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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엄포대로···'뉴욕증시 中주식' 상폐땐 휴지 될까

미중 갈등이 격해지는 요즘, ‘중국 기업이 미국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할지도 모른다’는 흉흉한 얘기가 돕니다. 지난달 20일, 미국 상원이 '외국기업책임법(Holding Foreign Companies Accountable Act)'을 통과시켰는데, 당국의 회계 감사를 통과하지 못한 외국기업을 상장폐지까지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입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말고도 상장할 데 많다’는 반응입니다. 실제로 많은 중국 기업이 홍콩으로 2차 상장을 본격화하거나 준비 중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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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메이’는 옛말?

=현재 미국 증시에 상장한 중국 기업은 200여 곳이다. 미국 시가총액의 3.3% 정도를 차지한다. 비중으로는 적어 보이지만 금액으로는 1조 달러(우리 돈 약 1225조)로 한국 코스피 시총 규모와 비슷하다.
 
=10년 전만 해도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알리바바, 바이두, 씨트립 등 거대 중국 기업이 해외투자자의 돈을 끌어오기 위해 미국 진출에 나서기 시작했다. ‘푸메이(赴美·미국으로 간다)’란 말이 생겨날 정도였다. 미국은 상장에 걸리는 시간이 짧고, 규제가 덜하기 때문에 매력적이었다.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골드만삭스 조사를 인용해 중국기업들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3%까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WSJ 홈페이지 캡쳐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저널은 골드만삭스 조사를 인용해 중국기업들이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해 3.3%까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WSJ 홈페이지 캡쳐

#미국은 진심일까?

=지난 19일 ‘중국의 스타벅스’라 불리는 루이싱커피가 나스닥으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미국 내 중국 기업의 상장 폐지가 줄을 이을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하지만 루이싱커피는 회계 부정이 드러나 양국의 조사를 받게 된 경우다. 물론 이 사건을 계기로 나스닥은 외국기업의 기업공개(IPO) 기준을 더 까다롭게 할 방침을 세웠다. 다른 중국 기업에도 영향을 준다.
 
=하지만 미국이 정말로 중국기업이 못 견딜 만큼 심한 규제를 해 떠나게 할까? 윤여준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미주팀장은 “엄포를 놓고 있지만 과연 그럴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라며 “그렇게 하면 가장 피해 보는 집단은 미국 투자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중국 기업을 조준해 도끼를 빼 들었더라도, 결과적으론 자국 기업과 자국민들이 큰 피해를 봐 제 발등 찍는 격이 될 수도 있다.
 

#상장폐지, 당하는 게 아니라 할 수도 있다? 

=미국 시장에서 중국 기업의 주식을 산 투자자라면 ‘내 주식이 휴짓조각이 될까’ 걱정할 수 있다. 일단 루이싱커피처럼 퇴출 위험이 높은 회사가 아니라면 휴지될 우려는 없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홍콩 2차 상장에 나선 기업들은 우선 홍콩에서 자리 잡은 뒤에 미국 시장을 떠날지를 결정하는 순서를 밟을 가능성이 높다. ‘자진 상장폐지’다. 루이싱커피가 절에서 내쫓긴 중이라면, 자진 상장폐지는 절이 싫어서 중이 떠나는 거다.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의 리옌홍 회장은 중국 언론을 통해 "좋은 회사라면 상장 장소로 택할 수 있는 곳이 많고, 절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는 홍콩 2차 상장을 포함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셔터스톡

'중국의 구글'로 불리는 바이두의 리옌홍 회장은 중국 언론을 통해 "좋은 회사라면 상장 장소로 택할 수 있는 곳이 많고, 절대 미국에 국한되지 않는다. 내부적으로는 홍콩 2차 상장을 포함한 가능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셔터스톡

#상폐=휴지 공식은 아냐

=상장폐지가 주가 폭락으로 이어지는 이유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상장 폐지의 원인이 대개 기업의 부실에 있기 때문이고(상폐를 당해 회사가 엉망이 되는 게 아니라, 회사가 엉망이라 상폐를 당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더는 주식을 팔 곳이 없어지기 때문이다(장외 거래는 논외로 한다).
  
=하지만 자진 상장폐지 땐 대개 소액주주를 보호하기 위해 대주주가 일정한 가격에 매수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김경원 경기대 무역학과 교수는 “부실기업이 상폐되는 경우엔 주주도 함께 책임을 지겠지만, 스스로 상폐를 결정하는 경우엔 주주에게 금전적 손실이 가지 않도록 장치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휴지 걱정 접어두되 미중 싸움 지켜보자

=2차 상장, 자진 상장폐지 등 큰 이슈를 타고 주가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시기만 잘 잡으면 오히려 이익을 볼 수도 있는 셈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회사의 본질은 그대로인데 거래할 시장만 바뀌는 것”이라며 “이런 이슈로 주가가 하락한다면 저가로 추가 매수할 기회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갈등 국면에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이번 루이싱커피 회계부정 이슈 불거지며 (미국시장에서 거래되는 중국 주식에 대해) 신뢰가 떨어진 측면이 있다”며 “미국 대선까지 갈등 관계가 계속되는 등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큰 수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문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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