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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줄 서! 배터리업체가 이젠 갑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소인 ‘수퍼차저’에서의 충전 모습. 전기차가 늘면서 ‘수퍼차저’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테슬라 전용 급속충전소인 ‘수퍼차저’에서의 충전 모습. 전기차가 늘면서 ‘수퍼차저’의 수도 급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친환경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가 1년 새 4.6배 뛰는 등 관련 기업의 몸값도 올랐다. 하지만 전기차 인기의 실제 수혜자는 자동차 업체가 아니라 이들에게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는 기업들이란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이 수요를 따르지 못하고 있어서다.
 

친환경 전기차 수요 갈수록 늘지만
배터리 공급 달려 곳곳 생산 차질
폴크스바겐 LG화학에 SOS
아예 배터리업체 인수 나서기도

전기차 업체들에게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은 생존을 위한 필수 조건이 됐다. 전기차를 만들어 팔고 싶어도, 배터리를 제때 공급받지 못하면 생산 라인 자체가 멈춰 서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영국 재규어의 전기차 라인(I-Pace)이 배터리 공급 부족으로 생산을 일시 중단했고, 아우디의 전기차 생산라인(e-tron) 역시 공장 가동에 일부 차질을 빚었었다. 포르셰 전기차 역시 미국 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지만, 배터리 공급이 여의치 않아 생산 물량이 충분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3년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량은 776GWh지만, 수요량은 916GWh로 이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러다 보니 과거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을 거래처로 확보하기 위해 배터리 업체 간 출혈경쟁까지 벌어졌던 상황과는 반대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배터리 업체와 갑·을 관계가 바뀐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삼성SDI가 공급 물량을 줄이기로 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SDI는 독일 자동차 업체인 폴크스바겐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 물량을 당초 계획했던 20GWh에서 5GWh로 줄이기로 했다. 이는 2018년 당시 폴크스바겐이 세계 최초로 전기차 전용 플랫폼(MEB)을 공개하고, 대규모 발주를 냈던 물량 중 일부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점유율. 그래픽=신재민 기자

당시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저가 수주가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후 전기차 배터리 소재인 코발트와 리튬·니켈 등의 가격이 폭등하면서 지난해부터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삼성SDI 입장에선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물량을 줄이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게 배터리 업계의 해석이다. 다른 곳에 더 괜찮은 값을 받고 파는 게 이득이라서다. 이와 관련 삼성SDI 관계자는 “고객사와 관련한 언급을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올해 초 독일에선 LG화학이 폴크스바겐에 배터리 공급을 줄이겠다고 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폴크스바겐 구매 담당자는 한국으로 출장을 와 대부분의 시간을 LG화학을 설득하는데 할애했다.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 전망. 그래픽=신재민 기자

하지만 배터리 업체들에 마냥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일단 중국 업체들의 반격이 거세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타격을 입었던 중국 CATL이 테슬라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전열을 재정비하고 있다. 중국 BYD도 배터리 사업과 전기차 사업을 분사해 배터리 사업의 외연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테슬라와 관계가 삐걱거리는 일본 파나소닉도 일본 도요타와 손을 잡고 세력 확장에 나섰다.
 
자동차 업체들 역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독일 폴크스바겐은 최근 11억 유로(약 1조5000억원)를 들여 중국 배터리 업체인 궈쉬안의 지분 26%를 인수했다. 독일 다임러 역시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인 파라시스에 4억8000만 달러(약 5846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라고 로이터가 보도했다. 테슬라 상하이 공장과 아우디도 중국 CATL에서 배터리를 들여오는 등 공급선 다변화 노력이 한창이다.
 
익명을 원한 배터리 업체 관계자는 “유사 이래로 갑·을이 바뀌는 식으로 비즈니스 구조가 역전이 되는 일은 드물다”며 “2025년 이후에는 절대 공급량이 현재보다 훨씬 늘어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이 배터리 업체들이 ‘갑의 위치’를 유지하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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