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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혁 주미대사, 대놓고 “미·중 사이 선택할 수 있다”

이수혁. [연합뉴스]

이수혁. [연합뉴스]

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책임을 물어 일본제철의 국내 자산 현금화 절차에 착수했다. 사실상의 데드라인이 설정된 것이라 한·일 관계에 또다시 격랑이 예상되지만, 정부는 “사법 절차에 관여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밝히고 있다.
 

특파원 간담회서 공개 발언 논란
“부적절” “안일한 인식” 지적 나와

징용 배상, 일본자산 현금화 착수
정부 “사법 절차 관여 못해” 입장만

외교부 당국자는 4일 “강제 집행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사법적 절차의 일환”이라면서 “행정부 차원에서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또 “정부는 다양한 합리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데 열린 입장”이라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앞서 대구지법 포항지원은 지난 1일 일본제철이 소유한 국내 자산인 피앤알(PNR) 주식 8만1075주(4억537만5000원 상당)를 압류한다는 내용을 일본제철 측에 공시송달했다. 상대방이 서류를 받지 않고 재판에 불응할 경우 공시송달을 하는데, 법원이 게시판이나 관보에 게재한 뒤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간주한다. 법원 결정에 따라 이번 사건에선 8월 4일부로 일본제철이 서류를 받은 것으로 간주한다.
 
지난달 서울 용산역 에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을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 [뉴스1]

지난달 서울 용산역 에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앞을 시민들이 지나치고 있다. [뉴스1]

일본 정부는 그동안 현금화를 넘어선 안 될 ‘레드 라인’처럼 언급해 왔다. 실제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4일 정례 브리핑에서 현금화에 대해 “모든 선택지를 시야에 넣고 계속 의연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최근 “현금화가 이뤄질 경우 일본 정부는 한국 측의 자산 압류, 수입 관세 인상 등을 비롯해 두 자릿수에 달하는 대응 조치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원칙적으로 법원이 정한 기한인 8월 4일 이후에는 언제든 현금화 절차가 시작될 수 있다. 양국 정부는 길지 않은 시간을 남겨놓고 충돌과 극적 화해의 갈림길에 선 셈이다.
 
하지만 정부 일각에서는 일본이 보복해도 크게 개의치 않겠다는 분위기마저 있다. 또 다른 외교부 당국자는 일본의 보복 조치에 대한 정부 대응을 묻자 “지난해 6월 정부는 나름의 방안(한·일 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 조성된 기금으로 배상)을 제시했다”며 “한·일이 만날 때마다 해법을 찾고 있지만, 진전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정부가 국내적으로 피해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외교 소식통은 “한국 정부가 상황을 다소 낙관적으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느껴진다”며 “국제 정치는 반드시 시나리오대로 가지 않기 때문에 플랜B(차선책)를 갖고 있어야 하는데 정부가 (일본의 보복 조치에) 어디까지 대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파고가 예상되는 것은 대일 외교뿐만이 아니다. 홍콩보안법 등으로 미국과 중국이 충돌하며 편 가르기식 세 규합 시도가 우려된다.
 
‘일본제철 상대 강제징용 소송’ 관련 일지

‘일본제철 상대 강제징용 소송’ 관련 일지

이와 관련, 이수혁 주미대사는 3일(현지시간) “이제는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게 아니라 스스로 선택할 능력을 갖춘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화상으로 열린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우리 스스로 양자택일 상황에 빠질 것이라는 자기 예언적 프레임에 우리 사고와 행동을 가둘 필요는 없다”며 이처럼 말했다.
 
이는 환경적 요인에 구속받지 말고 능동적 외교를 해야 한다는 취지로 읽히지만, 너무 안일한 인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선택에 따른 어떤 후폭풍도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뜻을 내포하기 때문이다. 이게 사실이라 해도 주미대사가 공개적으로 이런 입장을 밝히는 게 적절한지에 대한 문제도 남아 있다.
 
당장 미국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여국을 확대해 중국 문제를 다루겠다며 한국을 초청, 사실상 반중 노선 동참을 요구했다. 이 대사는 이를 “새로운 세계 질서 형성에 참여할 수 있는 초대장”이라고 표현했지만, 중국은 “중국을 겨냥한 왕따 행위는 관련국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즉각 반발했다.
 
도쿄·워싱턴=서승욱·박현영 특파원, 서울=이유정·김다영 기자 uu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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