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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률 228대1, 꼰대 전무…요즘 가장 핫한 청년 일자리 MCN

"진짜 단 한번도 '꼰대문화'를 느껴본 적이 없어요."

 
'초통령 유튜버' 도티가 창업한 샌드박스 네트워크(이하 샌드박스)의 마케팅팀 전선미(26)씨의 말이다. 입사 4개월째인 전씨는 "대형 화장품 기업에서 인턴으로 일하면서 '유튜브를 빼고는 마케팅 전략을 짤 수 없다'는 것을 실감하고 나서 아예 MCN 입사를 준비했다"며 "직급과 경력에 관계없이 누구나 프로젝트를 주도할 수 있는 '젊은 기업'이란 점이 MCN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이른바 '유튜버 소속사'로 통하는 MCN(Multi Channel Network·다중 채널 네트워크)이 청년 일자리의 중심지로 급부상했다. 유튜버의 영향력이 미디어·엔터테인먼트·커머스 전반에서 막대해진 데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 19)로 비대면(언택트) 문화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다. CJ ENM의 시장조사기관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지난 3월 1인당 월평균 유튜브 시청 시간은 전달 대비 16% 오른 1797분. 월 30시간(일일 1시간)에 육박하는 기록이다.
 
MCN은 유튜브나 아프리카TV 등 동영상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연예기획사 같은 기업이다. ▶저작권 검수·편집 보조 ▶다국어 자막 지원 등 동영상 제작을 지원하고, ▶광고상품 개발  ▶세금 처리 ▶일정·행사 관리 등 사업 관리를 맡는다. 크리에이터가 오롯이 영상 제작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다.
 
 
2015년 설립된 샌드박스의 직원은 총 250명이다. 3년 전보다 5배 늘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만 30세. 만 20~34세 비율(고용보험 피보험자 기준)이 93.8%에 달한다. 이들은 유튜브 등에서 활동하는 크리에이터 380여개 팀의 전략을 짜고 지원한다. 샌드박스 관계자는 "의도적으로 젊은 인력을 고용했다기보단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를 위한 놀이터'란 창업 정신에 맞춰 영입하다 보니 청년층 비율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크리에이터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재를 찾다보니 자연히 청년을 뽑게 된다는 것이다. 샌드박스는 청년·여성에 대한 고용 실적이 높아 지난해엔 고용노동부 100대 '대한민국 일자리 으뜸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청년 민간 일자리 사업 관련 현장을 살피기 위해 서울 강남구 샌드박스네트워크를 방문해 회사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달 27일 청년 민간 일자리 사업 관련 현장을 살피기 위해 서울 강남구 샌드박스네트워크를 방문해 회사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 최대 MCN인 '다이아TV'는 소속 회사인 CJ ENM 내에서도 특히 젊은 조직으로 꼽힌다. 다이아TV의 직원 100여 명은 키즈 유튜버부터 실버 유튜버까지 다양한 크리에이터 1400팀을 지원하고 있다. 다이아TV 관계자는 "크리에이터 관련 직종은 청년들이 취미나 관심사를 바탕으로 전문성을 키워나갈 수 있어, 언택트 시대의 유망 직업"이라고 말했다.
 
뷰티 크리에이터 전문 MCN '레페리'가 지난달 진행한 상반기 공채는 170: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 레페리 홈페이지]

뷰티 크리에이터 전문 MCN '레페리'가 지난달 진행한 상반기 공채는 170: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사진 레페리 홈페이지]

 
실제 청년 취업준비생들의 반응도 뜨겁다. 뷰티 크리에이터 전문 MCN '레페리'는 지난달 12명을 뽑기로 한 상반기 공채에 2735명이 몰리며 228: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중 57%가 20대, 33%가 30대였다. 레페리 관계자는 "공채 지원을 받기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1000여 명이 몰렸다"며 "홈페이지 외에도 공식 인스타그램 등 소셜 채널을 통한 20대 지원자들의 문의가 꾸준히 이어졌다"고 말했다. 직무별 경쟁률은 인사관리직 500:1, 크리에이터 마케팅 200:1, 소셜마켓MD 160:1을 기록했다.
 
MCN의 일자리 창출을 견인하는 것은 급성장하는 크리에이터 채널이다. 현재 다이아TV 소속 채널의 유튜브 구독자를 모두 더하면 약 3억명에 달한다. 2017년 합산 구독자 1억명을 돌파한 지 3년 만이다. 같은 기간 구독자 10만명 이상인 채널은 200개에서 456개로 늘었다. 구독자 10만명은 통상 '전업 유튜버'가 가능한 수준이다.
 
(왼쪽부터) 다이아TV 소속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구독자 179만명)',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구독자 120만명)', 실험 크리에이터 '허팝(구독자 367만명)' [사진 다이아TV]

(왼쪽부터) 다이아TV 소속 게임 크리에이터 '대도서관(구독자 179만명)',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구독자 120만명)', 실험 크리에이터 '허팝(구독자 367만명)' [사진 다이아TV]

 
전업 유튜버 채널은 '1인 미디어'를 넘어 고용으로 이어지는 파급효과도 크다. 구독자 179만명의 대형 크리에이터 '대도서관TV'가 2015년 설립한 법인 '엉클대도'에는 기획·편집·디자인을 전담하는 정규직 직원 10명이 근무 중이다. 뷰티 크리에이터 '회사원A', 실험 크리에이터 '허팝' 등 다른 대형 크리에이터들도 스태프들이 소속된 법인을 운영 중이다.
 
크리에이터 육성이 청년 일자리 모델로 주목을 받자 지자체들도 뛰어드는 추세다. 대전시는 최근 지역 기업들이 크리에이터로 활동할 19~39세 청년을 채용하면 인건비 90% 등을 지원하는 사업을 개시했다. 경기도도 1인 크리에이터 제작비 지원 사업을 4년째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서울·대구∙평택시 등이 비슷한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까지 접수받은 1인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 [사진 경기콘텐츠진흥원]

경기도와 경기콘텐츠진흥원이 지난달까지 접수받은 1인 크리에이터 지원 사업 [사진 경기콘텐츠진흥원]

 
황용석 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MCN 산업은 디지털 콘텐트 시장과 광고 시장이 전통 미디어에서 개인 크리에이터 쪽으로 옮겨가면서 기대 산업으로 꼽혔다"며 "이 시장은 기존 미디어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영상 문법과 디지털 역량을 요구해 청년들이 진입하기 쉽다"고 설명했다.
 
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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