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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 돈의 시대…파월 "금리인상 생각하는 것조차 생각 안해"

미국 기준금리가 2022년까지 제로 수준으로 유지된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기준금리가 2022년까지 제로 수준으로 유지된다. 로이터=연합뉴스

 

“무한한 공짜 돈의 시대가 열렸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2022년까지 기준금리를 제로 수준을 유지한다”고 밝힌 데 대한 경제 매체 파이낸셜리뷰의 반응이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온건한) 비둘기파임을 분명히 했다”(파이낸셜타임스), “Fed가 계속 액셀을 밟기로 작정했다”(쿼츠)는 평가도 나왔다. Fed는 의장이 주재하는 정례 비공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9~10일(현지시간)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Fed가 10일 공개한 FOMC 회의 보고서의 점(點) 도표에 따르면 2021년까지 연방기금금리(FFR)를 기존의 0.00~0.25%로 동결하는 데 참석자 전원이 동의했다. 2022년 기준금리 역시 참석자 2명을 제외한 15명이 동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장기적으로는 높게는 3.00%, 낮아도 2.00%로 상향 조정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10일 기자들에게 “금리를 올리는 것을 생각하는 것조차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간결한 표현을 즐기는 파월 의장이지만 금리 동결 기조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파격적인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파격적인 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파월 의장은 앞서 “미국 경제가 완전히 회복하려면 2021년 말이 되어야 할 수도 있다”고 지난달 17일 CBS 인터뷰에서 밝힌 바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요구에 꿈쩍 않던 파월이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엔 발 빠르게 3월 13일 긴급회의를 열어 금리를 제로로 내렸다. 이번 FOMC 정례회의에선 2022년까지 제로 금리를 못 박았다.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의 FOMC 회의 모습. [위키피디아]

벤 버냉키 의장 시절의 FOMC 회의 모습. [위키피디아]

 
이번 FOMC에서 주목되는 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다. FOMC는 올해는 미국 경제가 -6.5%로 역성장하겠지만, 내년은 5% 가량으로 플러스 성장률로 회복할 수 있을 거라고 발표했다. 실업률 역시 장밋빛에 가까웠다. 올해는 9.3%의 실업률을 기록하겠지만 내년엔 6.5%, 내후년엔 5.5%로 점차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이에 대해 파월 의장은 10일 기자회견에서 “현재의 제로에 가까운 금리 수준을 기반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경제 회복이 향후 수년간 계속될 것이란 전반적 기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그러나 “내가 진정으로 걱정하는 것은 경제의 장기적 피해 문제”라며 “지난 몇 개월간은 잘해왔지만 문제는 일자리에 신속하게 복귀할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경제 회복의 속도는 코로나19 극복 과정에 달려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Fed가 공개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Fed가 공개한 FOMC 위원들의 금리 전망.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파월 의장과 Fed는 이미 “경제 회복을 위해 Fed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겠다”고 공언했다. 실천에도 옮겼다. 제로 금리뿐 아니라 전례 없는 규모인 7000억 달러(약 850조원) 규모의 자산매입을 통한 양적완화(QE), 즉 돈풀기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연준이 매주 사들이는 채권 등 자산의 규모는 200억 달러(약 23조9400억원)에 달한다. 얼어붙은 시장에 돈을 풀어 온기를 돌게 하겠다는 전략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미국 워싱턴 본부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연방준비제도(Fed)의 미국 워싱턴 본부 건물. 로이터=연합뉴스

 
Fed의 결정을 주목하던 미국 주식 시장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1971년 출범 후 49년만에 처음으로 1만 고지를 넘으며 제로 금리 결정에 화답했다. 사흘 연속 최고치를 기록하던 나스닥이 제로 금리 결정으로 막판 동력을 얻으면서 66.59포인트(0.67%) 상승한 1만20.35 포인트로 장을 마감했다. 정보통신(IT) 업계 대장주들인 MAGA(마이크로소프트ㆍ아마존ㆍ구글ㆍ애플)도 상승했고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9.0%나 상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뉴욕증시 전반을 반영한 S&P500 지수는 하락세로 마감했다.  
 
미국 주식 시장이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 건 Fed가 쓸 수 있는 강력한 카드가 남아있는지에 대한 의구심 때문으로 해석된다. 중앙은행인 Fed의 카드 중 가장 강력한 건 금리 조정인데, 이미 2022년까지 제로로 묶겠다고 선언을 했기에 의구심이 커진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너스 금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과 Fed 위원들은 마이너스까지 내리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상징. 가장 강력한 도구인 기준금리 조정 카드를 2022년까지 사실상 포기했다.

연방준비제도(Fed)의 상징. 가장 강력한 도구인 기준금리 조정 카드를 2022년까지 사실상 포기했다.

 
대신 파월 의장이 10일 내비친 비장의 카드 중 하나는 국채금리상한제다. 미국 국채의 만기 수익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오르지 못하도록 조절하는 통화 정책이다. 경제학 용어로는 ‘수익률 곡산 제어(Yield Curve ControlㆍYCC)’이다. 그는 기자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YCC가 과거에 어떤 효과를 냈는지 브리핑을 받았다”며 “앞으로 FOMC 회의에서 관련 토론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브리핑을 받았다”는 피동 표현을 썼지만 그 브리핑을 지시한 건 파월 의장 등 Fed 수뇌부다.  
 
다음 FOMC 회의는 7월28~29일로 예정돼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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