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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명 100번 부르고 압수수색 20회···이재용 운명 8일 갈린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오는 8일 구속 기로에 선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가 이듬해 집행유예로 풀려난지 2년4개월 만이다.

 

조주빈 30분만에 구속한 판사가 심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뉴스1]

영장실질심사는 8일 오전 10시30분 원정숙(46ㆍ연수원 30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는다. 올해 2월 배치된 원 부장판사는 여성으로는 2011년 이숙연 부장판사에 이은 두 번째 영장전담판사다. 경북 구미여고와 경북대를 졸업하고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2001년 대구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했다.  
 
서울의 한 판사는 원 부장판사에 대해 “철저히 법리적으로만 구속 여부를 따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원 부장판사는 성 착취물을 제작해 텔레그램을 통해 유포한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25ㆍ구속)에 대해 30여 분 만에 심사를 끝내고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또 다른 대화방 ‘주홍글씨’ 관리자 송모 씨에 대해선 관여 정도가 낮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발부시 ‘이재용 카드’ 허탕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에 서울중앙지검 ‘검찰시민위원회’도 열 방침이다. 이 부회장 구속이 판가름난 이후인 오는 11일이 유력하다. 의사와 교사 등 일반인들로 구성된 시민위원회는 이 부회장이 앞서 신청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개최 여부를 판단한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수사심의위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에, 일반인의 시각으로 전문가가 개입하는 게 맞는지부터 보겠다는 취지다. 이 때는 검찰과 변호인단이 각각 서면으로 제출한 의견서를 참고한다.

 
시민위가 수사심의위 소집을 결정하면 15명의 심의위 위원도 그 때 결정된다. 법조인ㆍ언론인ㆍ교수 등 150명~250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비공개 풀단에서 15명을 무작위 추첨하는 식이다. 위원장인 양창수 전 대법관은 심의위 회의는 주재하지만, 질문이나 표결에 참여하지는 않는다. 15명의 심의위원은 수사 기록과 검찰ㆍ변호인단의 브리핑을  각각 30여분 간 듣고 이 부회장 기소 여부를 검찰에 권고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서초동 사옥에서 경영권 승계와 노조 문제 등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기 전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하지만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 부회장이 신청한 수사심의위는 무력화 될 가능성이 크다. 구속영장이 나왔다는 건 법원이 이 부회장의 혐의를 어느 정도 인정했다는 의미다. 시민위에서 법원의 판단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하며, 수사심의위에 사안을 넘겨 따져볼 필요성 자체를 못 느낄 수도 있다.

 
설령 수사심의위가 소집되더라도 영장이 발부되면 ‘구속 기소’로 의견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수사 단계에서 구속까지 된 피의자를 불기소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결국 검찰의 논리에 외부 시민들이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가 된다. 때문에 이 부회장 영장이 발부된다면 삼성 측에서 먼저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을 철회할 수도 있다. 
 

영장 기각시 ‘부실수사’ 역풍

법원이 영장을 기각한다면 기각 사유에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통상 법원은 피의자에 대한 영장을 기각할 때 ‘혐의는 소명되지만 증거인멸 및 도주 우려가 없다’와 ‘범죄 혐의 소명이 부족하다’는 사유를 내놓는다. 기각 사유가 전자라면 법원이 혐의에 대해 인정한 것이어서 수사심의위의 판단이 ‘기소’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법원이 혐의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한다면 검찰은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된다. 1년 반 동안 삼성 경영진 30여 명을 100차례 이상 소환하고, 20차례 이상 압수수색 했음에도 이 부회장 등이 범죄를 저질렀다고 볼 만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얘기다. 수사심의위에서도 ‘불기소’ 결정을 내릴 여지가 커진다.

 

윤석열 “이 정도 사안이면 영장 쳐야”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br〉〈b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윤석열 검찰총장. [연합뉴스]〈br〉〈b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검찰은 이 부회장 영장 청구가 수사심의위 소집 신청에 대한 ‘반격 카드’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미 지난 1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며 대검에 승인을 건의했다. 다음날 대검 반부패부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영장 청구 보고를 올렸고, 윤 총장이 이를 재가했다. 수사팀에게는 3일 오전 승인 통보가 전달됐다.

 
특히 윤 총장은 영장 청구를 승인하며 “이 정도 사안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 안 하면 다른 어떤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해 영장을 청구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대한 범죄로 사안을 보고 있다는 의미다. 
 
 박사라 기자 park.sar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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