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니콜라가 세 번째로 선보인 수소전기트럭 콘셉트카 트레(Tre). 사진 니콜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수소연료전지 트럭 경쟁에 불이 붙었다. 지난달 유럽 육상물류는 70% 이상 감소했다. 대형 트럭을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와 물류·유통 업체가 직격탄을 맞은 데다,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강화로 기존 내연기관 트럭을 대체할 운송수단의 등장이 앞당겨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2014년 트레버 밀튼이 창업한 니콜라는 수소전기트럭과 순수전기차 기반의 픽업트럭을 출시할 계획을 내놨다. 2015년 시제품이 나온 니콜라 원은 1회 충전으로 1900㎞ 이상 달릴 수 있다. 이후 중대형 트럭인 니콜라 투와 중형 트럭 니콜라 트레 발표 계획을 내놨고, 지난 2월엔 전기 픽업트럭 배저의 생산계획을 내놨다.

니콜라가 이달부터 예약을 받고 있는 전기픽업트럭 배저. 배터리만으로 1회 충전 시 480㎞,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더하면 800㎞ 가까운 주행거리를 구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사진 니콜라
내연기관 대체할 현재의 기술
장거리 운송용 대형 트럭은 순수전기차가 대체하기에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디젤 트럭 수준의 주행거리를 확보하려면 배터리 용량이 커져야 하고 충전에 소요되는 시간도 길어진다. 차량 무게도 늘어나 화물이나 승객을 많이 싣기 어렵다.
그래서 등장한 현실적 대안이 수소전기트럭이다. 수소전기차는 연료주입 시간이 기존 내연기관 차와 비슷하고, 주행거리나 적재 용량은 현재의 전기차를 앞선다. 이 분야에선 현대자동차와 일본 도요타가 가장 앞서 있다. 수소전기차를 실제로 판매하는 곳도 두 회사와 일본 혼다뿐이다.

현대자동차가 '2019 북미 상용 전시회'에 전시한 수소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HDC-6 넵튠(Neptune)'. 사진 현대자동차
현대차·도요타 뒤쫓는 업체들
일본 도요타도 수소전기 상용차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회사인 히노를 통해 미국 상용차 업체인 켄워스와 협력해 수소전기트럭을 개발 중이다. 2019년부터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항만청, 캘리포니아 주 등과 수소전기트럭 시험 주행도 실시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다임러(메르세데스-벤츠 모기업) 트럭과 스웨덴 볼보트럭은 수소전기트럭의 연료전지시스템 개발을 위한 조인트 벤처를 출범시켰다.

독일 다임러 그룹의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생산라인의 모습. 다임러는 스웨덴 볼보 트럭과 조인트 벤처 형태로 상용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개발할 계획이다. 사진 다임러
전기차, 약점 보완할까
테슬라는 이달 말 ‘배터리 데이’ 행사를 여는데 이른바 ‘로드러너 프로젝트’로 알려진 자체 배터리 개발 계획이 발표될 것이란 추측이 많다. 내구수명 100만 마일(약 160만㎞)에 크기와 무게, 충전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차세대 배터리일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가 2017년 발표한 대형 전기트럭 세미. 3년 넘게 양산 소식이 없었지만 최근 니콜라의 주가가 치솟자 일론 머스크 CEO가 양산 가능성을 내비쳤다. 사진 테슬라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테슬라는 불가능할 것 같은 계획을 내놓고 실현해 왔다”며 “현재 기술로는 대형 상용트럭 분야에서 수소전기차가 유리하지만, 테슬라가 획기적인 배터리 기술을 내놓는다면 수소전기차 진영이 가진 우위를 유지할 수 없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동현 기자 offramp@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