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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퇴장 후 박병석 의장 선출···김종인 "굉장히 나쁜 선례"

21대 국회가 5일 제1 야당(미래통합당)의 집단 퇴장 속에 ‘반쪽 개원’을 했다.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국회 본회의장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주호영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이 끝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국회 본회의장에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주호영 원내대표의 의사진행 발언이 끝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국민의당·열린민주당과 일부 무소속 의원 193명은 이날 오전 10시 본회의를 열고 박병석 신임 국회의장과 김상희 신임 국회부의장을 선출한 뒤 산회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 개의 때만 참석한 뒤 “야당 합의 없는 본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만 남긴 채 전원 퇴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국회법에 보면 6월 5일에 첫 회의를 열고 의장단을 선출한다고 돼 있지만, 그 조항은 훈시조항으로 지키면 좋겠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조항도 아니다”며 “오늘 임시의장께서 본회의를 열었지만 저희들은 여야 간에 의사일정 합의가 없기 때문에 본회의를 열 수 없는 상황이고 오늘 이 본회의는 적법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가 발언하는 동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고개를 가로젓거나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의사진행 발언을 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 [연합뉴스]

통합당 의원들이 본회의장을 나간 뒤 발언대에 선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헌법·국회관계법』 책자를 들어보이며 “헌법 47조에 국회의원 재적 4분의 1 이상의 요구가 있으면 본회의를 열도록 명시돼있다”며 “교섭단체 대표가 합의하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주장은 헌법을 부정하는 반헌법적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김 원내수석은 “법의 뒤에서 흥정하는 것이 정치인 양 포장된 과거의 잘못된 국회를 이번 21대 국회에서는 단호히 혁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곧이어 여야 의원 중 최고령으로 임시 의장을 맡은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사회로 국회의장 선거가 진행됐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달 25일 박병석 의원과 김상희 의원을 각각 의장과 부의장 후보로 추대했었다. 이날 본회의에서 박 의원은 재석 의원 193명 중 191명의 찬성으로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제1 야당 참여 없이 국회의장을 선출한 건 7대 국회(1967년) 이후 53년 만이다.
 
박병석 국회의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박병석 국회의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의원에게 사회권을 넘겨받은 박병석 신임 의장의 취임 일성은 “아쉬움 속에 출발한 21대 국회지만, 이 국회를 마칠 때 국민의 국회, 신뢰받는 국회를 만들 수 있도록 저와 여러분 함께 하자”였다. 박 의장은 이어 여당엔 “2004년 열린우리당 시절 4대 개혁입법을 일거에 추진하려다 좌절되신 것을 잘 기억할 것이다. 압도적 다수를 만들어준 진정한 민의가 무엇인지 숙고하시기를 권고드린다”고, 야당엔 “국민들은 당의 입장보다 국익을 위해 결단했던 야당, 그런 야당에 더 큰 박수를 보내주셨다는 사실을 강조드린다”고 당부했다.
 
박 의장의 사회로 이어진 국회부의장 선거에서는 김상희 의원이 재석 의원 188명 중 185명의 찬성으로 선출됐다. 헌정 사상 첫 여성 부의장이다. 일부 여성 의원들 사이에서는 환호성도 나왔다. 야당 몫 국회부의장은 이날 선출하지 않았다.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부의장에 오른 김상희(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끝난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헌정 사상 최초로 여성 부의장에 오른 김상희(왼쪽 두 번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가 끝난 뒤 동료 의원들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뉴스1]

이날 오전 10시 전까지는 법제사법위를 두고 양보할 수 없는 쟁탈전을 벌이던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할 수 있다는 전망이 흘러나왔다. 앞서 김태년 민주당,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전날(4일) 저녁 회동에서 5일 오전 9시 통합당 의원총회 결과를 보고 협상을 이어나가기로 했었다. 그러나 통합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되 의장 선출 투표 직전에 주 원내대표 의사진행 발언 후 전원 퇴장키로 결정하면서 ‘합의 개원’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굉장히 민주당이 나쁜 선례를 남겼다 본다”고 말했다.
 
통합당이 의장단 선거에는 참여하지 않으면서도 개원에는 협조한 것은 통합당 한 중진 의원이 “21대 국회 첫날부터 야당이 발목 잡는다고 하지 않겠는가”라고 한 것처럼 국민 여론을 의식해서다. 첫 본회의 파행이라는 최악은 면했지만, ‘반쪽 개원’ ‘반쪽 의장단’이라는 비판까지 피하긴 어렵게 됐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첫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뉴스1]

상임위 배분을 둘러싼 협상 본게임은 이제부터다. 민주당과 통합당은 법사위를 두고 한치의 양보도 허용하지 않을 기세다. 민주당은 상임위 배분 협상은 이어가되 국회법 41조에 따른 상임위원장 선출 시한(8일)은 지키겠다는 입장이어서 최종 원(院) 구성까지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하준호·김홍범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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