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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으로 막겠다는 삐라 살포…'국익 vs 표현의 자유' 위헌 논란

‘자유북한운동연합’ 8명 회원과 ‘대북풍선단-서정갑’ 회원 3명 등 11명은 5월 31일 오전 1시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을 살포했다. [사진 자유북한운동연합]

‘자유북한운동연합’ 8명 회원과 ‘대북풍선단-서정갑’ 회원 3명 등 11명은 5월 31일 오전 1시쯤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에서 ’새 전략핵무기 쏘겠다는 김정은“라는 제목의 대북전단 50만장을 살포했다. [사진 자유북한운동연합]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에 대해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라”는 담화문을 발표하자 정부가 4시간여 만에 ‘대북전단 금지법’ 추진을 공식화했다. 헌법에 규정된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위헌 논란도 다시금 불거졌다. 그동안 국회에서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발의는 꾸준히 이루어져 왔으나 헌법에 규정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을 이기지 못했다.
 
김 부부장은 4일 전단 살포에 대해 “광대놀음을 저지할 법이라도 만들라”며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있으나 마나 한 북남 군사합의 파기가 될지 단단히 각오는 해둬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접경 지역 긴장 조성 행위를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법률적 조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표현의 자유 침해 명확” 그러나 제한도 가능

정부의 법률안 제정 움직임이 헌법에서 보장하는 언론‧출판‧집회‧결사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데는 헌법 전문가들의 이견이 없었다. 다만 헌법 37조 2항은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 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표현의 자유 역시 공익을 위해서는 제한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그것이 타당한지에 대해서는 따져봐야 할 것들이 있다.  
 
기본권을 제한하기 위해서는 ▶목적의 정당성 ▶수단의 적합성 ▶침해의 최소성 ▶법익의 균형성이라는 4가지 요건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통일을 위해서는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야 하므로 대북 전단 살포라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는 것이 목적의 정당성이다. 그러나 여기서부터 “꼭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야 하냐”는 이견이 생길 수 있다. 목적이 정당하다고 판단하더라도 과연 대북전단을 금지하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는지, 최소 침해의 원칙도 고려해야 한다. 또 북한과의 사이가 좋아서 얻을 수 있는 국익과 표현의 자유를 제한해서 생기는 국민의 손해를 비교해봤을 때 양측의 이익이 균형을 이루는지도 살펴봐야 한다.  
 
이를 두루 따져봤을 때 국익과 표현의 자유 중 어떤 것을 더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판단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대법원은 표현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특정한 상황에서는 기본권이 제한될 수 있다고 봤다.  
 
탈북자 출신 이민복 대북풍선단장은 2015년 “국가가 대북 전단 살포를 막는 바람에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대북 전단 살포를 막은 정부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했고, 이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표현의 자유는 보장해야 하지만 ▶접경지역 주민들이 피해를 입거나 ▶남북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있거나 ▶남북 합의사항 이행을 역행한다고 판단될 경우 제한할 수 있다고 봤다.  
 

“북한 원하는 대로 따라준다면 표현의 자유 제한 효과 없어”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표현의 자유를 절대로 제한해서는 안 된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경우 국익이 더 크다는 명확한 설명이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정부가 대북전단 금지법을 실행할 경우 북한에서는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확약을 받아야 한다”며 “그쪽이 위협하면 다 따라주는 건 기본권을 제한한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상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충돌하는 공익과 개인의 권리를 조화롭게 조정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충분한 토론의 과정을 거쳐 사회적 가치관의 공유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정부가 사안에 따라 유·불리를 따져 사익이 중요하다, 공익이 중요하다고 마음대로 판단하는 건 독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가영·김수민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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