천읍 해안가를 뒤덮은 구멍갈파래가 육지에서 말라 하얗게 변해 미관을 헤치고 있다. 최충일 기자

 제주도 관계자는 “환경적 요인에 따라 발생하는 구멍갈파래 등 해조류를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해조류 등을 화장품과 비료 등의 원료로 활용하기 위한 산업화 연구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괭생이 모자반은 최근 5년간 가장 많이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도에 따르면 지난 7일 을 기준으로 괭생이모자반 5061t을 제주연안과 해안가에서 수거했다. 그전까지 가장 많이 수거된 2017년 4407t을 이미 훌쩍 넘어섰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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