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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중권 "韓, 그때 일뽕 느낌 난다"…번지는 '日침체 20년' 공포

‘J(Japanification·일본화)의 공포’가 정치권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1990년대 이후 장기 불황으로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전철을 국내 경제가 그대로 밟을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쏟아지면서다. 국회에선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법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앞으로 절대 인구와 생산가능인구도 줄고 고령화도 급속히 진행될 텐데 온통 'K-국뽕'에 빠져있다”며 “이 나라도 20여 년 전 일본이 걸었던 길로 접어든 게 아닌가 우려된다”고 적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 감소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높다는 내용의 기사를 인용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제6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과 관련해 ’경제 위기 극복을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재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른쪽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후 청와대 본관에서 제6차 비상경제회의를 주재하고 하반기 경제 정책 방향과 관련해 ’경제 위기 극복을 최우선에 두고 정부의 재정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왼쪽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오른쪽은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청와대사진기자단]

 
진 전 교수는 “정치도 이미 일본식 1.5당 체제로 변해가고 있고, 어용 언론과 어용단체가 난무하는 가운데 정권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를 내기는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라며 “1990년 중반 일본도 세계를 다 집어삼킬 듯 일뽕이 대단했는데, 왠지 그때 그 느낌이 난다”고 주장했다.

 
야권에선 한발 더 나아가 “이미 ‘잃어버린 20년’에 접어들었다”는 주장도 나온다. 통계청장 출신인 유경준 미래통합당 의원은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노동·자본 투입과 기술 진보 등 잠재성장률을 결정하는 모든 것들이 문재인 정부 들어 뒷걸음질 쳤다”며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와 관계없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제한, 기업에 대한 반감 등 애초에 경제 정책의 방향이 잘못됐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일본과 같이 잃어버린 20년에 들어선 것은 물론이고, 지금 같은 경제 정책 기조를 이어가면 그리스·이탈리아나 남미 일부 국가들처럼 훨씬 더 나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남긴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정부·여당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온 적이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20년 전철을 밟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는 장기적 경제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법안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추경호 통합당 의원은 나랏빚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국가채무비율을 45% 이하로 유지하도록 하고, 45%를 초과할 경우 세계잉여금(초과 세수+지출불용액)을 국가채무 상환에 우선 지출하도록 하는 재정준칙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지난 3월 국회를 찾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가 추경호 통합당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 3월 국회를 찾은 홍남기 경제부총리(오른쪽)가 추경호 통합당 의원과 대화하는 모습. [연합뉴스]

 
같은 당 류성걸 의원 역시 비슷한 내용을 담은 국가재정 건전화법을 발의했다. 또 리쇼어링(해외에 진출한 국내 제조 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정책) 지원 강화나 법인세율 인하 등 기업 활동 관련 법안도 계속 발의되고 있다.
 
추 의원은 “무너진 서민경제를 살리기 위해 국가재정의 확대가 필요하긴 하지만, 국가채무가 급속도로 증가함에도 이를 관리할 기준 자체가 없는 것은 큰 문제”라며 “지속가능한 국가재정 운영을 위해서라도 장기적인 재정 건전성 수준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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